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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 담그기가 무섭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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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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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랴!’란 속담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지만 진짜로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는 게 현실 속에서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배를 곪고 있는 상황에서 저 멀리에 먹을 것이 있음에도 다가가면 누군가 가져갈 것이라든가 아니면 상해서 못 먹는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움직여보지도 않고 게으른 상태로 주린 배를 움켜쥐고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우리 주변에는 누가 봐도 이건 아니라는 판단이 될 수 있는 것들이 수없이 널려있습니다. 하지만 귀차니즘에 빠져서인지 바로 세우려는 시도조차 없이 그저 바라만 보다가 삥 돌아서 가버립니다.

이런 경우 내가 먼저 나설 경우 다른 사람들이 삐딱하게 생각하면 어떡할 것인지에 대해 걱정 아닌 걱정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바꾸려할 때 그저 묻어가면 되는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구태여 선구자로서 앞장서서 가다가 잘 되면 중간이 되고 잘못되면 욕만 먹게 되는 사회적 구조가 돼버린 탓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시도조차 해보지도 못하고 포기하거나 다른 누군가가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업 경영에 있어 원가 50원짜리 제품을 100원에 팔아야 20원이 남을 수 있습니다. 급여와 관리비를 모두 주고 남은 20원의 이익으로 사장이라는 대접을 받아가며 영업도 하고 폼도 재보는 것이 현대사회의 구조입니다. 하지만 수요자의 구미에 맞춰 경쟁적으로 영업을 하다보면 동종업체의 눈치를 보면서 손해는 보지 말아야겠다는 판단으로 90원으로 가격을 낮춥니다. 재투자도 해야 하고 급여도 인상해야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110원에는 팔아야함에도 불구하고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장을 유지하고자 노력합니다. 그래서 분명 전보다는 10원의 이익만 줄어든 것은 확실한데 어쩐 일인지 나머지 10원은 온데간데없고 손에 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됩니다.

동종 경쟁업체에 시장을 빼앗길 것이 무서우니 협상이나 제 가격을 받겠다는 시도도 하지 못하고 더불어 망하는 지름길을 택한 탓에 맛있는 장을 못 담갔기 때문입니다. 나만 잘 살아보겠다는 욕심이 앞선 탓입니다. 제대로 담은 장에는 구더기가 끓지 않는 것이 정석입니다.

사안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먼저 무릎을 꿇거나 군중심리로 따라가는 것이 참 편하긴 한 것 같습니다. 굳이 나설 필요도 없기 때문에 책임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대신에 동참하고 있다는 뿌듯함은 생기기 마련입니다. 누군가가 옳은 길로 가려거든 따라만 가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옳은 길로 가는 사람을 따라 가는 것만 해도 칭찬을 받을 만합니다.

그래서 구더기 무섭다고 장 담그기가 어려우면 제대로 장 담그는 사람을 뒤쫓아 가려는 노력만이라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와 반대로 무모한 도전심리로 먼저 나서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싸우고 빼앗으려는 고민만 하지 말고 남들 올릴 때 같이 올리고 실속을 챙기는 것이 왜 그리 어려운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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