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대책’ 발표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정부는 높은 가격 변동으로 수익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사업의 경제성을 제고하기 위해 전력판매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격을 합산한 가격으로 전력을 구매하는 장기 고정가격 계약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수익이 불안정했던 신재생에너지 업계의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이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주형환)는 지난 11월 30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LS산전, 한화에너지, 포스코에너지, 삼성SDI, SK E&S, 현대차, OCI, 신성솔라, 유니슨, 한국전력 등 업계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에너지신산업 융합 얼라이언스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산업부는 ▲신재생 구매제도 개선 등을 통한 신재생사업 경제성 제고 ▲주민참여와 규제완화를 통한 입지난 해소 ▲신재생 계통접속 인프라 확충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고정가격 계약제 도입…20년 내외 장기계약 의무화

먼저 산업부는 신재생 사업의 경제성 제고를 위해 전력판매가격(SMP)과 신재생공급인증서(REC)를 합산한 장기고정가격 계약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신재생사업자의 수입원인 SMP와 REC 가격의 변동성으로 인해 수익이 불안정하고 금융기관들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자금지원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발전공기업들이 태양광과 풍력에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할 때 원칙적으로 ‘SMP+REC’ 합산한 고정가격으로 20년 내외 장기계약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 REC 입찰제도인 판매사업자선정제도를 ‘SMP+REC 고정가 입찰제도’로 확대·개편하고 입찰자격도 현행 3㎿ 이하에서 모든 사업자로 확대함으로써 태양광 거래시장에 경쟁요소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에 도입되는 제도는 장기고정가격은 보장하지만 계약가격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점에서 발전차액제도(FIT)와 차이가 있으며 이를 통해 신재생사업자의 수익안정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신재생 보급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향후 신재생사업에 대한 가격 리스크가 없어져 개인이나 금융기관의 신재생 사업에 대한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PF 애로로 지연 중인 800㎿, 3조원 규모의 신재생 프로젝트와 검토단계에 있는 다수의 사업이 신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발전공기업들은 향후 SMP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신재생 구입비용이 늘어나지 않아 신재생 보급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산업부는 향후 업계 의견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관련 고시를 개정하고 2017년 1분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주택·학교 태양광 인센티브 강화

주택·학교에 설치된 태양광시설의 인센티브도 강화된다. 산업부는 주택 누진제 개편으로 인해 주택에 설치되는 자가용 태양광의 경우 경제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지만 보조금 지원비율을 최대 25~50%로 2배 상향하기로 했다.

특히 아파트 베란다 등에 설치하는 미니태양광도 기존 지방보조금 50% 지원만 받았지만 국비보조금 25%를 추가 지원해 경제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또한 현행 월평균 전기사용량 450㎾h 이하 가구로 제한돼 있는 보조금 지급대상을 모든 가구로 확대하며 학교의 경우 옥상 임대료를 1/10 수준으로 인하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학교 옥상 태양광사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공고의 경우 100㎾ 태양광설비를 설치하고 지불하는 연간 옥상 임대료가 현재 3,500만원인데, 이 같은 제도를 통해 400만원까지 내려가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주택은 현재 24만호에서 2020년 70만호까지 태양광 보급을 확대하고 학교도 현재 1,000개교에서 2020년 3,400개교까지 태양광설비 보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주민참여·규제완화 통한 입지난 해소

또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주민참여와 규제완화 투-트랙으로 신재생에너지 입지난을 해소할 방침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최근 신재생설비 증가에 따라 개발반대 민원 또한 증가하면서 지자체들이 인허가 조건으로 사업자에게 민원해결을 요구하거나 도로나 민가로부터 수백m~1㎞ 이내에는 태양광 설치를 제한하는 등 과도한 개발행위 규제를 도입해 입지난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생태자연도 1등급지나 산지능선부의 풍력발전 입지제한, 농업진흥구역 내 시설물에 대한 태양광 설치 제한 등 각종 규제로 신재생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지역주민이 주주로 참여한 신재생사업에 다양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신재생 사업과 주민들이 상생 공존하는 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일정규모 이상의 태양광, 풍력발전사업에 발전소 주변 주민이 지분 참여시 REC 가중치를 최대 20%까지 추가 부여해 수익성을 높이고 주민참여사업의 경우 태양광 입찰 선정시 우대, 장기저리의 정책자금 우선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대상설비는 1㎿ 이상 태양광 및 3㎿ 이상 풍력사업으로 발전소 주변 읍·면·동 주민(조합 또는 5인 이상)이 지분의 일정비율 이상 참여하는 경우 주민참여조건을 충족하는 사업에 대해 가중치를 최대 20%까지 추가 부여한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전문기관 검토를 거쳐 구체적인 가중치를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아울러 농촌지역에 대해서는 지역농협과 협업해 농민참여형 태양광사업을 적극 지원해나갈 계획이다. 농민이 조합을 구성해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면 에너지공단과 지역농협이 협력해 사업계획 수립에서부터 시공사 선정, 전력판매 지원 등 전과정에 걸쳐 밀착 지원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민원으로 지연 중인 11개 프로젝트, 900㎿ 규모의 사업이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지자체의 획일적이고 과도한 개발행위 제한 지침과 관련해서는 꾸준한 소통으로 합리적인 개선책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최근 국토부·산업부의 개선 요청으로 개발행위허가 지침을 개정 중인 35개 지자체 중 7개 지자체와 지침을 개선하고 있으며 육상풍력 환경성 평가지침과 관련해 협의 대상인 환경부와 공동으로 전문가 테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산업부는 지자체 및 관계부처 협의가 잘 이뤄질 경우 각종 규제로 지연 중인 10개 프로젝트, 720㎿ 규모의 사업이 본격 착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재생 설비의 전력망 접속 애로 해소

이밖에도 신재생 설비의 전력망 접속 애로해소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지난 10월 1㎿ 이하 소규모 신재생 사업자들에게 무제한으로 계통접속을 허용한 것과 별도로 최대 17개월까지 접속기간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해 접속 소요기간을 6개월 가량 단축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공사의 계통투자 확대를 통해 현재 접속대기 중인 1㎿ 이상 신재생 사업자도 2018년까지 계통접속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계통접속 용량부족으로 접속대기 중인 801건, 521㎿의 설비가 즉시 착수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민간의 신재생 투자가 활성화되면 1차에너지 대비 비중이 2015년 4.5%에서 2025년 11%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주요 신재생인 태양광과 풍력 설비용량 비중도 2015년 32.5%에서 2025년 72%로 확대돼 선진국 수준의 신재생믹스 달성이 전망되며 각종 규제, 민원, PF 지연, 접속용량 부족으로 지연 중인 828건, 3GW(9조1,000억원) 규모의 신재생 프로젝트 투자가 본격 추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에너지신산업, 제도개선 통한 전반적 지표 향상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에너지신산업 성과와 과제를 점검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에너지신산업 진입 촉진과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의 결과로 금년도 투자, 보급, 수출 등 전반적 지표가 향상될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부는 지난 10월까지 전기차 구매보조금 상향 조정,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시 지원 확대 등 24건의 제도개선으로 관련 투자, 보급, 수출 지표가 전반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연말까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 확대, 전기차 전용번호판 도입 등 21건의 관련 지원정책 도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또한 산업부는 올해 말까지 한전·발전공기업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 에너지신산업에 7조원 이상의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기차는 올해 8,000대 이상 구매계약이 체결됐고 누적기준으로 올해 말까지 보급 1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며 ESS도 설치용량이 전년

대비 45% 이상 늘어남은 물론 신재생에너지 45억달러, ESS에서 4억달러 등 에너지신산업 수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ESS 등 신산업 핵심분야에 대한 규제개선, 인센티브, 수출산업화 지원 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