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광물公,

투자비 7,769억원 절감, 유동성 5,699억원 확충

지난해 6월 정부는 에너지 공공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발표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민간이 주도하고 그동안 자원개발을 주도하던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가스공사는 민간기업을 지원한다는 게 주요 골자이다. 인력과 조직 슬림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조정 방안’ 발표 후 6개월이 지난 지금 자원개발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구랍 13일 ‘제2차 해외자원개발 구조조정 이행점검위원회’를 열고 자원개발 공기업 3사의 구조조정 이행실적을 점검·논의했다.

이날 위원회는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구조조정 실적을 점검한 결과 당초 자구계획(2016년 3월) 및 정부대책(2016년 6월)에 따라 차질 없이 이행한 것으로 평가했다.

우선 석유공사와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6개월간 탐사중단, 투자 이연 등을 통해 총 7,769억원(연말 추정치)의 투자비를 절감했다. 또한 부족한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해 자산 매각,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총 5,699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특히 석유공사는 미국 이글포드 광구를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성공해 4,526억원을 마련했다. 이는 공사가 보유한 미국 이글포드 셰일가스 생산광구에 대한 우선상환주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마련됐으며 당초 계획인 3,000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또한 석유공사는 캐나다 하베스트 광구 일부 자산을 매각해 685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비축했다. 이번 투자와 일부 자산 매각을 통해 지난해 453%까지 치솟은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약 72% 가량 줄었다.

광물자원공사는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는 페루 마르코나 동 광산 지분(15%)을 조기 매각하는 등 508억원의 자산을 매각했다.

이와 함께 양사는 조직축소와 인력감축을 실시하고 보유자산의 가치제고를 위한 다양한 체질 개선 작업들도 이행했다. 실제로 석유공사는 본부 2개, 5개 처, 5개 해외사무소를 폐지했으며 광물자원공사 역시 1개 처, 10개 팀, 6개 해외사무소를 없앴다. 정원도 석유공사 154명, 광물자원공사 58명씩 각각 축소됐다. 석유공사는 본부를 4개까지 축소하고 부서를 23% 감축, 2020년까지 인력도 30% 줄일 계획이며 광물자원공사 역시 2020년까지 인력 118명을 줄이고 신규채용을 중단할 계획이다. 아울러 연봉과 수당도 삭감됐다. 석유공사는 연봉 10%을 반납하고 해외수당 30%를 감축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임금 10~30% 차등 반납했고 87억원의 투자비용을 절감했다. 석유공사의 경우 현재 울산 본사 사옥매각을 추진 중에 있으며 사옥이 계획대로 팔리면 약 2,0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추가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양사의 부채감축, 체질개선 노력을 통해 경영지표도 나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16년 말 기준으로 석유공사와 광물공사의 영업손실은 전년도에 비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2015년도 석유공사는 4,4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손실액이 3,692억원으로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광물자원공사의 영업손익 역시 전년도 –1조1,573억원에서 2016년도 –2,62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상대적으로 경영 상황이 양호한 가스공사도 투자비 절감, 자산 매각, 투자유치 등 구조조정 노력을 진행 중에 있다.

구조조정 이행위원회는 “올해 자원가격이 작년보다 더 낮아져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경영상황이 일순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간의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공기업들의 일부 경영지표 등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어 구조조정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先구조조정-後정부지원

올해 자원개발 공기업 구조조정 가속화

구조조정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경영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산을 파는 과정에서 자칫 헐값매각 논란에 휩싸이거나 핵심자산을 매각하는 잘못을 범할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하베스트를 청산하려면 정부가 되레 약 1조1,300억원의 웃돈을 얹어줘야 할 상황에 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잘못을 범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자원 3사의 구조조정 이행을 철저히 점검·관리하는 한편 先구조조정-後정부지원 원칙하에 출자 지원을 병행해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올해 석유공사에 223억원, 광물자원공사에 300억원을 출자 지원할 계획이며 자원개발 공기업들의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할 계획이다.

먼저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비 절감, 자산 매각 등의 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하고 핵심자산 가치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또한 민간 지원 강화를 위해 전담조직 신설 등 조직개편을 실시하고 민간 기업 대상 수요 조사를 통해 공동 기술개발, 사업 과제 발굴 등 민간 지원을 본격화할 계획이

다. 아울러 주요 해외사업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자회사 경영진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고 자회사의 계약관행도 개선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참석한 산업부 우태희 제2차관은 “최근 OPEC 감산 합의 등으로 유가 상승 움직임이 일부 있지만 자원 3社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