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밸리 조성 가속도

광주광역시가 지난해부터 2021년까지 6년간 추진중인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 조성사업’의 총사업비가 최종 결정돼 핵심 사업인 자동차산업밸리 조성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1월 3일 그동안 정부와 국비지원율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 결과 부처가 강조하는 사업지침은 수용하되 지원 범위를 넓히는 전략으로 국비를 추가로 지원받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당초 정부가 2개 항목에 대해서만 지원하겠다는 것을 5개 항목으로 세분화해 지원받는 전략을 펼쳐 정부 방침인 국비 983억원(32%)에서 1,431억원(47%)으로 448억원을 증액시켰다. 이는 일반 국비사업 2개에 해당하는 국비가 추가 확보된 셈이다.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 조성사업’은 그동안 예타 통과 전까지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사업’으로 추진돼 오다가 최근 국가사업 확정과 함께 사업 목적에 맞게 명칭이 변경된 바 있다.

친환경자동차산업 육성 본격 추진

광주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미래형 친환경자동차 생산 기반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차 부품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직후부터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와 기업간담회를 개최하며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필요로 한 것들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 특히 현재 산업연구원을 통해 세부실행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어 사업 추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해 확보된 국비 30억원이 연말에 배정됨에 따라 올 초부터 기업 공용장비 구축에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는 국비 130억원과 시비 50억원 등 총 180억원이 확보됐으며 기업지원 시설인 기술지원센터와 비즈니스센터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지역 부품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공용장비 구축과 기술개발 사업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산업기반 마련 및 기업 육성 본격 착수

이와 함께 시는 오는 3월 서울모터쇼를 시작으로 7월에는 국제그린카전시회 개최를 통해 친환경자동차산업 육성에 대한 대내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중국 칭화대와 매년 개최하는 광주-칭화 자동차 포럼과 디자인비엔날레를 연계해 친환경자동차 도시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대외인지도와 도시브랜드 가치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아울러 자동차 전용산단으로 조성 중인 빛그린국가산단은 역할과 기능을 원활히 하기 위해 함평군과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과 협의회를 구성해 토지이용계획을 포함한 개발계획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친환경자동차부품 기술개발은 ▲SUV 및 플러그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차량 경량화 및 생산기술 ▲전동화 및 융합전장기술 ▲특수목적용 고부가가치 부품 등 4대 특화분야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인프라 구축은 지역에 기 구축된 각종 연구 및 생산 지원장비를 보완하고 기업 수요에 입각해 반드시 필요한 장비 위주로 구축할 계획이며 지역 기업들의 신 비즈니스모델 창출에 필요한 공간 확보를 위한 지원센터 구축에 나선다.

해외 완성차업체와의 협력도 강화해 나간다. 지난해 중국 조이롱코리아가 법인설립을 마치고 중국 현지 전기자동차 생산 모델인 ‘E6’ 1대를 국내로 들여와 인증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시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께 사업 완료를 내다보고 있다. 윤장현 시장 역시 지난해 직접 인도를 방문해 마힌드라 그룹 회장과 면담을 하는 등 완성차 공장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 생산라인 해외 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가전업체를 대상으로 자동차 전장부품기업의 업종 전환을 유도하고 역량 있는 전장기업 유치와 함께 외부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역량 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 포드자동차 차기 SUV차량 부품 생산용 금형수주에 성공해 미국시장 수출에 나선 지역 금형기업 등 지역 뿌리산업 지원과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 산업 육성을 통해 자동차산업의 전후방산업 발전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밖에도 그린카진흥원과 광주테크노파크 차세대 자동차 전장센터 등 이원화된 자동차산업 지원조직을 통합하는 등 시스템 정비를 통해 사업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내용들의 추진을 위한 세부 실행계획 수립 용역이 산업연구원을 통해 진행하고 있으며 시민공청회, 기업간담회, 전문가 토론회를 거쳐 다양한 의견들을 반영할 계획이다.

사업 추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광주시는 이번 친환경자동차 부품클러스터 조성사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1조5,000억원의 생산유발, 4,600억원의 부가가치, 1만1,000여명의 고용창출이 발생되고 광주지역은 생산 7,900억원, 부가가치 2,300억원, 고용창출 7,000여 명의 유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사업을 통해 국가 노동개혁과 연계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실행과 함께 기업이 필요로 하는 각종 지원시설 구축과 기술개발사업이 활발히 추진돼 향후 자동차부품기업 유치에도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미래형 자동차로 주목받는 전기차의 생산기반이 조성되면 관련 업종의 유치를 위한 교두보가 마련되는 것”이며 “지역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친환경자동차산업 육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완성차 공장 유치·열악 인프라 등

사업 성공위한 과제 산적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먼저 완성차 공장 유치 문제는 큰 숙제가 아닐 수 없다. 현재 광주의 자동차 생산 능력이 연간 62만대로 40만대 수준의 친환경차 중심 완성차 공장 유치가 시급하지만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277만대)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생산량(291만대)에 추월당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법인 등기를 마친 중국 조이롱자동차가 연간 1만2,000대, 2020년까지 10만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실성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는다.

지역 내 열악한 인프라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광주시는 2011년 전기차 선도 도시로 선정됐음에도 보급은 2013년에 시작됐고 그나마도 보급된 전기차는 237대로 17개 시·도 중 9번째다. 제주(3,117대)에 비하면 13분의 1 수준이다. 올해 계획량 50대는 전국 계획량의 3.1%에 불과하다. 수소연료전지차도 보급된 24대 중 민간은 고작 4대이다.

수소차는 광주가 전진기지로 인식돼 왔지만 충남의 수소차부품 실용화사업이 지난해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국비 708억원을 확보했고 국내 최대 자동차도시인 울산 역시 연료전지 개발과 실증화에 올인 하고 있어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당초 정부 지원금보다 440억원 늘어난 1,431억원의 국비를 확보하게 됐지만 시비는 예타 통과 당시 851억원에서 1,405억원으로 대폭 늘어난 것도 시로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관련 광주시 손경종 자동차산업과장은 “광주의 미래를 책임 질 신산업으로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가 본격 조성된다는 사실 자체가 큰 성과”라며 “지역 내 우려가 다소 있지만 국비 등 총 사업비 확보로 이제 막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지역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