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에 2023년부터 단계적 적용

정부가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철강산업 전반의 고부가가치화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 1월 25일 정부는 25일 경제부총리 주재로 제9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업종별 경쟁력 강화방안 2017년 액션플랜’을 논의했다.

액션플랜에 따르면 정부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해 고기능 소재 개발, 스마트제철소 보급 확산, 온실가스 저감공법 개발 및 철강자원 재활용 산업 육성을 통한 친환경 공정 도입 등 철강산업 고부가가치화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철강산업의 친환경 공정 도입을 위해 수소환원제철공법 기술개발을 올 2분기부터 착수해 2023년까지 민관 총 1,500억원을 투자해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를 주축으로 1분기 내에 수소환원제철공법 전문가포럼을 개최하고 2분기 내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에 착수해 11월까지 수소환원제철공법 기획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기술개발이 완료되면 2023년부터 고로가 있는 포스코와 당진 현대제철에 오는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시켜 나갈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철강설비가 평준화 돼 있어 철강제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설비 운영 효율화가 더욱 중요하다”며 “올해부터 차세대 친환경 제철공법인 수소환원제철공법 기술개발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소환원제철공법이 적용되면 온실가스를 15% 이상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제철소에서 부생가스로 수소가 나오고 있지만 수소환원제철공법이 본격 적용 되면 제철에 쓰이는 수소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수소를 조달하기 위해 수소의 생산방법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 앞선 일본은 2040년 상용화 예상

한국, 2023년 상용화 ‘의문부호’

수소환원제철공법은 기존 제철공법에 사용되는 석탄 대신 환원제로 수소(H2)를 사용해 이산화탄소(CO2)가 발생하지 않고 물(H2O)이 발생하는 친환경 제철공법이다.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발생하지 않아 향후 미래 기술로 인식돼 온 이 공법은 그동안 관련 기술의 미비와 제철에 사용될 많은 양의 수소 조달의 어려움으로 아직까지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야심차게 기술개발에 착수해 고로가 있는 포스코와 당진 현대제철에 오는 2023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시킬 계획이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석탄 사용 제철공법 체제에 맞춰진 국내 제철소 고로를 바꾸지 않고 수소환원제철공법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보고 있다. 만약 호환이 되지 않고 고로를 뜯어내거나 개조하게 될 경우 엄청난 비용 부담은 물론 설비개선에 따른 기간 연장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보다 훨씬 앞서 수소환원제철공법을 연구개발 해 온 미국이나 유럽, 일본도 시험단계를 거쳐 오는 2040년께부터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혀 정부의 2023년 적용 여부에 의문을 더하고 있다. 특히 과잉 생산과 불황의 위기에 몰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제철업계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7~8년 후부터 당장 시행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더욱이 신기술이 검증되지 않은 단계에서 시스템 운영의 시행착오와 설계적 결함에 대한 철저한 검토 및 개선 없이 단기간에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발생할 안전사고와 적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이미 석탄 공법을 적용시키고 있는 만큼 안전성과 환경적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와 환경단체 등이 우려하는 대기오염물질 감축을 위한 최적의 기술을 적용시켜 온실가스 감축을 극대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설비 도입을 위한 정부의 정책 취지는 충분히 이해 하지만 신기술 설비 도입에 뒤따르는 업계의 부담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한다면 이는 또 다른 규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과거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예산지원이 예비타당성(2011년 ‘CO2 free 차세대 제철 기술’) 검토까지 완료됐지만 국회 심의에서 대기업에 수혜가 집중된다는 이유로 무산된 적이 있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9월 말 철강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하면서 포스코, 현대제철과 같은 고로업체의 설비 경쟁력 제고와 글로벌 친환경 방침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을 민관 공동으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포스코도 수년 전부터 내부적으로 이 공법을 연구해 왔다. 이를 위해 원자력 등을 이용해 더 싼 가격에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