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보와 매각측간 5,000억원 가량 차이 나

지난 2월 2일 한국계 MBK파트너스, 미국계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홍콩계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 3곳이 참여해 본입찰을 마쳤음에도 대성산업가스(주)의 매각 방향은 여전히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3개 인수후보자가 본입찰에서 투찰한 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대성산업가스의 매각주체인 골드만삭스측은 최고가입찰방식에서 경매호가 입찰방식(프로그레시브 딜)으로 전환해 막판까지 가격경쟁을 유도해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들 인수후보자들의 투찰가는 부채를 고려한 상태에서 1조5,0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으나 매각측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대를 기대하는 입장이어서 향후 가격경쟁이 어느 선까지 접근할 수 있을는지 알 수가 없는 입장이다. 현재 매각측과 인수후보업체간의 가격차이는 약 5,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후보측 입장은 “대성산업가스가 부채비율이 464%에 이르며 총차입금도 7,000억원에 가까워 순수재산가액은 1조원을 밑도는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부채 등을 고려할 경우 1조5,000억원 수준이 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골드막삭스는 매각발표 초기에 WSJ을 통해 최대매각 예상금액을 20억달러로 발표한 상황에서 10개업체가 참여했던 초기인수전에서 1조원 전후로 가격을 제시했던 SK와 효성을 잠정적으로 배제한 바 있다. 이후 적격인수후보로 참여했던 에어프로덕트와 린데 등은 내부사정과 가격부담 등으로 인수전에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등 매각금액이 다소 높게 책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분위기다.

대성산업가스의 매각후 자금운용이 절실한 대성합동지주와 대성산업은 매각금액이 1조5,000억원에 매각될 경우 곧이어 돌아오는 차입금과 회사채 등을 갚고 나면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실제로 거의 없을 수 있다. 따라서 매각주체 아니 대성합동지주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매각금액을 높여야 하는 것이 절실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다.

이와 반면 지분 100%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지분 68%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골드만삭스는 대성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32%를 오히려 헐값으로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골드만삭스와 대성합동지주간에 체결했던 콜옵션 계약기준인 EBITDA × 11배로 산정했을 때 계열 및 관계사를 모두 포함할 경우 대성산업가스의 가치는 실제로 1조5,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회사채 및 차입금의 반환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되는 대성산업이 대성산업가스의 지분 100% 매각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칼자루를 쥐고 있는 골드만삭스에 나머지 보유지분를 매각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높은 매각가를 고집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예측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사실 대성산업가스는 산업용가스 부문에서는 국내 1위로 대규모 수요처인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GS칼텍스 등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지금까지 매출과 수익률을 분석해 볼 때 안정적인 현금 수익과 유동성이 높다. 프렉스에어코리아,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린데코리아 등 동종업체들도 마찬가지지만 경기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타면서 매출, 영업이익 등에 대한 성장곡선은 매년 10% 내외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수요처의 사업계획에 따라 성장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사업인 탓에 향후 성장에 대한 제한성은 있지만 산업용가스와 특수가스가 산업의 기초소재로서 모든 제조산업을 망라해 수요감소에 대한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안정성은 확보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결과치에도 불구하고 매각이 불발할 경우 올해 3월 이후에는 골드만삭스가 대성산업가스의 지분 100%를 보유할 가능성이 예상되며 이후 골드만삭스는 파이낸션그룹으로서 적극적인 경영보다는 영업이익률 상향을 위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킨 후 다소 시간을 두고 재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