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이치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생각하는 기준과 관점이 점점 다르게 변하는 듯합니다. 가령 올바른 삶이란 것이 과거에는 청렴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사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주어진 그 어떤 조건과는 상관없이 최종 결과가 잘됐다면 중간에 있었던 추잡한 과정은 생략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도 바뀌게 마련인가 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개천에서 용이 나듯이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대외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사람이 됐거나 성실하게 일을 하며 어려움을 딛고 경제적으로 부유하게 됐다면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써야 한다.’는 말과는 달리 개처럼 벌어서 개처럼 써도 꾸준히 경제적인 상황이 뒷받침될 수 있다면 개가 되더라도 상관없다는 말이 현실적인 표현인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도덕적 기준에서 “저렇게 살면 안 돼!” 또는 “세상에 저런 게 다 있나?”며 무시하고 천대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돈만 많이 벌고 개 같더라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게 현실 세계의 기준이 됐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상도의와 시장 질서를 지키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과정 속에서 동종업계로부터 착하다며 칭찬만 받고 살았다면 성장과 발전은 무척이나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상도의를 무시하고 시장 질서를 파괴해 가며 온갖 욕을 먹더라도 공격적이고 무모하게 덤벼들며 자신의 욕심을 맘껏 챙기는 것 자체를 잘못된 삶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길 수 없다면 피해가는 것처럼 미친개한테 물리기 싫어 먹을 것 하나라도 더 던져주게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뒤로는 아무리 천박한 욕을 듣더라도 앞으로는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는 기회만 더 주어지는 셈입니다.

정도(正道)를 지키며 살다보면 잘했다는 칭찬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어쭙잖은 칭찬보다는 무질서한 경쟁과 함께하며 욕을 무수히 듣더라도 치졸한 승리를 거두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은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누군가가 필자에게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후자를 선택할 것입니다. 어차피 경제적 가치가 우선이 되는 세상에서 먹을 수 있을 만큼보다도 더 많이 벌 수 있다면 칭찬 한마디 듣는 것보다는 그냥 내 가족만이라도 떵떵거리며 사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무리 욕먹을 사람이라도 앞에다 세운 상태에서 대놓고 욕을 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칭찬은 앞에서 하더라도 욕은 뒤에서 하게 마련입니다.

법적인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통상적으로는 추잡한 행위로 치부될지언정 출혈이나 과당경쟁을 통해 남의 것을 뺏을 수만 있다면 그것을 뺏어서 나만 잘 먹고 잘 살면 되는 것입니다.

결코 짧지만은 않았던 인생을 살아본 결과로 판단해 보면 현실속의 세상은 자꾸자꾸 이렇게 변해가고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