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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기억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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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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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합니다. 살아오면서 겪었던 모든 일들을 기억할 수 없기에 잊고 살아야할 것들을 버리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는 생각입니다.

망각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을 더 많이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기쁠 때는 이 세상의 빛을 처음 본 날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프거나 괴로웠을 때의 기억은 아무리 어렸을 때라고 해도 어렴풋하게 또는 잠재의식 속에 남겨져 있을 수 있습니다.

결국 웃고 떠들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을 때보다 마음의 상처가 남을 정도로 싸우고 멍든 시간의 기억들이 더 오래 남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행복한 순간을 쉽게 잊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직간접적으로 받은 모든 자극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단지 그에 대한 정도에 따라 느낄 수 있는 차이는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령 충격이나 기쁨에 대한 깊이, 사용빈도, 중요도, 개인적 성향 등이 기억의 언저리를 맴돌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부딪힐 경우 그에 대한 반응은 두 배 이상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수없이 많은 시간을 지나서 형성된 학습효과는 본능과 연계된 자기방어의 능력을 갖게 됐습니다. 이렇듯 약간의 지능을 가진 생물들의 망각도 자기방어 본능의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다람쥐는 겨울이 오기 전에 도토리를 부지런히 모아 땅에 묻어두지만 그 장소를 모두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로 인해 다람쥐의 겨우내 식량이 되지 못한 도토리는 땅속에서 자라 잎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나무로 성장해 다람쥐의 먹이가 되는 것입니다. 다람쥐가 모아둔 도토리를 잊지 않고 모두 먹어 치운다면 우리는 또다시 도토리를 보기 힘들었을 수도 있었습니다.

기억을 전부 기억하는 것은 모두에게 슬픈 일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인간이 사소한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억하는 시간은 평균 48시간이내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사소한 일까지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프고 괴로운 기억은 앞으로의 즐거운 날을 위해 잊어버리게 되고 힘들고 어려운 기억들은 행복한 날들을 위해 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기쁘고 행복했던 기억들도 미래의 불확실한 날들을 위해 잊어버려야할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겠습니다.

지금 무엇을 기억하고 있는가에 대한 막연한 자문(自問)에 문득 떠오르는 자답(自答)이 궁금해지는 상황에서 맨 처음 기억되는 것이 증오나 반감, 복수, 시기, 질투 등이 아니었으면 합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감으로 미소를 띨 수 있을 정도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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