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카·컨셉트카 등 전세계 신차 한 눈에

수소연료전지차를 비롯해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 자동차 및 전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차세대 자동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2017 서울 모터쇼’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3월 30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4월 9일까지 열흘간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개최된 이번 서울 모터쇼는 ‘미래를 그리다, 현재를 즐긴다(design the future, enjoy the moment)’를 주제로 미국, 독일, 일본 등 총 13개국 200여개 업체(국내 완성차 브랜드 9개, 수입차 브랜드 18개 등 총 27개 완성차 브랜드 및 부품·튜닝·이륜차·서비스 업체)가 참가했다.

이번 모터쇼에서는 월드 프리미어 모델 2종을 비롯해 아시아 프리미어 18종(컨셉트가 4종), 코리아 프리미어 22종(컨셉트카 4종) 등 총 42종(컨셉트카 8종)의 신차와 함께 전체 243종 약 300여대에 달하는 차량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을 즐겁게 했으며 특히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전기차, 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그린카 50종과 11종의 컨셉트카도 공개됐다. 또한 자동차 관련 세미나 및 컨퍼런스 개최는 물론 친환경차 시승행사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친환경 자동차 기술경쟁 본격화

FCEV·PHEV·EV 차량 등 그린카 50종 공개

이번 서울 모터쇼에서는 출품된 총 243종 차량 가운데 약 20%(5대 중 1대)에 해당하는 50종(전기차를 비롯해 하이브리드차, 수소연료전지차 등)이 다양한 친환경 차량으로 출품돼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그린카 경쟁을 펼쳤다. 이는 지난 2015년 행사에 총 40종이 출품된 것보다 10종 늘어난 수치이다. 특히 50종 가운데 14종은 2017 서울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신형 차량이다.

우선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이번 행사에 수소전기차 기술이 집약된 ‘FE 수소전기차 컨셉트’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다. 공개된 FE 수소전기차 컨셉트는 혁신적인 미래 친환경 신기술을 의미하는 ‘Future Eco’의 이니셜을 따서 FE로 이름 붙여졌으며 SUV 바디 기반으로 디자인은 메탈릭 블루칼라 등으로 외관이 구성돼 감각적인 느낌을 더했다.

이 차량은 가솔린 차량과 동등 수준의 동력 성능을 확보하고 1회 충전으로 유럽 기준 800㎞, 국내 기준 580㎞ 이상의 항속거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돼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를 대폭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기존 투싼 수소전기차(현지명 ix35 Fuel Cell) 대비 연료전지시스템의 중량 20% 저감, 시스템 운영 효율 10% 증대를 목표로 개발 중인 4세대 연료전지시스템이 적용됐다. 또한 차량 구동을 위한 수소 에너지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깨끗한 물을 실내 습도 조절에 이용해 더욱 쾌적한 차량 환경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적 요소가 차량 기능에 반영됐다.

오는 2018년 2월 출시 예정인 차세대 SUV 기반 수소전기차 모델에는 ‘FE 수소전기차 콘셉트’에 반영한 다양한 신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며 운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운전자와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하고 운전자의 편안한 주행을 돕는 자동화 기반의 지능형 안전 기술, ADAS 기반의 하이테크 사양이 대거 탑재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신형 그랜저(IG) 하이브리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 차량은 기존 배터리 용량이 1.43㎾H에서 약 23% 향상된 1.76㎾H의 고전압 배터리가 장착돼 있다. 특히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력성능 개선을 위해 ‘액티브 에어플랩’도 적용됐으며 하이브리드 전용 휠을 통해 기존 그랜저 하이브리드 대비 약 8% 향상된 16.2㎞/ℓ 고연비(신연비 기준)를 달성한 것도 특징이다.

현대차는 제2전시관에 마련된 ‘아이오닉 존’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일렉트릭’, ‘아이오닉 플러그인’ 등 3가지 라인업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대차와 맞서 이번 행사에 수소차를 공개한 일본 혼다는 ‘클래리티 퓨얼셀(Clarity Fuelcell)’ 모델을 출품해 주목을 받았다. 혼다의 독자적인 첨단 기술을 통해 탄생한 혁신적인 제로 에미션(Zero Emmision) 친환경차 클래리티 퓨얼셀은 가솔린 차량의 급유 용이성과 수소연료전지차 특유의 친환경적 가치를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세단형 수소연료전지차로 지난 2015년 동경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바 있다.

클래리티 퓨얼셀의 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은 V6엔진과 같은 콤팩트한 사이즈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100㎾ 이상의 강력한 출력을 자랑한다. 또한 세단형 차량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후드 아래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성인 5명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승차 공간을 확보했다. 고효율 파워트레인과 더불어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줄여 70MPa 고압수소저장탱크 하나만으로 최대 589㎞(미국기준)의 주행이 가능하다. 이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를 포함한 모든 제로 에미션 차량 중 최장 거리이다. 충전시간도 일반적인 가솔린 모델의 주유시간 수준인 3분만에 완벽하게 충전할 수 있어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렉서스도 이번 행사에서 국내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LF-FC’를 공개했다.는 플렉서스 최초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한 이 모델은 외관은 앞부분의 커다란 스핀들 그릴이 기존 렉서스 모델의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더욱 대담해졌다. 친환경차라기보다는 고성능 스포츠카 같은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수소탱크를 ‘T’자 형으로 배치해 앞뒤에 중량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배분했으며 메인 구동은 후륜으로 하고 앞바퀴에는 가벼우면서도 출력이 좋은 모터를 바퀴에 장착해 사륜구동의 효과를 냈다. 렉서스측은 연구 중인 스마트카 기술도 LF-FC에 총결집할 계획이다. 기존 렉서스의 ‘통합 안전 콘셉트’를 발전시켜 자동차가 고도의 인식, 예측 판단까지 하는 ‘운전 지능’을 수소차에 넣을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차가 운전자의 상태를 인식하고 운전자와 차량이 서로 보완재 역할을 하는 자동운전 기술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출품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트위지는 유럽에서 이미 1만8,000대가 판매된 인기 모델로 용도에 따라 2인승 및 1인승 카고 2종류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 차량은 LG화학의 6.1㎾h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한 번 충전으로 100㎞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제주도와 KT 등에 판매돼 시범 운영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한국GM 역시 1회 충전으로 국내 최장거리인 383㎞를 주행하는 ‘볼트 EV로’를 공개하며 전기차 시장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볼트EV는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전기차 전용 알루미늄 합금 고강성 차체에 고효율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과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유닛을 탑재해 204마력의 최고출력과 36.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어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는 올 하반기 출시예정인 친횐경 플러그린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C350e’와 ‘GLC350e 4매틱’을 이번 모터쇼에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C350e는 2.0 터보 엔진과 60㎾ 전기모터를 장착해 시스템 출력 205㎾(279마력)을 발휘한다. GLC350e 4매틱은 235㎾(320마력)에 달하는 시스템 출력과 유럽 기준 35㎞/ℓ 연비를 자랑한다.

BMW는 ‘i3 94Ah’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i3 94Ah는 33㎾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 시 기존 모델 대비 약 50% 가량 주행가능거리가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향상된 배터리 효율을 통해 냉난방 사용조건에 따라 한번 충전에 최대 20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일본 도요타는 올 상반기에 판매할 예정인 PHEV 모델 ‘프리우스 프라임’을 선보였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도심 주행에는 EV모드, 장거리 주행에는 하이브리드 모드로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상용차 브랜드인 만(MAN)은 천연가스 연료버스인 ‘만 라이언스 시티’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으며 전기차 전문기업 파워프라자는 전기차 로드스터 이 차량은 이번 모터쇼를 통해 최초로 선보였다. 예쁘자나R2는 1회 충전으로 44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옵션 배터리를 모두 장착할 경우 주행거리는 765㎞, 최고속도는 199㎞이다. 특히 파워프라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원피스(One-piece) 언더플로어 공법을 통해 단순하면서도 유려한 디자인을 구현했다.

한편 올해 서울 모터쇼에서는 친환경 차량의 출품이 지난 행사보다 수적으로는 늘어났지만 일부 완성차 업체의 주력 친환경차들의 출품이 이뤄지지 않아 아쉽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수소연료전지 차량에서 토요타의 ‘미라이’가 이번 행사에서 빠진데다 그마저도 현대자동차와 렉서스가 출품한 수소차량 역시 실제 양산품이 아닌 컨셉트카에 머물러 아쉬움을 더했다.

다양한 친환경차 체험부스 마련

이번 모터쇼에서는 참가 업체들의 친환경차 전시 이외에도 다양한 친환경차 체험 부스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전기차 가이드 부스에서는 정부의 전기차 보급정책을 홍보하고 전기차 보조금과 세제혜택 현황, 보조금 지원받는 방법과 절차, 충전인프라 구축 현황 등의 실용 정보를 제공, 전기차 구매자들의 실용적 궁금증까지 해소할 수 있게 했다.

이밖에도 한국자동차환경협회 부스에서는 전기차 공공급속충전기 우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선발대회를 진행했으며 현대 아이오닉 PHEV, 기아 K5 PHEV, 한국지엠 볼트EV, 르노삼성 SM3 Z.E, 토요타 프라우스 프라임, 라보 EV피스 등의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량을 직접 타볼 수 있는 시승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전기차 보급 매년 2배로 늘린다

자율차 센서 핵심부품 등 R&D 집중 지원

한편 이번 모터쇼 개막식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이 참석해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 등 미래차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주 장관은 4차 산업혁명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자동차 산업이 3가지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동차의 부가가치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으며 전기자율차의 등장과 함께 자동차 구조의 혁신적인 변화로 성능 못지않게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짐은 물론 비즈니스의 중심이 제조에서 서비스플랫폼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러한 자동차산업의 트렌드 변화에 맞춰 자동차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생태계의 조력자로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며 4대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정부는 먼저 세계최고 수준의 인센티브와 충전인프라 확충 등으로 올해 신차 시장의 1% 수준을 달성해 전기차 시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토대로 2020년가지 매년 2배씩 보급을 확대해 전기차 시장의 확실한 안착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조기 상용화를 위해 시장출시를 저해하는 각종 규제 철폐 및 선제적인 법적·제도적 기반을 조성하고 자율차 센서 등 핵심 부품에 대한 R&D를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1,100억원을 포함해 2020년까지 5,000억원 이상이 지원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융합 얼라이언스 활성화도 중점 추진된다.

이와 함께 부품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도 마련됐다. 4차 산업혁명에 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 확산, 자발적인 사업재편 촉진, 융합형 인재양성 등을 중점 지원한다.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전략적으로 대응해 신흥시장 개척 등 수출시장 다변화, 전기차와 관련 부품 등으로 수출 품목 확대, 중소·중견 기업의 수출기업화 등 근본적인 수출 구조 혁신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