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경기침체와 탄산의 최대 수요처인 조선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드라이아이스 수출, 농작물 재배농가 탄산 공급 등 신규 수요처 발굴에 노력을 기울이며 위기를 극복, 시장 안정화를 꾀했던 국내 탄산제조업체들이 지난해에는 노력이 힘에 부친 듯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물론 몇몇 업체들은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이는 일반 산업용가스와 기타사업 등의 사업을 함께 영위한데 따른 것이며 탄산수요 급감에 따른 타격은 어느 업체든 예외가 될 수 없었다.

내수경기 침체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지난해 탄산업계는 무엇보다 시장 공급과잉 및 최악의 조선경기 침체로 인한 액체탄산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하락과 수년간 지속돼온 전력비 인상에 따른 제조원가 및 물류비, 기타제반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힘겨워하는 모습들을 연출했다.

실제 태경화학(주), 선도화학(주), 창신화학(주), 한유케미칼(주), (주)동광화학, 유진화학(주) 등 국내 탄산제조메이커 6개社는 지난해 총 1,460억원(덕양의 탄산부문 매출 제외)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483억원)대비 1.5% 감소한 수치이다.

단순 지표로 조사대상 6개사 중 3개 업체의 매출이 증가해 시장이 성장세로 보일 수 있으나 성장 폭이 미미할 뿐 아니라 세부 액체탄산 판매 실적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업계의 고전 양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그동안 탄산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꾸준한 성장을 기록했던 국내 최대 탄산메이커인 태경화학은 지난해 전반적인 탄산시장 업황 악화로 인한 내수침체에도 불구하고 드라이아이스 판매와 일반가스 내수공급이 늘면서 이를 만회, 전년도 대비 소폭 증가한 실적(매출 513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탄산가격 하락에 따라 수익 부문은 전년도에 이어 뒷걸음질 치며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설비증설 등 공격적 경영으로 불황에 맞서고 있는 선도화학의 경우에도 지난해 탄산수요 감소세와 맞물려 전년대비 8.3% 감소한 3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전년도에 원가절감과 경영환경 개선을 통해 회복한 수익 부문은 지난해 다시 감소세로 전환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업계 불황속에서도 전년도에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던 한유케미칼 역시 지난해에는 이를 빗겨가지 못하고 실적 하락이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해 15.2% 감소한 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매출원가 비중 증가와 판매비와관리비 증가로 수익 부문도 전년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조사됐다.

수소충전업 등을 통한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창신화학도 신규 거래처 확보 및 사업다각화를 통한 탄산의 신규 수요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황에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전년대비 10.2% 감소한 14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게다가 원가상승으로 인한 여파로 수익 부문도 적자로 전환되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 드라이아이스 수출 증가와 신규 수요처 집중공략 전략을 펼친 유진화학은 전년도에 이어 지난

해에도 불황을 이겨내고 성장을 이어갔다. 회사는 지난해 전년대비 7.0% 증가한 1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물류비 개선 등의 노력으로 수익 부문도 플러스 성장을 보여줬다.

이밖에도 동광화학 역시 지난해 10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49.2%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업계의 부러움을 샀다. 이 회사 역시 수익 부문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이루며 불황속 기분 좋은 성장대열에 참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