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고압용기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 역시 전방산업 침체로 인해 크게 고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저유가 기조와 CNG 차량의 감소세가 이어지며 저조한 실적에 머물렀다.

(주)엔케이, (주)엔케이텍, (주)한국HPC, (주)코오롱데크컴퍼지트 등 국내 고압용기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총 2,6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3,308억원)대비 20.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는 몇몇 기업의 밸러스트수처리장치, 어큐물레이터, 용기 재검사업 등 다른 품목과 사업의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단순 수치 비교로 참고만 하면 된다.

우선 고압가스용기 및 선박용 소화장치 생산업체인 엔케이는 지난해 총 1,646억원(연결재무재표 기준)의 매출을 기록, 전년(2,502억원)보다 34.2%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회사의 실적 악화는 국내외 조선업 장기침체의 영향으로 소방용 용기 판매량 급감과 함께 중국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겹친데 따른 것이다. 특히 선박용 고정식소화장치와 밸러스트수처리장치 사업부문의 수출부진에 따른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고압가스용기 부문의 실적도 전년대비 1/3 토막 난 95억원에 머물러 실적 악화에 쐐기를 박았다.

이러한 고압용기 부문의 부진과 함께 회사는 지난해 수익 부문(영업손실 292억원, 순손실331억원)에서도 적자 폭이 큰 폭으로 늘어나며 빨간불이 켜졌다.

이와 함께 고압용기 판매 및 재검사업을 펼치고 있는 엔케이텍도 CNG용기 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재검사업 수익을 앞세워 실적을 올리며 전년대비 보합세를 유지한 46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한 영업이익도 매출원가 비중을 낮추면서 58.4% 늘어났지만 순이익은 전년대비 63.9% 감소해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고압용기 및 차량용 CNG용기 제조업체인 한국HPC는 지난해 수출과 내수 실적의 약진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전년대비 36.0% 증가한 1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수년간 적자구조에서 허덕이던 수익 부문에서도 지난해 탈출에 성공하며 흑자로 전환됐다.

자동차용 수소저장탱크 및 고압실린더 제조업체인 코오롱데크컴퍼지트는 지난해 초고온탄소복합재 의 실적 증가로 인해 423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대비 60.8%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으며 수익 부문도 매출원가 비중을 15% 이상 낮추면서 전년도 적자구조가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 회사 역시 CNG용기의 수요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