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장구없이 맨손으로 -196℃ 액체질소 취급

최근 아이스크림, 휘핑크림, 커피 등에 사용되는 식품첨가용 질소, 탄산, 아산화질소 등의 산업용가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흡입 및 음용 등의 방법에 대한 적극적인 계도와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환각상태로 빠질 우려가 있는 아산화질소의 무분별한 흡입에 대한 단속과 계도가 진행 중인 상황에 이어 지난 7월 1일에는 충남 천안 소재 워터파크 내에서 한 초등학생이 액화질소를 사용한 일명 ‘용가리 과자’를 먹고 위(胃)에 천공이 발생했다는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용가리 과자’는 뻥튀기나 동그란 과자를 담은 용기에 –196℃의 액체질소를 주입해 얼린 과자로 액체상태의 질소가 대기에서 순간적으로 발생되는 온도차로 기화되면서 입에 넣으면 연기가 나는 것처럼 보여 마치 용이 불을 내뿜는 듯한 형상을 빗대어 이름이 붙여진 과자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응급수술을 한 초등학생은 단순히 용가리과자를 먹고 사고가 발생했다기보다는 과자를 다 먹고 난 다음 용기에 남아있는 부스러기를 털어서 먹는 과정에서 용기내에 남아있던 액화질소가 흡입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용가리 과자’가 미국에서 제조방법이 개발된 바로는 액체질소에 과자를 담갔다가 꺼내서 용기(컵)에 담아주는 방식인데 반해 국내에서는 컵에 담겨있는 과자에 액체질소를 붓는 방식으로 제조하는 것으로 전해져 과자판매점이 고객과 제조자의 안전은 물론 정상적인 용가리 과자의 제법자체를 무시하고 제조 편의성에만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의료진에 따르면 피해자의 위에 5cm 가량의 천공 외에도 식도와 위벽에 다소의 멍이 들어 있고 멍든 부분에서 천공이 추가로 발생될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천안 동남구청 식품위생담당 관계자는 “이전에도 해당 과자를 먹고 혀를 데었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고 이번 사고로 현장점검을 마친 결과 과자판매업체는 무신고영업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식품첨가물로 많이 사용되는 질소의 경우 불연성으로 화재 및 폭발의 위험은 없으나 –196℃의 액체상태에서는 직접 노출될 경우 화상 등 위험이 있어 가스관련 전문가들도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가스를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액체질소를 첨가하는 일선 커피,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는 보호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보냉병 등에 액체질소를 붓거나 고객의 시선을 끌기 위해 바닥에 가스를 뿌려 기화된 가스의 연기생성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처럼 판매상인들 조차 가스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상태에서 상술에만 급급한 탓에 소비자들은 이같은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사고위험이 상존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감독관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행정관청 및 유관기관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질소 과자는 물론 질소를 사용하는 아이스크림, 커피 등에 대한 취급 기준을 마련하고 취급자에 대해서는 가스취급요령 및 안전교육 등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소비자에 대해 안전고지 의무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식품첨가물로 허가받은 질소에 대해서는 함량, 순도 등에 대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만 사용과 관련한 취급기준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