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50대 충전가능…차압식 3분 이내 충전

내년 3월 신차 출시와 맞물려 수소차 대중화 기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내년 초 출시 예정인 ‘차세세계 최초 수소차 양산, 세계 최대 규모 수소타운 운영 등 수소산업을 선도해온 울산에 국내 최초로 수소복합충전소가 가동되고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차세대 수소버스도 세계 최초로 운행에 들어간다.

울산시는 지난 10월 26일 남구 남부순환로 465(옥동LPG충전소)에서 ‘옥동 수소복합충전소 준공식’과 차세대 수소버스의 ‘운영 시범사업 행사’를 동시에 개최했다.

울산시 오규택 경제부시장, 시의회 윤시철 의장, 산업통상자원부 이인호 차관, 현대자동차 윤갑한 사장 등 관계자 6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수소충전소 및 수소버스 제막, 수소충전소 견학, 수소버스 충전 시연, 및 시승행사 등이 진행됐다.

환경부의 ‘수소연료전지차 및 충전소 설치사업’에 따라 국비 15억원, 시비 15억원 등 총 30억원이 투입된 ‘옥동 수소복합충전소’는 산업부 ‘충전소 안전기준 개발 및 제도화를 위한 실증사업’의 일환으로 향후 3년간 인건비 등 운영비가 국비로 지원된다.

이번 실증사업은 울산, 광주, 창원 등 3개 지자체가 참여해 기존 LPG충전소(울산), CNG충전소(광주), 주유소(창원)에 수소충전설비를 설치하는 복합충전소를 건립·운영하는 사업으로 이 중 울산 옥동 수소복합충전소가 가장 먼저 준공됐다.

이번 옥동 수소복합충전소는 LPG충전소 부지 내 수소충전설비가 함께 구축돼 있고 LPG와 수ㅁ소판매를 병행한 수익창출로 기존 충전사업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향후 LPG충전사업자들이 수소충전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옥동 수소복합충전소에는 200㎏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는 튜브트레일러와 480bar와 870bar급 저장용기가 각각 3기씩 구축됐으며 수소압축패키지 2대와 700bar급 듀얼호스가 적용된 수소충전설비를 갖췄다. 특히 듀얼호스를 통해 비상시에도 중단 없이 수소차와 수소버스를 충전할 수 있으며 기존의 매암충전소에 비해 처리능력이 2배로 개선돼 일 12시간 기준으로 50대(수소버스는 주 1회)를 충전할 수 있다. 대당 충전시간은 차압식 충전방식으로 5분 이내에서 3분 이내로 충전시간이 단축됐다. 이는 이번 충전소의 설비제작을 맡은 효성의 충전시스템 덕분이다. 효성은 700bar 3분 충전시스템(충전기, 프리쿨러,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자체 기술력으로 국산화시켜 이번 충전소에 설치·적용했다.

울산시는 기존 매암충전소와 함께 옥동수소복합충전소의 준공으로 2개의 수소충전소를 보유하게 돼 수소 충전에 따른 불편이 다소 해결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상반기 남구, 북구, 울주군 등에 충전소 4기가 추가 설치되면 울산지역 내 수소전기차 충전의 편의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아울러 내년 3월 현대자동차 수소전기차 신차가 출시되면 수소전기차 보급이 획기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이날 공개된 현대차의 신형 3세대 수소버스는 정부 인증절차를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울산시 시내버스 정기노선에 투입돼 운영될 예정이며 울산시는 시민들이 수소버스를 최대한 많이 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시범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LPG충전소를 활용한 옥동 수소복합충전소가 수소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충전소 구축을 위한 부지 확보, 비용 등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에는 2,027개(2017년 7월 기준)의 LPG충전소가 있지만 수소충전소는 10개에 불과해 이를 활용한다면 충전인프라 확대에 큰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잘 갖춰진 국내의 LPG, CNG 등 기존 충전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충전소를 확대할 경우 수소사회 구현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산업부 이인호 차관은 “수소차와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돼 신산업이 창출되고 새로운 중소·중견기업들이 성장하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이번 울산 옥동충전소와 수소버스 시범운행 사업을 계기로 수소차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수소트럭 등 친환경 상용차도 단계적으로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수소충전소 준공식 및 차세대 수소버스 운영 시범사업이 수소차 대량보급과 수소자동차 산업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울산이 에너지 분야 4차 산업혁명의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국내 수소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최대 수소 생산지이며 세계 최대 수소타운 운영, 세계 최초의 수소자동차 양산 등 수소산업의 메카로 나아갈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울산시는 현재 수소택시 10대를 포함, 수소자동차 39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수소차 4,000대 보급, 수소충전소 12기 구축을 목표로 ‘수소전기차 실증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세대 신형 수소버스, 울산시내 달린다

현대차 ‘차세대 수소버스 시범운영’ 착수

이날 ‘옥동 수소복합충전소 준공식’과 함께 열린 차세대 수소버스의 ‘운영 시범사업 행사’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신형 3세대 수소버스를 공개하고 울산시와 함께 대중교통 수단인 노선버스로 활용하기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배출가스가 전혀 없고 미세먼지 정화도 가능한 수소버스가 일반 노선버스로 보급 확대될 경우 미래 수소사회를 향한 수소전기차 대중화가 좀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공개된 현대차의 신형 3세대 수소버스는 정부 인증절차를 거친 후 내년 1월부터 울산시 시내버스 정기노선에 투입돼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내년도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투입돼 한국을 방문한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2004년, 수소연료전지버스 개발에 착수해 1세대 모델을 2006년 독일 월드컵 시범운행과 정부과제 모니터링 사업(2006년~2010년)에 투입한 바 있다. 이후 2009년 개선된 연료전지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영구자석 모터를 적용한 2세대 모델을 개발해 2015년 광주광역시 수소버스 운행 시범사업에 전달했다.

이번에 투입되는 차세대 수소버스는 일반 시민을 태우고 시내를 운행하는 정기노선 버스로 운영되는 만큼 버스로서의 실용성을 고려해 이전 세대 모델 대비 실도로 주행에 필요한 가속성능, 등판능력이 큰 폭으로 개선됐으며 내구성능이 대폭 향상돼 노선버스 운행에 최적화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시내버스 특성상 정차 후 재출발이 많은 운행 환경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저속 주행 상황에서의 초반 가속성능을 약 23% 개선했다. 또한 많은 승객을 싣고도 경사진 언덕 등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 무리 없는 주행이 가능하도록 등판능력을 기존 대비 13% 향상시켰으며 품질 개선과 기술력 제고 등을 통해 내구성도 크게 강화했다.

외관 디자인은 친환경차의 깨끗함을 담은 화이트 컬러의 바디 위에 블루라인을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표현했으며 LED 주간 주행등, 하이테크 이미지의 헤드램프, LED 리어램프 디자인 등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이는 지난 5월 공개된 친환경 전기버스 ‘일렉시티(ELEC CITY)’와 같은 모습으로 향후 현대자동차의 미래 친환경 버스 라인업에 적용될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버스는 긴 주행거리를 달리며 일반 승용차 대비 많은 배출가스를 배출하는 만큼 수소버스는 대중교통으로 아주 적합한 차량”이라며 “이번 3세대 신형 수소버스는 이전 대비 실도로주행을 위한 성능을 대폭 개선해 노선버스 운행에 최적화된 차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수소버스가 정기노선에 들어가는 사례는 울산시가 처음”이라며 “도심 운행이 많은 대중교통의 특성상 고객들의 탑승 경험을 늘려 수소차의 우수한 성능과 높은 안정성, 친환경성 등의 장점을 알리는데 효과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수소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무공해 차량으로 고성능 공기정화필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형 디젤차 약 40대가 배출하는 미세먼지 정화도 가능하다. 이에 해외 주요 국가들도 수소전기버스 개발과 실증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은 현재 수소버스 상용화를 위한 CHIC(Clean Hydrogen In European Cities)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20년까지 500~1,000대를 보급한 뒤 상용화할 계획이다. 또한 일본은 도요타가 최근 도쿄모터쇼에서 새로운 콘셉트 수소버스를 공개하고 내년부터 판매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수소올림픽’으로 명명한 2020년 도쿄올림픽에 수소버스 50대를 투입한 뒤 이후 본격 상용화에 나설 예정이다. 이밖에도 중국은 현재 윈푸, 루가오 市(시) 등에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소전기버스 대중화를 위해 대당 30만~50만 위안의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