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저장능력 상향 또는 용기합산 제외 등 법개정 요구

정부, 재검토 결과 합법적 사업주와의 형평성 등 고려해야

최근 정부와 산업용가스업계가 고압가스 저장능력 산정기준과 관련해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산업용가스는 레이저절단용 보조가스인 산소와 질소의 저장소 설치허가 또는 사용신고 등과 관련해서 액화가스 상태로 초저온용기 또는 초저온 저장탱크로 저장하거나 고압용기에 압축가스 상태로 충전해 보관, 사용하는 경우의 전체용량을 산정한다는 것이다.

현재 고압가스안전관리법에서는 가스저장량은 저장탱크 및 용기 사이의 중심거리가 30m이하인 경우 각각의 저장능력을 합산하여 산정(고법 시행규칙 별표1 제2호 나목)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질소, 산소 등 고압가스를 저장탱크 또는 용기로 저장하는 양과 관련한 설치 예로는 질소 저장탱크 4.5톤과 산소용기 2본 336kg인 경우 저장량은 4.836톤에 해당돼 사용신고만으로도 되지만 질소 저장탱크 4.95톤과 산소용기 2본 336kg인 경우 저장량은 5.266톤이 됨에 따라 별도의 저장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레이저절단을 주업으로하는 가스수요업체들의 경우는 대부분 저장허가가 필요없는 질소 4.9톤형 저장탱크를 설치한 상태이며 이격거리가 30m를 넘길 수 있는 부지를 가진 사업장이 없을 정도로 영세한 실정이다.

또한 이들 대부분은 업계의 관행상 저장능력 합산보다는 단일가스 저장능력만 고려한 상태에서 레이저용 질소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사용신고만 득한 상태에서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절단용 산소 초저온용기 등을 별도로 사용할 경우 실제 사용되는 저장용량은 5톤을 초과하는 것이 대부분인 셈이다. 이런 경우 명백히 따진다면 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들 사업주들은 처음부터 정확한 규정을 알지 못한 체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해당 지자체에 사용신고를 했지만 담당공무원들의 이같은 법 규정에 대한 부연설명이 전혀 없어 별도의 용기 사용시 저장능력 합산 규정 자체를 몰랐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저장능력 합산 초과로 인한 법령 위반 자체가 가스를 공급하는 충전, 판매자인 공급자 의무가 아닌 사용자에게 해당돼 전국 716개에 달하는 레이저절단 가공업체가 어떤 방식으로든 불이익을 겪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물론 일부 레이저절단 가공업체는 저장허가를 취득하고 정상적인 영업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법을 위반하는 경쟁업체의 행위에 대해 고운 시각으로 두둔해 줄 수는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관계기관 그리고 산업용가스업계는 현행법의 적용에 따라 이들 업체에 대한 불가피한 법적 조치 필요라는 입장과 법 개정을 통해 저장능력 합산방식을 분리 운용 또는 저장능력 상향조정 등을 제고해야한다는 입장이 상반되며 첨예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레이저절단 가공업체들이 저장탱크 외에 용기사용에 따른 저장능력 초과분을 규정에 따라 맞추기 위해 기존 설치된 4.9톤 저장탱크를 철거하고 4.5톤형 저장탱크를 설치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30m이상의 이격거리를 확보하고 용기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기도 만만치 않을 성 싶다.

산업용가스업계는 “낡고 고장난 것은 폐기하거나 고쳐 쓰는 것은 당연한 세상 이치입니다. 수십 년 전 제정해 놓은 법도 시간이 지나면 현실과 괴리감이 생겨 제·개정을 하며 바꿔 쓰는 상황에서 지난 20년간 무지와 계도도 없었던 터에 지금의 이같은 갑작스런 논란은 뒷북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정부의 입장은 산업용가스업계의 요구와 건의에 따라 현장을 둘러보고 현안을 검토했으나 법규정에 따라 설비를 완비하고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과의 형평성도 있어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 연합회 심승일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연성인 LPG의 경우 저장능력 합산에서 용기추가부분을 제외돼 있는데 불연성, 조연성 가스인 산소, 질소는 위험성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저장능력 합산을 통한 규제를 한다는 것은 법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사업주들이 법규정을 제대로 인지했다면 저장탱크 용량을 4.5톤으로 맞추고 용기를 추가로 사용했을 것”이라며 법규정의 완화나 개정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