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대표 전략통 인물로 평가

포스코에너지가 새로운 수장으로 박기홍 포스코 전 사장(기획재무부문장)을 선임하면서 기업 내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고 있는 연료전지 사업부 재편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월 21일 포스코센터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박기홍 전 포스코 사장을 제6대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임기는 3월 중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박기홍 신임 사장은 포스코그룹의 대표 전략통으로 불리는 인물로 전해지고 있다. 1983년 산업연구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박 사장은 산업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하고 2004년 포스코그룹에 합류했다. 포스코에서는 주로 기획과 전략, 재무 등 전략통으로 활약했다. 실제 경영기획실장(상무)과 미래성장전략실장(전무), 전략기획총괄(부사장), 기획재무부문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퇴임 후에는 대학교수로 활동하는 등 산·학·연을 두루 경험한 검증된 경영전략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당초 박 사장은 2014년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이 물러나면서 포스코를 떠났다가 이번에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로 돌아오게 됐다. 박 사장은 당시 정 전 회장의 뒤를 이을 인물로 권오준 회장과 함께 회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재무부담·실적부진 ‘가중’

구조조정·매각 등 사업재편 전략 강구

이러한 전략통이 포스코에너지 수장을 맡게 되면서 회사의 오랜 고민거리인 연료전지 사업 재편 작업 속도가 붙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 사업은 품질 이슈와 재고 자산 평가손실 여파로 영업적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MCFC(용융탄산염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연료전지 회사로 지난 지난 2007년 미국 Fuel Cell Energy사와 기술 제휴 및 투자 계약을 맺고 연료전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이후 2008년 BOP 제조공장, 2011년 스택(stack) 제조공장, 2015년 셀 제조공장을 차례로 준공하고 단일 사업장 전 세계 최대인 연산 100㎿ 규모의 셀·스택·BOP를 모두 생산·공급하는 체제를 갖추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너지는 국내 24개 현장을 대상으로 총 171.8㎿에 해당하는 MCFC 제품을 보급·가동 중에 있다.

당초 연료전지는 포스코에너지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각종 돌발 이슈로 사업은 수년째 연착륙에 머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2013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을 장악했지만 2014년 들어 초기 스택 제품의 품질 저하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을 떠안게 됐다. 이후에도 품질 이슈 해결을 위해 각종 추가 비용이 지출하면서 회사는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현재는 장기 유지 보수에 따른 충당금 설정과 재고자산 평가손실도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연료전지 재고자산은 아직 2,300억원 가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점차 손실 규모가 줄어들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 따라 제품 수요가 결정되는 구조라 극적인 턴어라운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연료전지 사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회사 상황 속에 전략통인 박기홍 신임사장도 해당 사업 재편에 가장 먼저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포스코에너지 내부에서도 연료전지 사업부 처리 방안을 두고 매각과 구조조정 등 다양한 카드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 포스코에너지는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와 연료전지 사업부 매각을 포함해 처리 문제를 두고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교착 상태이긴 하지만 신임사장 취임이 협상 재개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박기홍 사장이 취임 초기 추진력을 발휘, 신속한 사업 처리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포스코에너지 측은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를 모두 고려해 턴어라운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정부의 신재생 확대 정책 기조에 따라 태양광, 풍력과 함께 연료전지 시장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돼 구조조정을 통한 사업 정상화를 우선하고 섣불리 연료전지 사업매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 권오준 대표이사 회장이 포스코그룹 성장동력으로 에너지사업을 꼽은 상황에서 박기홍 신임사장은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연료전지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다양한 예측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 대표 전략통인 박기홍 신임사장이 과연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사업 재편을 위해 어떠한 칼을 꺼내들지 당분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