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대상 사업설명회 개최

구미 불산 사고 이후 안전관리 강화에도 불구하고 독성가스 사용량 증가에 따른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말 준공한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가 잔가스처리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산업특수가스 업계 관계자들은 독성가스 분야의 안전관리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김형근)는 지난 3월 13일 충북 진천군 소재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센터장 박영진, 이하 산안센터)에서 국내 특수가스 제조·충전사업자, 안전기기 제조사 및 유통업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독성가스 잔가스처리를 비롯해 독성가스 안전교육, 안전기기 시험인증, 안전관리 R&D, 비상대응 등 센터의 주요사업에 대해 소개하는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사업설명회는 가스안전공사 윤영만 안전기술부장이 산안센터의 주요사업에 대한 기본방향과 취지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오종환 기기인증부장이 독성가스 중화처리 진행절차, 안전기기 시험 및 인증, 독성가스 전문교육 등의 분야로 나뉘어 자세하게 안내했으며 이에 대한 참석자들의 질의응답 및 애로사항 청취 등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이 가운데 참석자들은 특히 산안센터의 독성가스 잔가스처리 사업과 관련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현재 독성가스를 취급하는 산업특수가스 업계에서는 독성가스 잔가스 처리와 관련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 이는 작업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때문에 쉽사리 나서는 사업자가 없어 업체별 자체적으로 처리하고 있고 이마저도 영세한 업체의 경우와 대학교 실험실 민간기업 연구소 등에는 방치된 독성가스 용기로 인해 위험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날 산안센터의 독성가스 잔가스처리 사업설명회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가스안전공사가 사업에 나서는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한 참석자는 “그동안 독성가스 잔가스처리 문제와 관련 업계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며 “산안센터가 사업에 나서주면서 업계의 시름이 한숨 덜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참석자들은 산안센터 측의 사업설명에 이어 위험성이 큰 디보란의 잔가스 처리의 주의점을 비롯해 무적용기 및 밸브고착 용기 처리문제, 독성이 잇는 혼합가스 등의 처리수수료 문제, 용기 운반서비스 가격 등 산안센터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와 관련 산안센터 측은 가스의 성질에 따라 실링과 천공 등의 방법을 이용 안전한 처리를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며 특히 대학 실험실과 사설연구시설에 방치된 가스용기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속히 회수, 처리할 수 있도록 가스공급자와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

사업설명회에 이어 진행된 산안센터 현장투어에서는 4차 산업혁명 선도를 위한 VR(가상현실) 등 체험형 실습장비를 비롯해 가스 성질에 따른 독성가스 잔가스처리 플랜트, 안전기기 시험 및 인증 장비 등 산안센터의 최신 시설과 기술 등을 참석자들이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참석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날 박영진 산안센터장은 “산안센터는 독성가스 중화처리, 안전기기 시험인증, 전문교육 등에 대한 최신 인프라를 갖추고 국내 산업용가스의 안전관리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련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부터 시작하는 주요업무 수행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참석한 한국특수가스협회 최낙범 전무는 “이번 설명회를 통해 주요 사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가스사업자들이 관련 업무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산안센테가 앞으로도 안전관리 사각지대 해소와 중소기업 신제품 개발 및 테스트, 해외 인증 취득 지원 등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친환경연구동, 가스 계열별 처리실 구축

비정상 용기 처리시설도 구축 예정

이번 사업설명회를 진행한 세계 최초 산업가스 종합안전관리센터인 산업가스안전기술지원센터는 산업가스 사고에 대한 선제적 예방 및 근본적 안전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됐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업무 수행에 들어간 산안센터는 친환경연구동, 시험인증동, 진동시험동, ERCV동, 교육센터동 등 총 5개동으로 이뤄져 있다.

이 가운데 친환경연구동은 독성가스의 중화처리를 위해 가스 계열별 처리실과 4개의 대기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실린더실린더캐비닛-내실-외실-복도까지 차례로 음압구조로 설계돼 4중 안전관리체계의 설계를 반영, 23종 산업가스를 5계열(독가, 독맹, 독불, 독산, 독알)로 분리해 각각의 설비가 구축돼 있다.

우선 친환경연구동에서는 극인화성가스로 대부분 수소 첨가 무기화합물로 돼 있는 독가계열가스 처리를 위해 1차 연소처리 후 2차 유해가스는 발생하지 않으나 재(Ash)등 입자가 발생하는 가스로 필터를 통과시켜 안전하게 중화처리하는 방법으로 5종(모노실란, 일산화탄소, 모노게르만, 산화에틸렌, 디실란)의 산업가스를 처리한다. 특히 산안센터의 독가계열 잔가스 처리는 진공설비 추가를 통한 하이브리드 계열 확장 및 최대 600BT 이상(해외 : 단순 버너처리 및 연간 최대 400BT 수준) 처리가 가증하고 이중배관 시공, 백필터 등이 반영됐다.

이어 독맹계열은 극인화성가스 중 1차 연소처리 및 흡착처리 후 발생물이 유해해 2차 처리가 필요한 가스로 필터를 통해 재(Ash)를 제거하고 습식중화처리하는 방법으로 8종(알진, 포스핀, 세렌화수소, 디보란, 염화메탄, 브롬화메탄, 황화수소, 일산화질소)의 산업가스를 처리한다.

또한 독산계열은 산성이면서 물과 반응성이 있는 부식성이 뛰어난 가스로 알칼리 계열 습식 스크러버를 통해 안전하게 중화처리하며 5종(염화수소, 브롬화수소, 염소, 삼염화붕소, 아황산가스)의 산업가스를 처리한다. 화합물에 불소가 포함된 할로겐가스이므로 대부분 산성 및 부식성을 띠고 있는 독불계열은 1차 연소처리 후 필터를 통해 재(Ash)를 제거하고 알칼리계열 습식스크러버를 통과시켜 중화처리 한다. 할로겐 산성계열로 악취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습식 전기집진기 및 활성탄 필터를 추가 설치해 먼지, 악취까지 제거한 후 안전하게 처리하며 4종(불소, 삼불화붕소, 사불화규소, 육불화텅스텐)의 산업가스를 처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독알계열은 알칼리 계열이면서 물과 반응성이 있는 가스로 산안센터에서는 암모니아 1종을 산성 습식스크러버를 통과시켜 안전하게 처리하고 있다.

산안센터 측은 이번 최신 설비를 통한 잔가스 처리를 통해 특수·독성가스 분야의 안전성 확보가 한층 제고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업계의 지적대로 아직 총 23종의 가스만 처리할 수 있어 내용물을 알 수 없거나 밸브가 고착된 용기 등 비정상적인 용기 처리에는 한계가 있지만 까다롭고 위험한 잔가스 처리업무를 저렴한 수수료로 대행할 수 있어 가스사업자들의 사업 편리성과 안전관리 수준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안센터 박채모 과장은 “현재 업계에서 요구하고 있는 비정상 용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추진중에 있다”며 “현재 국내외 사례 분석 등 정보조사에 돌입한 상태이며 내년 상반기에 도면화 작업을 완료하고 하반기에 시운전을 통해 늦어도 2020년 초에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적용기와 관련해서도 폭발을 비롯해 독성에 대한 확산 영향, 유해성, 천공·밀폐·실링 방법 등 모든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추후 이에 대한 업체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해 처리 방법을 확정, 사업자들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성가스 안전기기 시험·인증

현장 맞춤형 독성가스 안전교육 실시

이와 함께 산업·독성가스 안전기기제품에 대한 안전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시험·인증을 담당하는 시험인증동은 독성가스 8종에 대한 검지기 성능 시험·인증과 독성가스 17종 및 온실가스 4종의 개별저감장치(POU Scrubber) 시험·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산안센터 측은 현재 독성가스 검지기 시험·인증을 위해 통합가스성능시험기를 비롯해 항온항습장치, 풍속·방위·낙하 시험기 등 총 20종 55종의 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개별저감장치 시험·인증을 위해서는 가스효율 측정시스템을 비롯해 내전압시험기, 절연저항시험기 등 17종 35점의 장비를 구축하고 가스효율시험, 전기안전시험, 환경시험 등 14개 항목을 시험하고 있다.

산안센터는 현재 8종의 독성가스 에 대한 검지기 성능 시험·인증만 가능한 설비를 구축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업계의 요구 목소리를 반영, 정부에 추가예산을 요청해 가스종류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사업 이외에 산안센터는 4월부터 센터 구축에 따른 기술지원 집중화로 핵심사업인 독성가스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체험형 실습 및 비상대응 현장교육을 통한 전문가 육성에도 나선다. 사업규모는 올해 기준 연 평균 교육대상 1,000여명(법정교육 800명, 위탁교육 200명)을 예상하고 있으며 교육구성은 독성가스 법정교육 신규 및 보수과정과 독성가스 관련 위탁교육 등으로 나뉜다.

특히 산안센터는 가상현실(VR) 기반 독성가스 교육훈련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이를 활용, 훈련자를 직접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반복 훈련을 할 수 있어 가스안전 분야 교육훈련시스템으로 효과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콘텐츠는 산업가스 안전센터 중화처리시설 등을 3D MAX를 이용, 1:1 상세 모델링을 통해 실제 시설과 동일한 가스시설을 가상화 했으며 계열별 가스처리 공정시나리오를 포함 10개의 시나리오를 구축 했다. 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통제용 프로그램을 통해 몰입형 훈련자에게 각각의 시나리오 또는 동일한 시나리오를 부여 할 수 있으며 입체형 시스템과 연동시켜 참관자도 간접 체험이 가능할 뿐 아니라 동일한 시나리오의 임무를 수행할 시는 다수의 협동 훈련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산안센터는 비상대응훈련 및 전기방폭·냉동장치·안전장치 등의 다양한 장비로 실습 교육을 준비하는 등 현장 맞춤형 교육을 통한 가스 전문가 양성을 위한 체험형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이다.

산안센터 관계자는 “가상현실(VR) 기반 교육훈련시스템은 가스안전 분야 교육훈련시스템으로 선도적인 역할이 기대된다”며 “향후 지속적인 검토, 보완, 발전시켜 산업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