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갑작스런 플랜트 보수점검과 블랙홀과도 같은 수요 집중의 여파로 심각한 재고부족을 겪고 있는 액체질소(LN2)시장이 앞으로 2~3개월가량은 혼선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아르곤 공급부족으로 자칫 심각한 파동상황을 직면했던 산업용가스업계가 이번엔 액체질소 공급부족으로 이어지면서 수급과 관련한 긴장감이 극도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울산 S-oil의 설비증설을 위한 퍼지작업이 진행되면서 블랙홀처럼 시간당 20,000N㎥에 달하는 질소가 투입되는가 하면 SK에어가스가 청주 SK하이닉스에 신규 건설한 플랜트의 퍼지작업 등에 대량의 질소수요가 발생됐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린데코리아 대산공장과 프렉스에어코리아의 화성공장이 트러블로 인해 공장 가동을 잠시 중단했거나 간헐적인 가동으로 액체가스 생산이 다소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여수의 대성산업가스 플랜트가 정기보수점검으로 액체가스의 생산이 중단되면서 액체질소 수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하절기 LNG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LNG냉열을 이용해 액체가스를 생산하고 있는 서울냉열 마저 공장가동을 불가피하게 줄이면서 당분간 질소 수급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아르곤 수급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예측이다.

특히 하절기 수요가 많은 산소의 경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시점부터는 플랜트 설비의 능력과 공기비중 등으로 인해 생산량도 감소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산업용가스 액체가스의 수급조절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제조원가대비 시장에의 공급가격이 저가로 책정된 탓에 액메이커들이 액체가스 생산에 따른 전력비의 추가부담을 떠안지 않으려는 이유도 한몫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일선 산업용가스 충전소의 경우 이들 제조업체의 각 사이트별로 생산량과 공급가능량을 파악하는 등 가스를 공급받기 위한 첩보전도 예상되고 있다.

이미 액메이커 간에도 장거리 수송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정도로 해당 가스에 대해 스왑물량 또는 구매를 요청하고 있으나 영업 담당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더불어 공급부족으로 인한 수급조절불안 직면상황에서 일부 업체는 가격인상의 필요성을 어필하고 나서 수요·공급자간에 대조되는 분위기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충전업계는 액메이커가 액체가스 생산을 좌지우지 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수급조절을 하지도 못하면서 공급부족을 빌미삼아 가격문제를 논하는 것은 의혹을 갖게 하는 꼼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액메이커의 관계자는 “가격문제는 오래된 업계의 해소돼야할 숙변의 일부으로 충전업계도 가격현실화를 누차 강조하고 있지만 경쟁의식 등으로 현실적인 가격조정을 스스로 못하는 상황”이라며 “적절한 가격이 형성돼야 생산의 안정성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질소의 경우는 중장기적인 공급부족이 예상되면서 자칫 충전소의 일부 수요처에는 가스공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10여년간 액메이커가 증설한 플랜트의 경우 파이프라인 공급을 우선하는 설비인 만큼 이들 수요처가 요구한 일정량의 백업물량을 저장해 놓아야하기 때문에 설비트러블이나 보수점검 등 플랜트 가동중단 시점에는 충전소들의 탱크로리는 기본 3~5시간 이상 줄을 잇는 상황도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액메이커의 한 관계자는 “과거 액체시장이 대부분이었을 때와는 달리 기체생산 후 액체가스를 별도로 생산해야하는 현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공급가가 낮은 액체가스의 수급조절을 위해 별도의 원가부담을 들여 액체플랜트를 가동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너무 크다”며 “앞으로도 원활한 수급밸런스 조절을 위해 제조원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료, 물류비 등을 감안한 공급가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