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관련사업 방향 구체화 표명

포스코의 에너지발전 자회사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 사업이 좌초 위기에 당면했다.

포스코에너지는 조인트벤처(JV) 설립을 통해 누적 적자 3,000억원을 기록한 연료전지 사업을 분리·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포스코에너지의 조인트벤처 설립이 사실상 연료전지 사업에서 손을 떼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은 최근 포스코에너지로부터 입수한 ‘포스코에너지 연료전지사업자료’라는 제목의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는 ‘사업의 성격이 다른 발전과 연료전지 제조사업을 분리해 각 영역에 필요한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회사 측의 JV 설립 계획이 담겨 있다. 또한 포스코에너지는 올해 연말까지 연료전지 사업 분리·매각 작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사업의 방향을 구체화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설립 방안에 대해 현재까지 명확한 지분투자율이 거론되고 있지는 않지만 제조업에 특화된 국내 기업을 전략적투자자(SI)로 선정하고 포스코에너지의 인적·물적 자원과 미국 퓨얼셀에너지(FCE)의 영구적인 연료전지 관련 기술 투자를 통해 신규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선 지속적인 대규모 적자로 인해 사업의 지속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포스코에너지가 연말까지 JV를 설립 후 그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연료전지 사업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현재 포스코에너지는 즉답을 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FCE와 사업 강건화를 위해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그 방식이 조인트벤처 설립일지 다른 방식이 될지는 검토 중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포스코에너지는 2007년 2월 미국 퓨어셀에너지(FCE)에 2,900만달러를 출자해 연료전지 시장에 뛰어들었고 이후 5,500만달러를 추가 출자하며 사업에 적극성을 띠었다. 하지만 핵심 부품(스택·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장치)에서 결함이 발견되면서 초기 제품 물량에서 불량 스택을 교체하기 위한 비용이 크게 발생해 적자 규모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의 연료전지 사업으로 인한 적자는 2014년 447억원, 2015년 830억원, 2016년 925억원, 2017년 645억원 등으로 포스코로부터 연료전지 사업을 이관 받은 2007년 이래 누적 적자가 약 3,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포스코에너지가 과거 수차례 연료전지 부문 매각에 도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던 것도 회사가 사업에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포스코에너지는 2016년부터 매각주관사를 선정해 연료전지 사업 매각을 추진해 왔으나 인수 후보들은 연료전지 사업의 기술력 문제, 라이선스 부재 등의 이유로 인수 제의를 거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규환 의원은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2015년 연료전지발전설비 공급중단 이후 최근까지 사업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내부적 문제로 의사결정회피와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연료전지발전설비 공급중단으로 발생한 분사·매각설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결국 앞뒤가 다르게 그 수순을 밟고 있는 형국”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포스코에너지의 계획대로 연말까지 타 국내기업에 관련기술이 이전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며 “더욱이 회사 연료전지 기술이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기업에 헐값에 매각되면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실한 기술검증 결국 사업 적자로 이어져

포스코에너지는 연내 연료전지 사업구조 재편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포스코에너지는 해당 사업에 약 400억원의 국고를 지원받고도 무책임한 경영으로 국책사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2003년 당시에 독점하던 연료전지사업이 발전차액 지원제도(FIT) 편입되면서 약 7,000억원 이상의 직간접적 정책자금 혜택을 받았다. 우선 2004년에는 ‘250㎾급 MCFC 발전시스템 실증연구’와 ‘MCFC 프로토타입 개발 및 평가기술개발’과 관련해 각각 35억원, 94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또한 2009년에 ‘부하추종 백업용 연료전지 시스템’ 등 3건의 사업에 113억원, 2011년에 83억원, 2014년에 21억원 등 현재까지 모두 391억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았다.

이처럼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포스코에너지는 2003년 미국 ‘FCE’의 연료전지 원천 기술을 도입하면서 부실한 기술 검증으로 연료전지 제품에 품질결함이 발생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퓨얼셀에너지와의 계약 과정에서도 종속적 계약관계를 맺어 품질 개선에 제약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김규환 의원은 “400억원에 가까운 정부 자금이 지원된 포스코에너지의 연료전지사업은 국민들의 세금이 투입된 국책사업”이라며 “포스코에너지의 부실한 기술 검증과 잘못된 계약관계 설정 등은 사업의 단순 실패로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회사가 대안으로 제시한 조인트벤처의 설립은 이렇게 막대한 세금을 들여 개발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해외기업에 헐값에 매각하려는 포석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꼬집었다.

경기그린에너지 연료전전지 사업도 중단 위기

이와 함께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제품 성능하자에도 불구하고 경기그린에너지와 기존 합의된 가격을 뒤집고 장기서비스계약(LTSA)가격을 인상하는 등 무책임한 행보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규환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서 입수한 ‘경기그린에너지 사업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한수원은 자기자본 470억원(사업비 3,274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화성시 발안산업단지 내 유휴부지에 설비용량 58.5㎿에 이르는 대규모 연료전지 발전 사업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설비 공급을 담당하고 보증출력량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최근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분야의 사업을 중단하면서 그 여파가 경기그린에너지까지 미치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5년 간 포스코에너지에서 납품받은 경기그린에너지 연료전지 운영실적을 보면 연간 전력판매량과 이용률이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자료에 따르면 경기그린에너지는 준공 후 최초 운전을 개시한 2014년 전력판매량이 45만3,672㎿h(이용률 91.9%)이었으나 이듬해 2015년에는 41만1,305㎿h(이용률 84.9%)로 떨어졌다. 2016년에는 최초 운전 대비 이용효율이 11%가 하락한 37만9,357㎿h(이용률80.6%)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35만1,639㎿h(이용률76.5%)에 불과하는 등 해마다 전력판매량이 급감하는 등 당초 포스코에너지가 제시한 보증출력량 대비 최대 24%까지 떨어지며 안정적인 설비운용이 힘든 실정에 이르렀다.

이에 김규환 의원은 “운전시점 1차년도인 2014년을 제외한 2~4차년도 모두 포스코에너지에서 보증한 출력량이 이행되지 못했다”며 ”더욱이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제품 성능 저하를 인정하면서도 이후 발생되는 책임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한수원에서 받은 ‘연료전지 최적운전패턴 적용 따른 장기서비스계약(LTSA)가격 제안’ 거래서를 보면 포스코에너지는 최초 연료전지를 납품할 당시 제시한 보증출력량을 만족시키고 있지 못하고 있으나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기존 합의를 뒤집고 LTSA계약비용(기존 7억7,000만원)을 2억3,000만원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경기그린에너지 연료전지사업은 독점사업자인 포스코에너지가 연료전지 제품만 믿고 정부투자금 470억을 포함해 3,274억원의 막대한 민간자본을 들인 국책사업”이라며 “제품하자로 인한 발전효율저하는 차치해도 기존 계약서를 뒤집으면서까지 상식적이지 못한 LTSA가격인상을 요구하면서 국책사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에너지는 같은 방법으로 LG서브원이 추진한 충북 청주공장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무산시켰고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대구청정에너지는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기약 없이 연기되는 중”이라며 “계약상 법적 허점을 파고들어 기업의 책임은 요리조리 회피하고 기술매각은 TF까지 구성해 야심차게 몰두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