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SPC와 재원부담비율 이견으로 사업 지연

국토교통부의 고속도로 휴게소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은 민간SPC와의 재원부담비율 협의를 완료한 이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향후 고속도로 수소충전소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수요 및 손익 등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이뤄져한다는 분석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2020년 국토교통위원회 예산안 분석’ 자료를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은 구축비용의 자부담 대상인 민간 SPC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문제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 미래산업 발전 및 친환경자동차 보급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이번 사업은 2021년까지 3년 동안 매년 13기씩 수소충전소 구축을 목표로 수소충전소 1기당 구축비용 20억원 가운데 국비 7억5,000만원(37.5%), 민간SPC가 12억5,000만원(62.5%)을 각각 부담키로 한 상황이다.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토부는 2020년도에 총 13기의 수소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며 1기당 예상 구축비용 인 20억원의 37.5%인 7억5,000만원씩 총 97억5,000만원을 편성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2019년도 신규사업으로 당초 민간 SPC 설립을 전제로 국비 예산이 편성됐다. 하지만 민간 SPC인 수소에너지네트워크(주)의 설립이 계획보다 지연됐고 현재 민간 SPC는 정부의 출자비율(37.5%)이 낮고 고속도로 수소충전소의 경우 타 수소충전소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운영비 추가 보조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투자 협의에 소극적인 상태이다.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수소에너지네트워크 외에도 추가적인 민간 사업자 공모를 지난 9월부터 추진 중이지만 당초 계획과는 달리 민간SPC의 재원 분담비율은 현재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2019년에 편성된 예산의 경우에도 도로공사에 전액 출자됐으나 현재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만약 민간SPC와의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경우 수소충전소 구축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적인 국비가 투입되거나 도로공사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직 수소차량 보급률이 낮아 당분간 수소 판매마진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과 전체 구축 목표량 중 일부에 대해서만 민간사업자가 구축하는 경우 통합발주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제한돼 비용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사업을 수행할 민간사업자 선정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 불확실 한 측면이 있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분석이다.

따라서 국회 예산정책처는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은 재원부담비율에 대한 이견으로 민간SPC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으므로 조속한 협의를 바탕으로 재원분담비율을 확정한 후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사업관리를 보다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운영에 따른 손익·효과 검토…단기적 손실보전 대책 마련 필요

이와 함께 국회 예산정책처는 향후 수소충전소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수소충전소에 대한 수요나 운영에 따른 손익 및 효과 등에 대해 적절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구축계획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년 동안 국토부의 출자지원을 통해 총 39기의 수소충전소가 구축될 예정으로 향후 수소충전소에 대한 운영은 민간SPC가 담당하게 된다.

고속도로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은 도심 내 수소충전소 공급만으로 확보되지 않는 수소차의 장거리 이동권을 확보해 수소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게 예산정책처의 진단이다.

하지만 2019년 현재 수소차의 보급 현황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약 2,800여대에 불과해 당분간 수소충전소 운영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소충전소가 구축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운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도로공사와 현대자동차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고속도로 수소충전소의 이용현황(4~8월)을 살펴보면 일 평균 이용대수가 최소 1.5 대에서 최대 20.2대로 저조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수소충전소에 대한 기대 수요량과 운영에 따른 손익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필요한 경우 단기적으로 수소충전소 운영에 따른 손실보전 대책을 마련하는 등 수소충전소가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사업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