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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글] 미움도, 사랑도 괴롭다.
이락순 기자  |  rslee@igas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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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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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상의 중심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게 되는 것이다. 1인칭 시점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세상을 1인칭으로 사는 것은 녹록치 않다. 우리의 삶은 ‘관계’라는 측면에서 2~3인칭 관점의 세계관이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없어도 세상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내가 사라지면 아무리 가까웠던 사람에게도 시간이 지나면 잊힐 수밖에 없다.

이같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미움과 사랑에서 비롯된다. 바로 애(愛)증(憎)의 관계인 셈이다.

법정스님은 미워한다고 괴롭히지 말며 좋아한다고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했다. 영원한 것은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미워하는 사람에게는 증오와 원망이 생긴다.

결국 너무 좋아할 것도, 너무 싫어할 것도 없으며 너무 좋아해도 괴롭고, 너무 미워해도 괴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너와 나의 관계에서 서로가 어떤 존재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애매모호함보다는 조금의 배려를 가지고 애증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정리해 보는 것도 정신 건상에 이로울 수 있다.

또한 늙는 괴로움도 젊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병의 괴로움도 건강을 좋아하는데서 온다고 했다. 더불어서 죽음 또한 살고자하는 집착에서 오고 사랑의 아픔도 사람을 좋아하는데서 오고 가난의 괴로움도 부유함을 좋아하는데서 비롯되고 있다.

이같이 모든 괴로움의 발로는 좋고 싫은 두 가지 분별로 인해 오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는 약 78억 명에 육박하는 사람이 살고 있다. 78억 명이 ‘나 하나쯤’이라는 어설픈 생각을 함으로써 세상의 파멸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반대로 ‘나 하나만이라도’ 라는 배려의 아이콘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의 표상이기도 하다.

‘나 하나쯤’과 ‘나 하나만이라도’는 어떤 관계로든지 연결돼 있어 인연을 만들어 내고 관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좋고 싫음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관계를 맺고 있다.

좋고 싫은 것만 없다면 괴로울 것도 없고 마음은 고요한 평화에 이를 수 있다. 앞서 표현했듯이 싫어도 괴롭고 좋아도 괴롭다. 그렇다고 사랑하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고 그냥 돌처럼 무감각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현실적으로 부딪혀 있는 COVID 19의 전 세계적인 유행 상황에서 ‘양보와 배려’는 무조건 옳다. 그러나 위급한 상황에서의 양보와 배려는 스스로 빠질 수 있는 곤경을 감안해야하는 희생이 뒤따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희생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의 메시지를 남기는 아름다운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나 스스로는 조금만 더 조심하고 남을 위해서는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COVID 19가 주는 현재의 어려움은 충분히 극복되리라고 믿는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미워하더라도 거기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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