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안전 확보와 산업현장의 애로사항 해결에 초점

한국가스안전공사 안전관리이사 이연재

각로청수(刻露淸秀)의 계절인 가을이 왔다. 갑작스레 떨어진 기온에 쌀쌀해진 가을바람이 느껴지지만 이번 가을은 마스크로 인해 청량해진 가을공기를 한껏 만끽할 수 없어 아쉽게만 느껴진다.

코로나19 펜데믹의 장기화로 국민들은 안전 이슈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국민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일상화되며 언택트 문화도 빠르게 확산됐다. 뿐만 아니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전 세계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는 가스업계에도 새로운 변화와 과제를 가져왔다.

고압가스는 실생활 에너지부터 석유화학, 반도체 산업까지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는데 이런 고압가스는 주로 용기에 충전·저장해서 사용한다. 그만큼 용기의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이 안전 관리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고압가스용기는 국내에서 사용하기 전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이하“고법”)에 따라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는데, 공사도 언택트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코로나19로 시시각각 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용기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자․사용자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용기검사제도를 개선하여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고압가스용기의 국내 공급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와 코로나19가 덮친 올해 세계 수출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큰 폭으로 축소됐다. 이러한 세계 추세에 따라 신규 고압가스용기 국내 공급 수량도 약132만개로 전년 동기(약 158만개) 대비 15% 감소했다.

국내의 용기제조 수량은 전년 동기대비 비슷한 수준이나, 국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1, 2분기 수입용기의 국내공급이 전년 동기 대비 각 32%, 34%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입량 감소 문제에 대한 사업자들의 대응력이 높아지고, 수입용기에 대한 검사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3분기부터는 수입량이 회복되어 전년 동기 이상의 용기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고압가스용기 검사제도 운영

공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용기가 국내에 유통될 수 있도록 용기검사 제도를 다음과 같이 개선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출장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산업과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해외출장검사가 필요한 용기검사를 국내에서도 검사가 가능하도록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검사방법으로는 국내에서 검사자의 입회하에 현행 검사기준을 준수토록 했고 국내에서 실시하기 어려운 검사는 언택트 방식(화상검사)으로 운영하는 등 검사효율은 확보하되 철저한 검사를 통해 제품 안전에는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또한 가스가 충전된 상태로 수입되는 반도체용 가스용기(독성가스 포함)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용기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를 정비 중에 있다.

반도체용 가스는 연간 40여종 약 5천 5백톤에 달하는 양이 용기에 충전돼 수입되고 있다. 하지만 가스 수입량에 비해 사용량이 적고 일본 반도체용 가스 수출규제로 인한 비축증가 등으로 기한 내 용기 반송이 어렵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현행 6개월이던 사용기간을 최대 24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을 정부 및 관련기관과 협의하는 동시에 수입 전 용기의 안전검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국외에서 수입되는 가스는 외국인 소유의 용기에 충전되므로 수입요건을 구비하기 어렵다는 점과 외국에서 검사를 받았는지 여부를 세관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수입절차를 간소화하되 모든 용기가 세관장 확인 제도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렇게 공사는 고압가스용기검사 제도와 관련된 산업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유통 중인 고압가스용기의 안전관리

국내에서 유통 중인 고압가스용기는 제조·수입시 신규검사를 실시한 후 종류와 용량에 따라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주기별로 재검사를 받아야 한다. 2019년에는 약73만개의 고압가스용기가 재검사를 받았으며 올해는 9월 말 기준 약55만개의 용기가 재검사를 받았다.

고압가스용기를 재검사하는 기관인 전문검사기관은 국내에 16개소가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전문검사기관이 검사품질 문제로 지적을 받으며 검사품질을 철저히 하기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해졌다.

이에 따라 공사는 2019년 ‘고압가스용기 재검사 주요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고압가스용기 재검사항목 중 주요공정인 내압검사와 단열검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부실검사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017년 LPG용기 전문검사기관을 대상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검사품질을 확보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참고해 고압가스용기 전문검사기관에도 이와 유사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하게 됐다.

또한 올 9월에는 고압가스용기 전문검사기관 대상으로 등급제 평가, 작업자 재검사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용기 안전 확보 및 사고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공사는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며 고압가스용기 안전관리에 만전을 다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약속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