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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글] 空手來 空手去
이락순 기자  |  rslee@igas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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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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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필요가 없지만 나중에 두고 쓸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쌓아뒀던 추억의 물건들. 사계절의 시간이 흘렀어도 그 자리에 먼지만 쌓인 채 그대로 있다는 인지하면 감각조차 무뎌진다.

우리는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하는 색 바랜 물건들이나 철지난 옷가지를 두고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거라는 착각 속에 쉽게 내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저 단순한 물건이라기보다는 추억과 기억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제 3자가 보기에는 쓸모없는 물건임에도 정작 본인은 아까워서 처분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

세상의 모든 물건은 잠시 빌려 쓰고 돌려주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 세상을 모두 얻었다고 해도 결코 즐거워하거나 환호성을 이어갈 필요는 없다. 또한 이 세상에서 원하는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해서 슬퍼하거나 괴로워하는 시간도 길어질 필요가 없다.

영원히 곁에 있어줄 나의 것도 없고 너의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매일 새로운 것과 만나기도 하고 과거의 것들과 이별할 수밖에 없다. 영원할 줄 알았던 관계와 물질도 만남과 헤어짐을 무수하게 반복하고 있다. 개인의 인생사를 통틀어도 그저 잠시 동안만 머물다가 떠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삶의 경험상 모가 난 돌처럼 살면 부딪쳐서 아프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조약돌처럼 부대끼며 살아도 아프지 않게 둥글둥글하게 사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피로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모난 돌도 아프게 부딪히며 깎여지게 되면 조약돌이 되어 드넓은 바다에 다다르게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으면 한다.

그래서 더불어 살고 함께한다는 말이 참 다정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수백 년 수천 년을 살아온 숲속의 나무들도 바람이 부는 쪽으로는 가지를 뻗지 않는다고 한다. 바람이 부는 대로 뻗어내야 비, 바람을 피해서 오래 살 수 있고 깊은 숲을 이루는 인연을 지속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과 어울리며 조화를 이뤄 더불어 살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생애 최고의 날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곳간은 자주 비워내야만 채우는 기쁨도 생긴다. 시간이 지나도 계속 쌓여만 가는 곳간의 주인은 결코 내가 될 수가 없다.

물질적으로 우리는 빈손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아무 것도 갖지 못하고 떠나는 것이 세상의 모든 미물을 포함한 우리네 인생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것을 가졌다고 해서 남들보다 밥 한 끼를 더 먹는 것도 아니고 맛있고 비싼 것을 먹는다고 해서 소화를 더 잘 시키는 것도 아니다. 똑같이 하루 세 끼를 먹고 잠도 매일 자야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떠나는 인생에 대한 추억과 기억을 남기는 것은 그들의 삶의 방식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잊지는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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