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산업용가스업계는 물류비, 인건비 및 전력원단위의 변화 등에 따른 생산원가 변동요인으로 인해 공급단가조정에 따른 수요처 및 유통업체와의 마찰에 휘말리고 있다.
더욱이 지난 9월 이후 발생된 산소, 질소 등 액체가스 공급부족 현상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조정문제가 업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어 이에 대한 수요처의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액체플랜트의 생산현황은 시장으로의 공급부족사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최저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는 일부 액플랜트가 설비보강의 문제가 심각하게 겹쳐져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액메이커들은 현재의 유통상황을 감안, 가동률을 낮추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철강, 화학 등 대규모 수요처들의 기체가스 사용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액체가스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런 와중에 대기업들의 자가플랜트에서 공급돼 왔던 잉여가스 공급량 마저 현저히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엎친데 겹친꼴로 액체가스 생산량 조절의 마지막 보루였던 서울냉열마저 설비이상으로 인해 11월 중순현재까지 전면 또는 공장가동 시간을 대폭 줄이는 바람에 공급이 원활치 못한 상황이다.
한편 국내에서 액체가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플랜트로는 대성산소가 유일하게 반월과 양산 등에 보유하고 있고 신일소재 및 나머지 대부분의 플랜트는 기체전문 또는 기체와 액체 생산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지만 액체가스 생산의 경우 생산원가대비 채산성이 낮아 부득이 액체생산을 줄이는 결과도 빚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액체가스대비 기체가스의 시장구조는 지난 92년까지 전체 수요량의 50%이상을 차지한 액체가스가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온사이트 및 파이프라인 공급방식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현재는 기체가스 공급량이 전체의 55%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체가스는 대부분 국내 최대 공급업체인 한국산업가스를 중심으로 한 울산지역과 비오씨가스코리아의 포항, 대산지역에서 주로 공급되고 있으며 천안, 아산, 여천, 기흥, 군산, 대전 등에서 온사이트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이같은 기체가스로의 공급 전환분위기는 산업용가스 공급사업이 장치산업인 탓에 최소의 투자비와 인력투입으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사업형태 변화의 일환으로 상대적으로 투자비와 단위생산비가 높은 액체가스 비중이 그만큼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더욱이 다국적 산업용가스기업들의 경영전략에 따른 국내 CEO들의 경영방식이 90년대에는 매출위주의 외형 부풀리기와 시장을 중심으로 주력해 오다가 2000년 들어서는 이익창출의 비중을 높이고 주주중심으로 변환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는 수익이 미진한 사업분야에 대해선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각 사가 전면적인 원가분석에 돌입한 결과 앞으로의 액메이커 투자계획은 장기간의 투자수익이 보장되는 파이프라인과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가스 사업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탈(脫)액체가스 사업 형태로 진행될 것이 유력하다.
실제로 가스제조업체가 분석하는 현재의 분야별 시장점유(매출) 구조는 파이프라인이 55%, 액체가스 공급시스템이 25%, 특수가스와 장비 및 기타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15～20%로 구성돼 있다.
액메이커의 수익구조상 파이프라인과 특수가스 그리고 직거래처를 제외한 유통업체(충전.판매)로의 공급비중(5～15%) 자체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액메이커의 연간매출에는 10%이상의 기여를 하고 있지만 순이익부분에서는 여타 사업의 절반이하 수준인 1～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를 근거로 가스제조업체들은 장래성과 시장성, 투자수익성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모든 부문에서 액체가스 제조분야가 최하의 사업순위로 밀려나 있고 투자에 따른 회수기간도 파이프라인이 30～45일, 특수가스가 현금거래 또는 30일 전후, 액체가스는 1백20일 가량의 외상매입 평균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액체가스는 제품이 동일한 반면 파이프라인과 특수가스는 순도 및 원단위 생산가를 통해 제품에 대한 차별화가 가능해 사업적인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는 사실도 앞으로의 사업전환정책 결정에 가장 큰 요인중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일선 액메이커의 생산 및 재무.기획담당자들도 매년 꾸준한 수요증가를 나타내는 파이프라인 공급의 경우 전력 원단위가 낮아지는 반면 이와는 별도로 액체가스를 생산.공급해야할 경우 현재의 가격구조에 대해선 사업성에 대한 불만족을 표시하고 있다.
결국 일반 충전소와 판매업소가 주력하고 있는 액체가스 공급시스템에 대한 원가부담은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 되고 있다.
물론 충전업계의 경우 제조업체와 실수요처 그리고 판매업소 사이에서 동일한 제품에 대한 경쟁력의 부재가 사업적인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인 탓에 가격인상 요인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영업에 대해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형상이다.
가뜩이나 경기사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거래처가 공급처인 충전업계의 요구사항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지만 신규업체의 등장 등으로 인한 동종업계간 경쟁이 심해져 업계 내부의 조율마저 어렵기만 하다.
액체가스 생산.공급업체는 앞으로 점진적이긴 하지만 현재 시중에 형성된 가격의 200% 수준까지 공급가격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게 여타 사업부문과 대비해 수익구조를 평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이런 식으로 진행될 경우 충전.판매업계의 경제적인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그에 합당한 영업전략에 따라 경영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충전업계와 판매업계가 액체가스 유통업체로서 짊어져야 할 과제인 셈이다.
유통업체들도 사업을 통한 이익창출에 목적이 있다면 제조비에 대한 원가분석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합당한 가격정책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수요처가 현재와 같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토로하며 터무니없는 요구조건을 제시한다면 거래관계 포기는 물론 투자대비 수익발생을 위해서라도 다른 사업을 찾아보거나 결국 동종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다.
기체가스 사업에서 발생된 이익을 가지고 액체가스 사업에서 손해본 부분을 메울 수밖에 없는 경우라면 누구라도 기체가스만 생산하는 구조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사업방법임을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