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은 1분기 수주금액 57억달러, 수주량 260CGT(보정톤수)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CGT란 선박별로 단순무게에서 부가가치까지 합산한 수치로 높은 건조원가 및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LNG선 및 드릴십 수주량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하지만 한국은 상선시장에서 여전히 세계 1위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2위 중국과의 격차는 갈수록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1분기 수주금액 41억 달러, 수주량 250CGT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1분기 수주금액 83억달러, 수주량 190CGT를 기록했다. 1년 새 수주량은 70CGT 늘었지만 수주금액은 26억달러나 줄었다. 반면 중국은 전년동기대비 수주금액 10억달러, 수주량은 140CGT의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5년 동안 한국은 단순 선박 건조량이나 총톤(GT)에서는 중국의 물량공세에 밀려 왔지만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드릴십 및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대량 수주하면서 수주금액 및 CGT에서는 큰 격차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1년 사이 양상이 달라졌다. 한국은 수주량은 늘었지만 수주금액이 줄었고 중국은 모든 부문에서 성장했다. 수주금액만 해도 지난해 중국과 50억달러 이상 벌어졌던 격차는 올 들어 16억달러 차이로 좁혀졌다. 실제로 척당 2~3억 달러를 호가하는 특수선 드릴십의 경우 한국은 지난해 1분기 7척을 수주하는 등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올해는 단 한 척 수주에 그쳤다.
이와 관련 국내 조선업체 관계자는 “반드시 한국의 실적이 저조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상선 시장 침체가 워낙 장기화 돼 있고 중국의 경우 자국 조선소에 우선 발주하는 정책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전문가들은 불황은 이미 바닥을 찍었지만 수요가 살아나는 올 4분기까지는 국내 상선 시장 수익성 개선이 불투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상선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특수선 수주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유재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2년간 과도한 투기성 발주로 올해 들어 드릴십, LNG선 발주가 부진을 보이고 있다”며 “컨테이너선 위주 상선 발주는 긍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수주 수익성은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