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디스플레이는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반도체 부문 수출 규모는 약 31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82억9,000만달러에 비해 약 10.4% 증가했다. 7월에만 전년 동월(39억4,000만달러)대비 21.7%나 늘어난 48억달러의 수출을 올려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 증가로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늘어나고 수급 개선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갔다. 시스템반도체는 지난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탓에 4월(-3.3%)과 6월(-9.3%)에는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전년대비 2.3% 감소한 부진을 딛고 4.7% 증가로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보여 향후 전망도 밝은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하반기 스마트기기 수요 확대로 성장률도 상반기 1% 대에서 하반기 8%대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반도체 강국인 국내 수출 물량 확대가 기대된다.
반면 반도체와 달리 디스플레이는 수출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7월까지 디스플레이 부문 수출 규모는 약 173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76억7000만달러에 비해 오히려 약 2% 가량 줄어들었다.
7월만 놓고 봐도 23억6,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5.1% 감소하며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수출 감소세를 보였다. 이러한 감소세는 최대 수요시장인 TV 시장의 부진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아직까지 시장의 주를 이루고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대형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수출 규모 감소로 이어졌다. 또 그동안 지속돼 온 중국 정부의 절전형 가전제품의 보조금 정책이 지난 5월 말로 종료되면서 중국 내 수요가 줄어든 것도 수출 감소에 타격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동안 시장에 재고가 많이 쌓인 상황에서 패널업체들이 설비투자 감소와 공장 가동률 조정 등으로 수급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 둔화로 인한 패널 수급 약화는 지속되면서 하반기 수출도 감소세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기기용 소형 패널 외에 TV와 PC 등 중대형 패널에서는 특별한 수요 모멘텀이 없어 패널크기간 온도차도 심화될 전망이다. 여기에 패널 업체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오픈셀(LCD 패널에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 컬러필터, 액정만이 조합된 상태로 백라이트유닛(BLU), 구동드라이버IC 등이 장착되지 않은 일종의 반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어 수출 실적으로 잡히는 매출은 축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해외 소재 국내 업체의 공장에 공급되는 OLED 패널의 수출 물량으로 LCD에서의 감소분을 상쇄하며 5%대의 성장률을 보였다"면서 "당초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까지의 부진이 예상보다 커 달성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