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총액 1조9,000억원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삼성의 석유화학, 방위산업 부문 4개 계열사를 매각,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삼성그룹은 지난 11월 26일 이사회와 경영위원회를 통해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한화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매각 금액은 총 1조9,000억원 규모다.

삼성테크윈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동시에 양도된다. 현재 삼성테크윈의 주주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증권 등이며 삼성종합화학의 주주사는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등이다. 이번 인수로 인해 삼성종합화학의 최대주주(38.4%)인 삼성물산은 18.5%의 지분을 남겨 한화그룹과 화학 분야에 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이처럼 삼성은 비주력 부문을 정리함으로써 전자, 금융서비스, 중공업건설 중심으로 사업 구도를 재편했다. 삼성이 이 같은 대규모 계열사 매각을 추진한 것은 IMF 이후 처음이다.

한화, 단숨에 재계 9위 도약 석유화학 및 방산부문 국내 1위

반면 한화는 이번 빅 딜에 따른 인수로 단숨에 재계 9위로 올라서게 됐다.

한화그룹은 이번 계약에 따라 상장회사인 삼성테크윈의 지분 32.4%를 확보해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어 삼성테크윈은 삼성탈레스 지분 50%도 갖고 있어 한화그룹은 삼성탈레스의 공동경영권도 보유하게 된다. 아울러 삼성테크윈은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23.4%(자사주 제외)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그룹이 이번에 인수하는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와 삼성테크윈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의 지분까지 합하게 되면 한화그룹은 삼성종합화학 지분 총 81%(자사주 제외)를 보유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밖에 삼성종합화학은 삼성토탈의 지분 50%도 보유하고 있어 한화그룹은 삼성토탈의 공동경영권도 확보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2013년 기준 방위사업 부문 매출이 1조원 규모에서 약 2조6,000억 원으로 증가해 국내 방위사업 분야 1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또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인수로 석유화학사업 부문 매출규모가 18조원에 이르게 돼 석유화학 산업에서도 국내 1위의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이번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 60여 년 한화그룹의 역사 동안 줄곧 그룹 성장의 모태가 돼 온 방위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의 위상을 국내 최대 규모로 격상시켰다”고 밝혔다.

한편 방위사업과 유화사업의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한화그룹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빅 딜이 성사됨으로써 한화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기반한 중장기 사업구조 재편작업을 일단락 했고 주요 사업부문에서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확고한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