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반도체시장 급랭 등 갖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일부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예상 밖의 고성장을 구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선 충전소를 비롯한 중소규모 업체들보다는 액메이커, 수소메이커, 특수가스제조업체 등 비교적 큰 규모의 업체들이나 각 사업분야별 선두업체들이 매출액 및 순이익 성장률 모두에서 한층 탁월한 실적을 보여줬다.
실제로 조사대상 업체 22개사중 전년대비 매출성장을 기록한 업체는 20개사로 91%에 달했지만 한국산업가스(대표 이수연), BOC가스코리아(대표 Dave Taylor), 에어리퀴드코리아서비스(대표 Bernard Dhainout, 이하 ALKOS), 대한특수가스(대표 이준열), 선도화학(대표 이한용), 한국탄산(대표 이강호), 엔케이(대표 박윤소), 한중CIT(대표 권훈택) 등 8개사가 최소 16%에서 최고 91%에 이르는 고도성장으로 전체 업계의 상승을 주도했다.
이같은 결과는 중소업체에 비해 대형업체가 가격인상, 비용절감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 경기하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건의 폭이 넓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순이익 또한 22개사중 15개사(68%)가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서도 한국산업가스, 대한특수가스, ALKOS, 엔케이, 한중CIT 등 5개사는 61%～368%의 뛰어난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국내 5백대기업에 지난해에는 매출액기준 2개사, 순이익기준 6개사만이 포함되는데 그쳤지만 올해에는 매출액기준 2개사와 순이익기준 8개사로 늘어났으며 순위도 대폭 뛰어올랐다.(관련기사 12면)
한편 이번 ‘2001년도 총결산’은 산업용가스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22개사를 임의로 선정, 표본으로 삼아 이루어졌으며 아래에 제시된 실적은 금융감독원 등 공식적으로 등재된 자료를 참조했다.
구체적으로 22개사의 구성은 액메이커 4개사, 탄산메이커 4개사, 수소메이커 2개사, 특수가스업체 2개사, 고압용기 및 저장탱크 제조업체 2개사, 기타 주요업체 8개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액메이커 4社] 총매출 4천4백억원…고도성장 구가
대성산소(이하 DSS), 한국산업가스(이하 KIG), 프렉스에어코리아(이하 PKC), BOC가스코리아(이하 BOCK) 등 액메이커 4社가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지난해 평균매출성장률이 18%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구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각사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액메이커 4社는 KIG 1천4백53억원, DSS 1천1백47억원, BOCK 9백17억원, PKC 8백73억원 등 총 4천3백9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러한 실적은 2000년의 3천7백3억원에 비해 18.6% 성장한 것으로 2000년의 매출성장률 19%와 거의 동일한 수치이지만 금액으로는 6백89억원이 증가해 오히려 2000년(5백92억원)을 넘어서는 매출증대를 나타냈다.
연도별로 살펴봐도 이들 업체는 6년전인 96년 2천2백6억원, 97년 2천6백7억원, 98년 2천6백35억원을 거쳐 99년 3천1백11억원으로 처음 매출 3천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 매출증진에 한층 박차를 가함으로서 2000년 3천7백3억원을 지나 단 2년만인 지난해 4천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매출액을 합작해낸 것이다.
이는 96년대비 2배에 가까운 매출신장이며 연평균 매출상승분은 무려 4백37억원에 이른다.
지난해의 경우 전반적인 경기침체는 제쳐두고라도 액메이커를 비롯한 산업용가스업계의 최대 수요처인 반도체산업이 역대 최악의 사태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와같은 놀라울만한 성적을 거둔 것은 산업용가스가 국가산업의 최밑단을 구성하고 있는 기초소재로서 경기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뎠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또한 업체들 스스로 가격인상, 원가절감, 비용감소, 대형 투자 자제 등 다각적인 노력을 병행함으로서 효율성 중심의 기업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사실도 위기극복에 큰 힘을 실어줬다.
반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KIG(1백38억원), PKC(1백2억원), DSS(60억원)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BOCK가 1백21억원의 순손실을 보여 4社의 총 순이익은 2000년보다 38%하락한 1백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액메이커 4社의 순이익은 96년 1백22억원, 97년 66억원, 98년 48억원, 99년 -175억원, 2000년 2백97억원 등 매출액과 달리 연도별로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BOCK의 순손실이 실적악화나 경영부실이 아닌 영업외적 요인에 의한 결과라는 사실은 올해 밝은 전망을 가능케 한다.
실제로 BOCK의 순손실은 막대한 외환차손 및 외화환산손실로 인해 영업외비용이 전년대비 249% 늘어난 2백46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즉 영업외비용이 예년 수준이었다고 가정한다면 BOCK는 대략 30억원 정도의 순익을 얻을 수 있었으며 액메이커 4社의 총순이익도 전년대비 11% 상승한 3백30억원 규모가 됐다는 결론이다.
한편 액메이커 4社가 월드컵 등 각종 특수 및 경기회복이라는 호재를 안고 시작한 올해에 지난해와 비슷한 정도의 매출증대를 보여준다면 1년만에 5천억원대 진입도 결코 어렵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탄산메이커] 시장 지속 팽창…원료수급 불안 과제
지난해 국내 탄산메이커들 또한 매출액이라는 외형적 성장과 순이익이라는 이익실현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성공적인 한해를 보낸 것으로 평가된다.
탄산메이커 7개사중 공식적인 결산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던 태경화학, 선도화학, 한국탄산, 동광화학 등 메이저 4개사를 대상으로 국내 탄산시장을 돌이켜보면 지난해 이들 4개사는 총 6백92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비 6%가량 성장한 것으로 각사별 비중은 태경화학이 38.1%, 선도화학이 19.8%, 한국탄산이 15.8%, 동광화학 26% 등이다.
물론 이들 4개사의 매출이 100% 탄산의 제조 및 판매를 통해 이루어진 것은 아니며 동광화학의 경우 탄산매출비중이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밝혀둔다.
또한 4개사의 총 순이익은 50억4천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4개사의 2000년의 총매출 6백52억원, 순이익 30억9천만원과 비교할때 매출은 6%, 순이익은 무려 31%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탄산업체들은 시장규모의 상승폭에 비해 수익성장률이 다소 낮다는 그동안의 지적을 지난해에는 말끔히 해소한 셈이다.
업체별로는 태경화학과 선도화학의 약진이 두드러져 선두그룹을 형성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먼저 국내 1위 탄산메이커로 자리잡은 태경화학은 매출 2백64억원, 순이익 28억원을 기록해 2위업체인 선도화학을 매출액에서는 약 2배, 순익에서는 약 1.5배 정도 앞서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매출성장률(16%) 보다 순이익성장률(48%)과 영업이익성장률(43%)이 월등하게 높았다는 사실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에는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합에서 승리, 향후 10년간 ALKOS의 여수 제2플랜트 원료탄산 공급권을 확보(관련기사 10면)함으로서 원료수급불안 우려에서 가장 자유로운 위치를 점하고 있다.
선도화학 또한 지난해 매출 1백37억원, 순이익 18억원으로 각각 46.8%, 22%라는 대상업체 4사중 최고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시장지배력을 굳건히 다지고 있다.
매출액순이익률도 2000년의 15.4%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업계최고 수준인 12.8%를 기록하면서 태경화학을 무서운 속도로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회복을 등에 업은 상태에서 지난해 인수한 선도산업(舊한국메싸)을 적극 활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물량부족이 예상되는 성수기에 수급량만 잘 조절한다면 선도화학의 올해 전망은 예년보다도 상당부분 밝을 것으로 예견된다.
동광화학과 한국탄산은 각각 매출액과 순익에서 경기침체 및 영업외비용 증가 등의 이유로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특히 한국탄산은 남해화학 원료공급중단, ALKOS원료 공급권 확보 실패 등이 겹치면서 2002년이 다소 힘겨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메이커] 시장성 탁월, 후퇴없는 성장세 지속
현재 국내 수소시장은 덕양에너젠(대표 이덕우)과 SPG산업(대표 이성재) 등 쌍두마차 체재로 비견할 수 있는데 이들은 수소가 지닌 탁월한 시장성을 발판으로 지난해에도 역시 거침없는 성장성을 보여줬다.
물론 양사의 모든 매출이 수소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며 양사 이외에도 BOCK가 현대석유화학과 포항제철을 통해 각각 9천㎥/hr, 3백㎥/hr 규모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어 이들의 실적만으로는 정확한 국내수소시장 규모 파악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양사의 수소 매출비중이 월등히 높고 BOCK 또한 자체수요 후 시중유통되는 물량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지난해까지 2개사에 의해 국내 수소시장이 운영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덕양에너젠은 지난해에 전년비 14% 상승한 3백5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SPG산업도 6% 늘어난 1백9억원을 기록, 지난해 국내 수소시장은 대략 4백61억원 규모가 형성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의 4백10억원과 비교해 12.3% 증가한 것임은 물론 여타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IMF 등과 같은 국내외 경기에 다소간의 영향을 받았던 것과 달리 지난 96년이후 단 한차례의 마이너스 성장도 없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의 성장률만 이룩한다면 최초로 5백억원대의 매출액도 실현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매출액이 5년전과 비교해 2배가량 성장하는 동안 순이익은 96년 6억5천만원에서 지난해에는 40억5천만원으로 623%나 확대되는 등 매년 매출액대비 수익성이 큰 폭으로 향상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공급물량 측면에서도 보더라도 이같은 수소시장의 성장성은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99년 약 8천8백만㎥였던 수소시장이 2000년 1억5백만㎥로 19%가량 성장했으며 지난해에도 전년비 14% 늘어난 1억2천만㎥의 시장이 형성된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수소시장규모를 지난해보다 16%이상 확대된 1억4천만㎥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울산.구미를 위시한 경상권과 수도권 및 중부권에서는 덕양에너젠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호남권에서는 SPG산업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시장 발달과 함께 눈에 띄는 부분은 파이프라인보다 카트리지에 의한 공급방식 성장성이 다소 높다는 것으로 파이프라인은 2000년 6천6백만㎥에서 지난해 7천5백만㎥ 그리고 카트리지는 2000년 3천8백만㎥에서 지난해 4천5백만㎥로 늘어났다.
이는 광섬유, 정보통신, IT산업 등의 꾸준한 수요확대에 따른 것으로 양사는 올해 반도체.전기.전자 등의 카트리지시장은 '뚜렷한 성장', 파이프라인 공급방식의 석유화학용 수소는 '소폭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최근 BOCK는 기존 자가소비량을 제외한 약 2천1백㎥/hr의 물량을 가지고 국내 수소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올해 변수중의 하나로 작용할 전망이다.(관련기사 17면)
[특수가스, 고압용기 등 초강세]
기타 주요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경우에도 내부적인 원인이 아닌 경기침체.반도체시장 약화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매출이나 순익이 하락한 업체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만큼 지난해 좋은 실적을 보여줬다.
특히 ALKOS, 대한특수가스, 엔케이, 한중CIT 등 4사는 매출액과 순이익 공히 그 어느때보다도 빼어난 성적표를 얻어냄으로서 전세계 산업체들을 몸사리게 만들었던 경기하락의 파장을 무색케 했다.
구체적으로 12개 대상업체중 매출액 감소는 부산가스(대표 장상돈) 1개사에 불과했고 순이익 감소는 부산가스, MS가스(대표 전원태), 선도산업(대표 김규호, 舊한국메싸), 성원에드워드(대표 김중조), 영도산업(대표 박정무) 등 5개사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이중 반도체장비시장 침체라는 직접적 영향을 받은 성원에드워드를 제외하면 부산가스는 동국제강그룹에서 계열 분리됨으로서 동국제강 잉여가스 시장을 잃어버린데 따른 결과이며 MS가스와 선도산업은 매출원가 등 비용상승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실질적인 영업실적악화에 의한 결과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들 대부분이 지난해 부채비율이 감소했다는 사실은 이를 반증한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12개사의 총 매출액은 2000년 2천1백82억원에서 지난해 2천7백58억원으로 26% 확대됐으며 순이익 또한 전년(96억원)대비 80% 성장한 약 1백7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산업용가스 업체들은 IMF시절을 능가하는 최악의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오히려 최선의 실적을 도출해낸 것이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준 액메이커급인 ALKOS가 전년대비 91%의 매출성장으로 단연 눈에 띄는데 97년 9억6천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31배에 달하는 3백51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창사최초로 흑자 전환됐음은 물론 순이익 폭이 47억원에 달하는 등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
대한특수가스와 엔케이도 각각 전년비 76%, 36% 성장한 4백54억원과 4백65억원의 매출을 올려 역대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특히 양사는 순이익에 있어서도 53억원(61%)과 30억원(368%)을 나타내 올해의 전망을 한층 밝게 했다.
한중CIT도 매출이 2000년대비 41% 증대된 75억원을 올린데 이어 순익은 364% 증가한 9억원을 기록, 엔케이에 아쉽게 4%가량 뒤진 산업용가스 업계 2위의 순익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반도체장비 및 특수가스 공급업체인 성원에드워드는 반도체장비시장 축소영향으로 매출액은 상승했지만 과거 3년간 유지해오던 40억원대의 순이익이 지난해 19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외에도 경인가스공업(대표 이의근)이 매출 1백16억원과 순이익 8억7천만원을 기록한 것을 비롯 동해가스산업(대표 김정한)이 매출 1백5억원.순이익 5억원, 신창(대표 최종윤)이 매출 62억원.순이익 3억원 등으로 2000년에 비해 매출과 순이익 모두가 상승했다.
한편 위에 언급된 총 22개사중 한국산업가스가 매출액(1천4백53억원)과 순이익(1백38억원)에서 공히 1위를 차지, 2001년 산업용가스 최고 업체의 영광을 차지했다.
또한 ALKOS는 매출성장률(91%)과 매출액순이익률(15.8%), 매출액영업이익률(21.1%) 등 3부문에서 1위를 마크해 지난해 가장 효율적인 비지니스를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엔케이가 순이익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에서 각각 368.6%, 805.4%를 보여 압도적 차이로 수위(首位)를 점유했으며 부채비율은 대한특수가스가 23%로 조사업체중 가장 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