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철강업체 및 석유화학업체들의 자가플랜트 정기보수점검(overhaul)이 잇따를 전망이다.
최근 본지가 국내 주요 자가플랜트 소유기업들을 대상으로 올해 정기보수점검 일정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포항제철, INI스틸, 한보철강 등 메이저 철강업체들은 7~8월을 기해 대부분 자사 산소공장의 보수점검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현대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등 석유화학 업체들은 5~6월중 최소 2주에서 최대 한달가량 Overhaul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메이저 자가플랜트 운용업체들의 정기보수점검에 있어 특이할만한 부분은 동일업체들이 유사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점검을 실시한다는 점으로 이는 각 업체들이 경쟁사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일종의 전략적 결정 때문으로 판단된다.
특히 석유화학업체는 상반기, 철강업체는 하반기로 크게 양분되어 있다는 사실도 예년에 이어 올해에도 또다시 나타난 눈에 띄는 현상이다.
○ 철강업계
먼저 총 11기의 ASU플랜트를 보유하고 있는 포항제철 지난 2년간 대부분의 보수와 정비를 마쳤기 때문에 올해 별도의 정기보수점검은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단지 5호기(25,000㎥/hr)와 6호기(25,000㎥/hr)만이 플랜트의 능률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한 일명 ‘합리화사업’의 일환으로 약 3개월간 가동을 중지하고 시스템개선과 정비에 들어간다.
이중 5호기는 지난 2월부터 4월말까지 정비를 마쳤으며 6호기는 오는 7월부터 10월까지 합리화작업이 예정되어 있다.
광양제철은 올해 총 12개 플랜트중 10개 플랜트의 보수점검을 진행하는데 흡착기를 교체한 제10플랜트(20,000㎥/hr)를 포함해 현재 제6플랜트(13,000㎥/hr), 제7플랜트(13,000㎥/hr), 제9플랜트(15,000㎥/hr)의 점검이 끝난 상태이다.
또한 광양제철은 지난 4월29부터 열교환기 코어 교체 등이 진행중인 제3플랜트(10,000㎥/hr)에 이어 제5플랜트(13,000㎥/hr) 6월3일～8월6일, 제4플랜트(13,000㎥/hr) 9월2일～23일, 제2플랜트(13,000㎥/hr) 10월1일～22일 등과 같이 정기보수일정을 잡고 있다.
동인산업가스를 통해 잉여물량을 공급하고 있는 동국제강의 경우 기산1공장(1,000㎥/hr), 기산2공장(1,400㎥/hr), 액산1공장(3,400㎥/hr) 등 3기의 플랜트가 오는 7월12일부터 23일까지 12일간 가동이 중단되며 액산2공장(7,000㎥/hr)은 8월5일부터 18일까지 14일간 정기보수점검이 진행된다.
그러나 동국제강의 Overhaul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다소간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한보철강도 제강공장 점검기간에 따라 변동이 가능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제철소의 가동중단시기에 맞춰 지난해와 유사한 8월초순경부터 약 1주일간 A지구 1호기와 2호기의 보수점검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동하지 않고 있는 B지구 ASU 3기는 Overhaul 대상에서 제외된다.
INI스틸은 인천공장이 7월부터 10월까지 그리고 포항공장이 7월부터 8월중 정기보수점검을 실시한다.
인천공장의 경우 가동과 휴지(休止)를 반복했던 ASU 2호기(2,000㎥/hr)를 제외한 8개의 플랜트를 순차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제강공장에 별다른 변동사항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ASU 1호기가 7월중 8일간, ASU 3호기 8월중 9일간, ASU 4호기 8월중 7일간, ASU 5호기 7월중 9일간 등의 순으로 진행되며 PSA 1.2호기는 9월중 10일간, PSA 3.4호기는 10월중 10일간 보수점검이 이루어진다.
아직 정확한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포항공장의 경우 7월말부터 8월초 사이에 약 4일간에 걸쳐 보수점검이 시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정기보수점검을 하지 않았던 한국철강은 일단 오는 8월8일에 점검을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있다.
그러나 제강공장과 한국전력측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날짜는 다소 변동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한국철강은 정확한 일정이 확정되면 ASU 1호기(7,000㎥/hr)와 2호기(3,000㎥/hr)를 순차적으로 15일～20일간에 걸쳐 Overhaul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체 및 물류이송업체들은 물량공급계획과 탱크로리 운행계획 등의 조정을 위해 분주하게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 석유화학업계
대부분의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철강업계보다 조금 이른 5～6월경 정기보수점검 실시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업체들은 산소.질소.아르곤 등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의 자가플랜트와 달리 주로 에틸렌계 제품을 제조하면서 발생하는 에틸렌계 산화가스(EO)를 탄산의 원료로 공급하고 있어 이들의 Overhaul은 최근 원료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탄산업계에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에틸렌과 관련 대림산업과 한화석유화학이 합병한 여천NCC가 5월중순부터 1개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고 약 한달간 보수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며 현대석유화학과 LG석유화학도 5～6월중 Overhaul을 추진할 방침이다.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제조 플랜트 또한 대림산업이 지난 4월 정기보수점검에 돌입한데 이어 5월중 LG석유화학이 보수점검을 앞두고 있으며 저밀도폴리에틸렌(LDPE)도 마찬가지로 현대석유화학, 한화석유화학, LG화학 등 3개사가 5～6월중 약 15～20일에 걸쳐 정기보수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실제로 최근 현대석유화학이 5월18일부터 24일간, 호남석유화학이 5월20일부터 21일간 제3플랜트의 정기보수점검 계획을 갖고 있음을 관련업체들에게 전한바 있다.
이로인해 업계전문가들은 5～6월 두달동안 국내의 에틸렌 생산량이 약 17만톤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있으며 HDPE와 LDEP도 각각 1만7천톤, 2만2천톤 수준의 생산량 감소를 전망하고 있다.
물론 유화업계를 비롯 국내의 모든 자가플랜트 overhaul 계획은 잉여가스 및 원재료 매입업체들에게 미리 통보되기 때문에 사전대책 마련이 가능하지만 올해초 남해화학의 원료공급중단이라는 악재를 겪고있는 탄산업계의 경우 성수기인 5～6월달에 집중된 석유화학업체들의 정기보수점검에 따라 일시적으로나마 수급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탄산메이커중 EO를 원재료로 공급받고 있는 업체는 태경화학.남우화학(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호남석유화학), 선도화학(현대석유화학), 창신화학.유진화학(호남석유화학)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