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이사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대치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메모리부문 매각을 골자로하는 마이크론과의 양해각서(MOU) 동의안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하이닉스 구조조정특위와 마이크론이 체결한 양해각서(MOU)는 이날로 효력을 상실, 양사간 매각협상이 사실상 결렬됐으며 마이크론도 지난2일 “하이닉스와의 메모리 사업부문 인수협상이 결렬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의 결정사항을 이사회가 거부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이사회는 ‘하이닉스 이사회의 입장'이라는 문건을 통해 “채권단이 작성한 잔존법인의 재건방안은 메모리사업의 매각대가로 인수할 마이크론社 주식을 최근 주가와는 달리 과다하게 산정했고 우발채무 발생규모와 시기를 비현실적으로 추정하는 등 타당성과 실현 가능성에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는 또 “회사가 처해있는 여러가지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다양한 해결방안을 검토한 결과, 메모리사업 매각이 그 자체로서는 의미있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반도체시장의 여건호전 및 신기술 개발로 인한 사업경쟁력의 향상 등을 고려할때 독자생존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하이닉스는 독자생존, 법정관리, 매각 재협상이라는 3가지 중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정관리라는 최악의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측이 ‘추가적인 자금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사표명을 했고 채권단도 매각이 최선책이라고 밝히고 있어 현재로서는 재협상이 추진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실제로 채권단은 지난3일 자문사인 SSB社를 통해 마이크론의 협상 ‘철회’과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