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국가의 안전 및 경제 사회발전을 이룩하는데 있어 가장 절대적인 원동력으로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의 신에너지 제조기술 개발은 최우선적으로 다루어져야 할 연구 분야이다.
현재 사용되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과 같은 화석연료의 유한성(有限性)과 사용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고려할 때 차세대의 이상적인 대체에너지로써 가장 주목받고 있는 자원이 바로 수소(H2)에너지이다.
에너지원 이용 추세로 살펴보면 산업혁명이후 석탄, 석유 등 탄소수가 많은 연료가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탄소수가 1인 천연가스가 주력에너지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속에서 21세기에는 탄소가 전혀 없는 무공해 자원인 수소가 가스 연료로서 각광을 받을 것이며 다시말해 점차 전기와 가스를 축으로 한 에너지 이용시스템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미래의 에너지원인 효율적 수소생산기술, 수소 저장 및 수송기술, 안전성 기술과 아울러 수소를 이용한 응용기술에 주안을 두고 각 분야의 연구를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미래 21세기 에너지안보 및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소에너지 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수소에너지 특징
궁극적인 미래 대체에너지원 또는 에너지 매체(Energy carrier)로서의 수소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수소는 연료로 사용할 경우 연소시 극소량의 NOx(질소산화물) 발생을 제외하고는 대기오염물질의 방출이 없다. 둘째 수소는 가스나 액체로서 쉽게 수송할 수 있으며 고압가스, 액체수소, 금속수소화물 등의 형태로 저장이 용이하다. 셋째 수소는 궁극적으로는 무한정인 물(H2O)을 원료로 제조할 수 있으며 사용 후에는 다시 물로 재순환되기 때문에 자원 고갈의 우려가 없어 화석연료 자원이 빈약한 국가에 적합한 에너지원이다. 넷째 수소는 산업용의 기초 소재로부터 일반 연료, 수소자동차, 수소비행기, 연료전지 등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수소는 발열량이 부피기준으로 천연가스의 1/3 수준이라는 점이 한계점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버너의 구조를 개조함으로서 이같은 문제를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액체수소연료는 단위무게로 볼 때 매우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으므로 보다 큰 연료탱크를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젯트유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으며 로케트연료로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수소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한 스팀개질(SMR)이나 부분산화(PO)공정에서 대략 6～8 ＄/GJ수준으로 제조되고 있으며 가격은 원료(천연가스)의 2배 이상이다. 열량당 가격만으로 비교하면 원유가의 3배정도 수준인 것이다. 기타 방법으로 제조하는 경우 수소 제조 비용은 더욱 높아지는데 바이오매스가 원료인 경우 10～17＄/GJ, 석탄 원료는 10～12＄/GJ, 전기분해법은 20～24＄/GJ, 태양전지-수소 40＄/GJ, 풍력-수소 20＄/GJ 등이다.
이러한 고가라는 단점 때문에 현재 수소는 에너지원으로는 특수 용도를 제외하고 거의 쓰이지 않으며 대부분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즉 수소로 에너지체계를 변화시키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수소의 가격인 셈이다.
이에따라 각국의 과학자 및 연구원들은 장기적으로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분해하는 방식의 수소생산기술 개발을 궁극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수소에너지 기술은 제조, 저장, 수송 및 이용 방법 등 다각적 분야의 기술이 종합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아직까지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은 기술들이 대부분이어서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각국 수소에너지 연구 현황
수소는 이미 1960년대에 우주개발의 필요성에 의해 수소 추진 로켓, 액체수소의 저장과 수송, 연료전지 이용기술 등이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일부 실용화되어 있으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공동 개발 추진 및 수소에너지 시스템 실증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 실용화를 목표로 1980년대 중반 독일에서 시작된 수소기술 개발계획은 이후 미국과 일본도 본격적인 계획 수립에 착수하여 미국은 1990년, 일본은 1993년을 기점으로 각각 대규모 수소기술 개발 프로그램(WE-NET)을 시작했다. 또한 아이슬란드는 세계 최초로 수소에너지 경제권의 창조를 목적으로 국가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수소에너지에 대한 각국의 연구개발 동향으로 볼 때 정부나 주정부 등 공공기관이 개발 자금을 부담해 적극적으로 개발을 지원하고 있고 기존 기술을 활용해 실용시스템을 구성, 문제점 해결과 시민에 대한 계몽을 주도함으로서 장래 시장 도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이용분야에 있어서도 환경개선 효과가 큰 수소 자동차를 개발.도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공통적인 특징이다.
○ 미국
먼저 미국의 경우 수소에너지 기술개발은 1990년 이른바 마츠나가 수소연구개발법안(Matsunaga Hydrogen Research and Development Act)이 성립된 후 1992년 DOE의 ‘수소프로그램(Hydrogen Program)’이 확정되면서부터 본격적인 기술개발이 시작됐다.
현재 미국은 연평균 1천8백만달러를 이러한 수소에너지 기술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DOE는 단기(2005년 0.6Q/년, 석유 5천4백만 배럴 해당), 중기, 장기(2050년 10Q/년)로 나누어 수소 도입량 계획을 설정, HTAP(Hydrogen Technical Advisory Panel)와 산업계.학계의 협력을 얻어 그 실현을 도모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중이다.
○ 일본
일본정부도 1993년 기존의 선샤인 프로그램, 문 라이트(Moon light) 프로그램, 환경기술 연구개발 프로그램 등 3부문을 통합하여 ‘뉴 선샤인 프로그램(New Sunshine Program)’을 개시했다. 이 가운데 수소에너지기술 연구개발 계획으로 WE-NET(World Energy Network)이 있으며 이를 중심으로 수소와 관련되는 모든 국책연구사업(민간관련 포함)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관련 일본은 1993년부터 2020년까지 28년 간에 걸쳐 총 25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으로 1998년에만 그 해 뉴 선샤인계획 전체예산인 577억7천1백만엔의 4.2%에 달하는 24억4천만엔을 투입했다.
일본의 WE-NET사업은 모두 3단계로서 이미 1단계 연구개발 기간을 마치고 2단계 연구개발 기간(1999～2005)에 들어가 있는 상태이다.
○ 독일
독일 정부의 수소와 연료전지관련 기술개발 예산은 1997년 2천5백만마르크(약 1백60억원)에서 2000년에는 3천1백만마르크(2백억원)으로 증가될 예정이다. 그외에 Bavaria 주정부도 2000년까지 1억5천만마르크(약 9백75억원)을 수소프로젝트에 투입할 계획으로 있다.
특히 독일은 수소저장 합금의 개발, 수소자동차의 개발 외에도 대체전원(PV system)으로부터 수소의 제조와 저장, 연료전지, 수소보일러, 수소자동차 등의 이용에 연결하는 수소에너지 시스템기술의 플랜트를 설치.운전하는 등 활발한 연구 수행으로 수소이용기술이 현재 이미 실용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수소자동차 보급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수소연료의 경제성을 수소제조와 공급시스템을 결합한 인프라로 실증하고 있으며 수소자동차의 청정성도 입증한바 있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으로 독일은 세계시장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 캐나다
EU(유럽연합)와 캐나다의 수소기술개발 공동프로젝트인 ‘EQHHPP계획’는 대표적인 수소에너지 기술 개발 프로그램이다. 이 계획은 캐나다에서 100MW의 수력발전을 통해 생성된 전력으로 수소를 연간 1만6천톤 생산, 유럽으로 해상 수송함으로서 수소를 에너지원로 이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EU 각국과 캐나다(퀘백州)와의 공동프로젝트로서 1986년부터 1998년까지 3단계에 걸쳐 실시됐다. 당초 목표로 한 수소의 대량수송은 자금문제 등으로 가능하지 못했지만 수송방법의 검토, 액체수소 저장탱크의 모델시험, 자동차.항공기.선박.제철 분야 등에서 수소이용기술의 개발을 수행했다. 특히 수소자동차의 경우 독일에서 1996년부터 도시 버스로 사용하는 등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EQHHPP외에 캐나다 정부는 CANMET(Canada Center for Minerals and Energy Technology)에서 CNHP(Canadian National Hydrogen R&D Program)를 담당하고 있으며 실제 연구개발은 NRCAN(Natural Resources of Canada)를 추진하고 있다.
○ 한국
우리나라는 1970년대 말부터 수소와 관련한 기초연구가 시작되었으며 1989년 과학기술처의 지원으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가 총괄하여 수소에너지 관련 기초연구를 대학 및 연구소에서 공동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초연구는 1단계 연구지원으로 마감되었고 이후 G7 과제에도 채택되지 못하면서 수소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사업 및 관련 연구소에서의 중장기 연구계획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특정과제로 추진되었던 연구내용은 수소의 제조기술, 수소의 저장기술 및 수소의 안전대책기술 등과 관련한 총 9개의 연구과제가 수행됐다. 한편 1988년부터 시작된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사업에 따라 1992년부터는 수소에너지 분야의 연구개발도 본격적인 지원이 시작됐다.
실용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용접 또는 절단용의 수전해에 의한 수소가스발생기나 연료전지용 수소제조 장치 등이 일부 보급되어 있고 실험실 가스크로마토그라피 분석기용 수소제조 장치 등이 실용화 가능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과학기술부에서도 2000년 10월부터 5년간 2단계로 나누어 총 74억원(민간자금 14억원 포함)을 지원, 고효율 수소제조기술개발을 장기적 안목에서 추진하고 있다.
이용기술에 대한 전망
각국의 우주개발프로그램에서 수소는 이미 주연료로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음은 물론 내연기관용 및 전기 동력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운송수단의 연료가 될 수 있어 현재 활발한 실증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수소는 가벼운 무게와 우수한 연소 성질 및 환경 친화성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항공기 연료로서 자질을 갖추고 있어 독일과 러시아의 경우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항공 수송의 개발에 협력키로 동의한바 있다. 일본도 수소연료가 사용되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초음속 수송에 대한 연구와 개발 작업에 돌입했다. 전기생산 분야에 있어서도 수소 연료전지는 깨끗하고 조용할 뿐만 아니라 효율도 높아 다용도로 쓰일 전망이다.
분산형 전원으로서 수소는 크게 대형발전소에서 전력 생산에 이용될 수 있다. 이러한 독특한 성질들 때문에 수소 연료전지의 발전 용량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잠수함 동력원으로서의 활용까지 예상된다.
특히 항공 우주선 분야에 있어서는 ‘slush hydrogen(액체와 고체 수소의 혼합물)’의 효과로 기대되는 에어로스파이크(aerospike) 로켓 엔진을 사용함으로서 수소의 독특한 성질을 활용해 저장장치를 축소시킬 수 있어 기존대비 1/3 크기의 우주선 제조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소저장재로 쓰이는 금속수소화물의 특성을 활용해 보다 작은 수소-수소화물 배터리나 전기 자동차에 사용하는 보다 큰 배터리들은 이미 상업화되었으며 냉동기와 열펌프에서의 수소-수소화물 에어컨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촉매 연소기술은 연소이용시 무화염 연소를 시켜줌으로서 안전한 수소이용을 도와줄 수 있다.
수소에너지 관련 기술들은 장차 화석연료의 시대가 지나고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경우 필연적으로 요청되는 기술이다. 이들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무한하나 앞으로 얼마만큼 화석에너지 시대가 지속할 것인지에 따라 그리고 지구 환경공해의 심각성과 그 진전 정도에 따라 시급성이 결정될 문제이다.
즉 지구온난화 문제가 가시화 될 경우 화석연료의 사용제한이나 탄소세금 등의 문제가 구체화되어 의외로 빨리 에너지시스템이 대체에너지를 근간으로 하는 수소에너지 체계로 전환될 수도 있다. 특히 최근 배럴당 30＄이상 계속되는 고유가 행진과 중동지역의 정치적 불안에 의한 에너지 수급불안정에 대한 우려는 대체에너지의 개발 경제성을 높여주고 있음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불과 25년전만해도 1974년 3월 미국에서 수소 에너지에 대한 최초의 국제 회의(THEME conference)가 열리고 IAHE(국제수소에너지협회)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에너지 매체로서 수소에 대한 투자는 거의 없었으며 수소에너지, 수소경제(Hydrogen Economy), 수소에너지시스템(Hydrogen Energy System)의 인식조차 없었다.
그러나 현재에는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에 18개의 수소 전담 기관이 존재한다. 또한 국제표준기구(ISO)는 수소에너지 기술에 대한 국제적 표준을 준비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 ISO/TC-197이라는 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그 첫 모임에서 수소에너지 기술의 표준에 대한 작업을 위해 10개의 하부위원회가 형성됐다. 이같은 움직임으로 볼 때 수소에너지 시스템 기술을 포함하는 각 분야의 요소기술 산업의 성장성은 상당히 밝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