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산업용가스 제조와 분석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수요처들이 제품의 순도를 믿지 못하는 등 불신풍조가 만연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수요처들의 경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인증한 순도조차 특별한 이유없이 신뢰하지 않고 있어 관련업계가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제조, 판매,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특수.혼합가스는 일반적으로 그 제조업체가 특정 순도와 보증 기간을 보증하고 있으며 혼합가스도 혼합비율 및 혼합 정밀도를 제조업체에서 보증한다. 그러나 많은 이같이 업체가 보증하는 순도나 혼합정밀도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용가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요처들이 외산 수입가스의 순도는 맹목적일 정도로 신뢰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 제조한 산업용가스의 순도에 대해서는 아예 믿으려고 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 충전소는 물론 액메이커들이 보증하는 순도조차 불신하고 있어 상호간 신뢰구축에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불신풍조가 반도체업체 등 고순도 가스를 사용하는 중대형 수요처들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고 불신의 이유도 대부분 사실에 근거했다기보다는 국산 제품의 품질에 대한 막연한 의심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성을 더한다. 이로인해 일부 수요처들의 경우에는 표준과학연구원에서 분석한 결과조차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모 충전소의 사장은 “산업용가스의 순도를 공식 인증해 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관인 표준연의 분석결과까지 불신할 때에는 더 이상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이러한 이유로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외산 제품을 수입해 사용하는 업체들이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표준연과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용가스 제조기술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있고 각종 정밀장비의 개발도 잇따르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순도를 속이거나 정확하지 않은 비율로 혼합가스를 제조.공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이미 오래전부터 표준연을 중심으로 대성산소, 덕양GAS, 메싸MS가스 등이 공동으로 반도체 공정용가스의 측정기술 개발에 주력한 결과 순도측정에 있어서도 충분히 신뢰할 만한 기술력을 쌓았다는 설명이다.
물론 고도의 정밀함을 요하는 산업일수록 산업용가스의 순도는 중요한 요인임에 틀림없고 이러한 불신의 근본원인을 과거 산업용가스업계의 부족했던 기술력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국산은 안돼!’라는 내재된 선입견을 타파하는 것이 수요처와 산업용가스업계 모두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