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주축으로 특수가스 시장의 ‘Maid in Korea’ 시대가 본격 만개(滿開)하고 있다. 이는 한국이 산업용가스의 최대 수요처인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세계 2위의 반도체 생산국인데다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국인 대만과도 인접하고 있어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6월초 현재까지 산소, 질소, 아르곤 등 3대 산업용가스를 제외한 국내 특수가스 제조기지는 공식화된 것만 에어프로덕트(한국산업가스, 대한특수가스), 프렉스에어코리아, 대성산소, 덕양가스, 대백신소재 등 총 5개소. 이달부터 남아共 공장에서 생산된 NF3를 공급하는 BOC(성원에드워드)나 메싸, 매티슨가스 등과 올해초 국내법인을 설립한 칸토덴카 또한 한국에 생산설비는 없지만 저장소 및 충전소를 건설하고 국내 특수가스시장의 본격 공략에 나서고 있다.
먼저 프렉스에어코리아는 반도체특수가스 국산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기흥공장에 CVD공정중 클린룸 유지에 사용되는 C3F8 제조설비를 완공하고 현재 순도 99.96%의 제품을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페어차일드코리아 등 메이저 반도체 제조업체들에게 공급중이다.
한국산업가스도 올해 4월경 시화공단에 SiF4 및 NF3 생산설비를 짓고 양산에 돌입, 반도체제조업체와 섬유광학업체들을 대상으로 제품 공급에 나섰다. 이 회사는 국내수요충당은 물론 대만,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으로의 수출로 확보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성산소 또한 대전에 모노실란, 디실란 등 실란계 혼합가스를 비롯한 반도체용 특수가스 및 혼합가스 제조공장이 마무리단계에 있다. 특히 대성산소측은 대전공장에 독성가스 저장소도 함께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자소재기업인 대백신소재는 지난2월 NF3 공장설립을 발표, 산업용가스 업계를 놀라게한 주인공으로 2백억원의 자금을 투자해 건설중인 경북영주의 특수가스공장이 현재 시험가동을 앞두고 있다. 대백은 NF3외에도 5～6종의 특수가스를 추가로 취급할 계획이며 자체개발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예상과는 달리 올해중 생산을 개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올해초를 기해 주요 메이저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국내 특수가스 제조공장 설립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국내시장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에 진출한 4대 액메이커중 유일하게 국내생산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BOC가 천안저장소를 설립, 남아공 공장을 통해 NF3 공급을 개시하고 있고 불소계열 산업용가스의 선두주자인 일본 칸토덴카가 지난 2월 칸토덴카코리아를 설립한 이유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경우 한국은 세계 최고의 시장이자 대만과 일본 등지와 인접한 최상의 입지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더욱이 최고의 기술력에 비해 일본, 대만과 달리 저렴한 인건비와 물가도 이같은 제조공장 설립에 큰 몫을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까지 이들 업체들의 공급제품이 반도체용 특수가스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보여진다. 그러나 대부분의 업체들이 신규공장을 아시아 공략을 전진기지로 삼을 방침이고 이를 발판삼아 여타 산업용특수가스로 취급능력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韓國産 특수가스의 위용이 아시아를 지배할 시기가 머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