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재검사로 인해 사용가능한 고압용기 밸브의 63%가 폐기처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전국적으로 약 8억원 이상의 불필요한 경비가 소요되고 있으며 1개 충전소당 연간 5백여만원에 달하는 비용부담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본지가 전국 1백60개 산업용가스 충전소들을 대상으로 밸브 구입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간 약 21만여개의 사용가능한 밸브가 용기재검사후 강제 폐기돼 약 8억원6천만원에 달하는 추가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전국 산업용가스 충전소들의 연간 밸브구입량은 서울.경인지역 약 11만2천여개, 부산.경남지역 약 8만8천여개, 대구.경북지역 약 5만5천여개, 광주.전남북지역 약 4만9천여개, 대전.충남북지역 약 4만여개 등 총 34만4천여개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중 제품상태나 유효기간 등을 기준으로 재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물량은 서울.경인 약 7만여개(62%), 부산.경남 5만4천여개(61%), 대구.경북 3만7천여개(67%), 광주.전남북 3만1천여개(63%), 대전.충남북 2만5천여개(62.5%) 등 총 21만7천여개로 연간 구입량의 6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용도별도 살펴보면 산소밸브의 43%, 질소 71%, 알곤 69%, 탄산 54%, 수소 73%, 아세틸렌 79%, 기타 밸브 52% 등이 재사용 가능한 밸브라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에 따라 밸브단가 4천원을 기준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전국적으로 무려 연간 8억6천8백여만원이 되는데 이는 1개 업체당 연평균 약 5백40만원이상이 낭비되고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현재는 법적으로 용기재검사후 기밀성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밸브의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기 때문에 설사 기존 밸브를 확보하고 있다해도 사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물론 이같은 수치가 100% 정확한 것이 아닌 자체 조사에 따른 추정치에 불과하다해도 사용가능한 밸브에 한해 용기재검사후에도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관련업계에서도 최근 들어 밸브재사용에 대한 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문제는 지난 수년간 계속해서 지적되어온 사항이지만 안전이라는 대전제하에서 산업자원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정부기관에서는 논의조차 회피해왔던 사안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경기침체로 인한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가장 실질적으로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좀더 대의적의 관점에서 정부와 업계간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충전소의 관계자도 “최근 경기침체, 가격인상, 용기재검장 민간화 등으로 매출은 30%가량 감소하고 있는데도 지출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밸브 재사용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밸브 재활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안전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 업계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실험 데이터도 없이 안전이라는 미명하에 용기재검사시 반강제적으로 밸브를 폐기할 것이 아니라 별도의 간단한 검사를 통해 재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이 경우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충전소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용기재검사장 운영업체들도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는 1석3조의 효과를 얻게된다는 것이다.
국가 산업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산업용가스 업계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정부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