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MF당시를 능가하는 경기침체로 몸살을 앓고있는 산업용가스 업계가 정부부처의 외면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국가산업의 근간을 떠받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자원부,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담당부처에서는 생산량, 유통량 등 기초적인 자료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기극복을 위한 재정지원은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책정된 국내 에너지산업 지원예산 1조8천8백30억원중 LPG, LNG, 도시가스 등 가스산업에 지원된 자금은 4백85억8천8백만원. 그러나 산업용가스 업계에는 어떠한 공식적인 자금지원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올해에도 2조1천2백61억원의 예산이 확정됐지만 이중 산업용가스 분야를 위해 유입될 자금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실제로 LP가스판매사업자의 경우에만 해도 1억원 무담보 신용대출, 에너지.자원사업 지원 정책자금 대출금리가 인하 등 가스업계를 위한 지원책이 발표됐지만 산업용가스 분야는 해당되지 않았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산자부는 산업용가스가 LPG, 도시가스 등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고, 산업계를 대상으로 한 탓에 상대적으로 사회적 파급효과가 약할뿐더러 사고발생률도 낮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표면적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이같은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억측에 불과하다.
한 업계관계자는 “산업용가스 담당부처인 산자부 자본재산업국이 정확한 시장규모나 연간 생산량, 사고발생률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비교우위를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특히 산업용가스의 공급파동이 국가전체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98년 전력케이블 절단사고로 서울냉열의 산소생산이 중단되자 모든 언론과 업계전문가들이 산업체가동중단과 병원진료마비 등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산자부는 그제서야 동분서주하며 액메이커들의 생산량과 수급동향 조사에 나섰지만 사태가 진정되자 즉시 예전의 안이한 자세로 회귀, 지금까지 아무런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즉 정부의 무관심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 표현보다는 별다른 물의가 없다면 수십년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분야를 구태여 조사.관리할 필요도 없다는 단순논리로 보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관련업계는 “산자부의 소관업무중 산업용가스처럼 공식자료가 全無한 상태에서 추정치만 난무하고 있는 분야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재정지원은 且置하고라도 정부의 기본적인 관심과 애정이 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