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入札)이란 사전적으로 ‘공사도급 또는 물품.용역을 매매할 때 당사자에 가장 이익이 되는 유리한 가격으로 계약하기 위해 다수의 계약자에게 예정가격을 기입해서 투표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국내 산업용가스 업계에서도 중대형 가스공급권 계약이나 부도업체 인수, 각종 시설시공 및 보수작업 등에 이러한 입찰방식이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입찰시 적용되는 최저가낙찰제는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인해 입찰업체들의 마진율 감소는 물론 고의적 혹은 묵시적 담합에 따른 각종 폐해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입찰은 크게 영국식, 네덜란드식, 차가낙찰방식 그리고 최저(고)가낙찰방식 등 4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영국식 입찰방식은 입찰자들이 호가(呼價)를 반복,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입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식으로 물품 판매에 많이 사용된다.

뉴욕 소더비경매장, 런던 크리스티경매장 등 유명경매장에서 행해지고 있는 방식이 바로 영국식이다.

네덜란드식은 영국식과 반대로 발주자가 상당히 높은 가격부터 점차 낮은 가격을 호가, 가장 먼저 구매(공급) 의사를 밝힌 입찰자에게 발주하는 방식이다.

입찰시간의 최소화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네덜란드 화훼(花卉)시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네덜란드식으로 불린다.

발주자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자가 될 때는 가장 낮은 가격을 호가할 때까지 남은 최후의 입찰자가 낙찰자로 결정된다.

차가낙찰방식은 영국식처럼 최고가를 제시한 입찰자가 낙찰자가 되지만 낙찰가격은 최고가가 아닌 차고가(次高價)로 매겨진다.

이 방식은 입찰가 부풀림을 방지할수 있는 잇점이 있으나 현실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에 실제 사용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산업용가스 업계의 입찰시 주로 이용되는 최저(고)가낙찰방식은 최저(고)가를 적어낸 입찰자를 낙찰자로 채택하는 것으로 4가지 방식중 가장 보편적인 입찰제도. 그러나 이론적인 합리성과는 달리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일례로 과도한 경쟁에 따른 입찰가 하락(상승)이 그것이다. 이는 대다수 입찰자가 이익보다는 낙찰결과에 중점을 두고있어 경쟁사를 따돌리기 위해 최소마진마저 포기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노력대비 실제 수익이 없는 헛장사나 시설공사 입찰시 부실공사의 원인이 되기도한다. 특히 산업용가스 업계의 경우 주 입찰대상인 가스공급권이 관례상 최소 1년이상의 다년계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출증대를 노린 덤핑경쟁은 더욱 심각하다.

실례로 매년 초 실시되는 발전소 및 병원 등의 산업용가스 입찰시 2～3개 업체만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소.산소 등이 예정낙찰가보다 터무니없이 낮게 낙찰되거나 다수의 업체가 참가해 과열양상을 보이며 갈등의 원인으로 빚어지는 경향도 두드러지는 것이 이 때문이다.

고의적.암묵적 담합 또한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최저(고)가낙찰제의 폐해중 하나로 입찰자들간 사전합의에 따라 특정업체의 낙찰을 위해 입찰가를 조율하거나 입찰자체를 불참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와같은 담합은 대부분 첫번째 입찰은 a사, 두번째는 b사, 세번째는 c사가 낙찰받는 식으로 순번을 정하는데 마진을 높이고 확실성을 높일수 있어 암묵적 담합은 물론 법으로 엄격히 금지한 고의적 담합까지 성행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최근 경인지역 충전소들이 모업체의 가스공급권을 놓고 A사-B사 컨소시엄을 낙찰시키기 위해 단독입찰을 추진했지만 C사가 이를 파기, 입찰을 수주하면서 업계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입찰전문가들은 이러한 출혈경쟁과 답함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법 적용보다 공정경쟁체제를 지키려는 입찰자들의 마인드 개선이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편 입찰은 최저(고)가낙찰제 하에서 세부적으로 일반경쟁입찰. 지명경쟁입찰. 제한경쟁입찰, 대안입찰.원안입찰, 일괄입찰.기본입찰, 기일입찰.기간입찰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으며 공동입찰, 수의계약 등도 입찰의 한 종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