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포스코센터 비즈니스홀에서 열린 포스코의 2005년도 잉여가스 입찰설명회에 국내 산업용가스 관련업체 15개사가 입찰참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20일 실시될 입찰에 앞서 입찰방식, 낙찰자 선정방법 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설명회에는 포스코가 예년과 달리 액메이커의 입찰참가를 최초로 허용하면서 역대 가장 많은 업체들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구체적으로 이날 입찰참가신청서를 제출하고 설명회에 참석한 업체는 액메이커 4사를 포함해 KS가스, MS가스, 광양종합가스, 단일의료, 동남산소, 동해가스산업, 신일가스, 에어텍, 태경화학, 한국특수가스 등 총 15개사이다.
입찰물량은 포항공장이 액체산소(LO2) 2백19만N㎥와 액체질소(LN2) 2백80만N㎥, 광양공장이 액체산소 3백28만N㎥와 액체질소 4백88만N㎥으로 전체물량을 기준으로 볼때 전년대비 약 34.2% 수준의 입찰량 증가가 이루어졌다.
계약기간은 오는 2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11개월간이며 2004년 입찰때와 마찬가지로 최고입찰한도를 전체물량의 60%로 한정, 적어도 2개사 이상의 낙찰업체가 선정되도록 했다.
반면 포스코는 지난 두차례의 전자입찰에서 업체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공급가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고 판단, 올해는 전자입찰이 아닌 수기입찰 방식으로 진행키로 결정했다.
이에따라 입찰참가업체들은 경쟁업체의 입찰추이를 지켜보며 입찰가격을 수시로 조정할 수 있었던 예년과 달리 단 한차례만 문서로 입찰가격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눈치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포스코는 또 과당경쟁 방지의 일환으로 입찰기준가격(최저가)도 사전에 공개하지 않고 공식입찰이 모두 끝난후에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년간 매번 낙찰업체의 입찰포기로 일부물량이 유찰되었던 것을 감안, 유찰에 따른 재입찰은 단 1회만 실시하기로 못박은 것도 지난해와 달리진 점이다.
이같은 일련의 과당경쟁 방지조치와 관련 업계관계자들은 “포스코의 기대와 달리 액메이커의 입찰참여, 수기입찰에 따른 입찰가격 수정 불가(不可)가 낙찰가격을 더욱 높이는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공개입찰을 처음 실시했던 지난 2003년 전자입찰 당시 ‘경쟁사의 입찰내역이 실시간 공개되는 것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업계의 지적에 “시장가격이상의 무리한 경쟁은 없을 것이며 이는 다른 부산물들의 전자입찰에서도 입증됐다”고 단언했었지만 결국 이번에 입찰방식을 수기입찰로 변경, 자신들의 판단이 틀렸음을 시인했다.
또한 “잉여가스를 액메이커에 파는 것은 삼성전자가 LG전자에 가전제품을 파는 것과 같은 무의미한 일”이라는 논리로 액메이커의 입찰참여를 배재시켜왔던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도 잦은 낙찰포기와 유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