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를 충전한다는 목적으로 생산된 용기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출고 전에 완벽한 검사를 통해 공급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법 적용이전에 수반되는 사회적 양심일 것이다.
안전을 제일주의로 해야 하는 가스용품의 제조나 검사방법에 ‘실수’나 ‘대충’이라는 말은 결코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생각과는 달리 일부 고압용기가 전수 검사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출고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얼마 전 용기를 구입한 모 업체가 가스를 충전하는 도중에 용기 밑부위에서 가스가 새는 것을 발견해 비눗물 검사를 한 결과, 미세한 틈사이로 가스가 새어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더욱이 이 용기가 수소용기인 것으로 드러나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이 더해졌다.
가스용품에 대한 제조자나 검사원은 자신이 사용한다는 생각으로 만들고 검사를 해야 한다. 아무리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져있더라도 그렇게 해야 할 것과 반드시 하지 말아야할 것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세계 최고와 최대를 지향하며 세계 속에 우뚝 서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빨리빨리 문화’로 인해 우리는 최대의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결국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참변은 이같은 정서가 낳은 우리국민의 최대 실수인 셈이다.
빨리 짓고 높게 세운다고 세계 제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백년의 지나도 건재하게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본받아야할 부분이다.
아직도 고가명품 등 외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도 우리 제품의 품질이 못미더워 한다기보다는 내재된 정서자체가 ‘외제라면 X도 좋다’고 생각하는 이유에서 일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바꾸고 또 배워야 한다.
왜 우리는 DOT나 ASME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규정(인증제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믿는 것인가? KS규격이 이들 규정보다 못하지는 않는다고 본다.
우리 스스로가 믿고 찾아야 하는 KS규격이 해외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단지 대한민국이 약소국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KS규격이 요구하는 그대로의 제품을 만들고 철저한 검사하에 유통된다면 분명히 세계 어디에 내놔도 최상의 품질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인정을 받지 못하게 하는 핵심일 것이다.
특히 사고는 기다리고 있다가 발생되는 것이 아니기에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가스유통의 최일선에서 사용되는 용기는 ‘빨리빨리 문화’를 완전 배제하고 다소 느리더라도 철저한 검사가 우선된 이후에 출고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하고 제조, 유통업체들은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한다.
지금까지 대충 만들었어도 사고가 없었다는 안이한 생각은 2004년을 마무리하면서 털어버리고 2005년을 시작하는 시점에서 새로운 각오로 내 가족이 내집에서 사용한다는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보다 좋은 제품을 양산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