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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多事多難했던 2004년 ‘산업용가스 10대 뉴스’탕정․파주시대 개막, 철강파동, 막가파식 입찰경쟁 등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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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5.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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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의 희망찬 전망과 재약진을 다짐하는 다부진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기세가 꺾일 줄 모르는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던 2004년 갑신년.

갑신년이라는 이름에서처럼 2004년의 국내 산업용가스업계를 함축하는 사자성어로 ‘갑신정변(甲申政變)’을 꼽아도 무방할 만큼 지난 한해는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몸부림이 곳곳에서 표출됐다.

웃음과 희망보다는 눈물과 좌절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는 희망을 보았고 일부는 눈부신 성장을 이룩하기도 했다.

역경이 심해질수록 더욱 일치단결하여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던 전국의 업계종사자들이 있었기에 2004년이 결코 힘겹지만은 않았으며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쏟아냈던 수많은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있었기에 2005년 첫 태양의 빛은 희망을 말하기에 충분하다.

갑신년을 갈무리하고 을유년을 맞이한 현 시점에서 지난 한해 우리 업계가 걸어왔던 여정을 하나하나 돌이켜 보며 2004년 대한민국 산업용가스 역사에 기록될 10대 뉴스를 선정, 재도약을 위한 자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편집자주>

□ 탕정.파주시대 개막

탁월한 시장성과 성장동력으로 무장한 특수가스는 지난 수년간 국내 산업용가스 업계가 장기불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치켜든 최강의 무기이자 최선의 모범답안이다.

2004년 또한 특수가스는 제조, 충전, 판매, 수입, 정제업계를 막론하여 산업용가스의 최일선에서 시장성장을 진두지휘했다.

지난해 본격 조성되기 시작한 삼성전자 탕정단지, LG필립스LCD 파주단지는 이러한 국내 전자&#8228;반도체용 특수가스 시장의 역사에 커다란 한 획을 그어 넣을 역사적 사건이다.

2003년 10월 삼성 탕정공장에 이어 지난 3월 LG필립스 파주공장이 착공되면서 본격 조성되기 시작한 탕정 및 파주산업단지는 세계최초의 제7세대 TFT-LCD제조단지이자 세계 최대규모의 LCD산업단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국내 특수가스 제조.공급업체들의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사의 제7세대 생산라인은 규모의 거대함 만큼이나 각종 산업용가스 및 특수가스의 사용량도 전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업계전문가들은 제7세대 라인의 경우 기존 LCD라인 대비 5~8배에 달하는 질소(N2)를 사용하며 NF3, SiH4, WF6 등 주요 특수가스들에 있어서도 탕정과 파주에서만 2004년 국내 전체소비량을 크게 웃도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탕정&#8228;파주효과만으로 오는 2006년경이면 국내 산업용가스 시장이 지금보다 두 배 정도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셈이다.

이와 관련 한국산업가스가 지난 9월 최신설비를 갖춘 탕정 제1플랜트를 준공, 가동에 돌입했고 대성산업가스는 구랍8일 파주단지에 연간 1백31만7천톤 규모의 세계최대 초고순도(9N) ASU플랜트를 착공했다.

이외에도 프렉스에어코리아의 탕정공장 건설, 비오씨가스코리아의 파주공장 건설 계획, 한국메티슨특수가스의 음봉 제2공장 건설, 소디프신소재의 NF3 생산능력 증강 및 WF6.SiH4시장진출, 한국산업가스의 울산 NH3공장 건설, 대성산업가스의 자체 헬륨공급망 구축 등 일련의 움직임들도 탕정과 파주라는 전대미문의 거대 산업용가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조치들의 하나로 볼 수 있다.

□ 재검장 KOALS 의무화 개시

지난 2002년 고법 시행령 개정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용기재검사장들의 KOLAS(국가공인검사기관) 인증 의무화가 지난 7월1일을 기해 본격 시행됐다.

시행을 6개월여 앞둔 연초부터 과도한 인증비용, 현실을 도외시한 설비기준 및 인력구조, 중복규제 등을 들어 사업자들의 빗발치는 항의가 제기됐지만 정부는 이미 법규가 공포된 데다 상당한 유예기간을 부여했다는 이유를 들어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특히 대다수 재검장들이 사실상 기한내 인증 획득이 불가능한 상황에도 불구, 산업자원부가 ‘기간연장불가’와 ‘허가취소’라는 강경한 방침을 천명, 일각에서는 대량허가취소에 따른 재검업무의 대란(大亂) 우려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행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산자부가 ‘검사기관 지정업무를 관장하는 일선 시&#8228;도 관청이 인증을 추진중인 업체에 한해 인증서 제출기한을 연장해줄 수도 있다’는 유권해석으로 사실상 시한연장을 길을 열어줬고 다수의 업체들이 뒤늦게나마 인증획득에 뛰어들면서 지금은 KOLAS에 의한 파문이 다소 진정국면에 접어든 상태이다.

12월말까지 국내 고압용기재검장 운영업체 12개사 중 KOLAS 인증을 완료한 업체는 덕양에너젠 달천재검장, 엔케이텍, 부산경남조합, 우인화학, 국제액체산소, 백광IST, 신양산소공업 등 7개사로 약 58%의 획득률을 나타내고 있다.

나머지 5개사도 금명간 인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용기재검장의 KOLAS 문제가 올해내에 완결되지 못하면서 부득이 내년에도 KOLAS 문제가 관련업계의 주요이슈 중 하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군용 재활용 용기 반출

한해를 마감하던 지난 12월 한달여간 전국의 주요 충전소와 판매업소들은 갑작스레 저가(低價)의 실린더를 구입하느라 부산을 떨었다.

군대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알려진 다량의 재활용 고압용기가 신규용기의 절반정도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실제로 지난 11월말 정부물품재활용센터가 6㎥ 수소용기 1만3천여병을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했으며 산업용가스 관련업체 4개사가 이를 분할 낙찰 받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신규용기에 비해 1백병당 최소 수백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기에 2005년중 용기구매계획을 갖고 있던 전국의 충전.판매업소들이 앞다투어 용기구매에 나섰고 국내 주요 충전소들에게 평균 1백병씩 돌아갈 수 있는 막대한 물량이 1~2주만에 동이 났다.

용기구매에 성공하지 못한 업체들은 뒤늦게 발을 굴렀지만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곳은 역시 용기제조업체들이다.

2005년도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마친 시점에서 뒤늦게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사태파악에 나섰지만 순식간에 전국으로 용기가 확산돼 미쳐 손써볼 틈도 없이 신규시장의 약 30~50%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해야만 했다.

더욱이 앞으로 2차 물량이 추가 반출될 것이며 반출량도 최대 2만병에 육박할 것이라는 소식이 일부 업체들 사이에 전해지고 있어 용기제조업체들의 긴장감은 더해가고 있다.

실제 2차 반출이 이루어지고 물량이 1차 반출량을 넘어설 경우 내년 국내 용기시장을 거의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다.

모 용기제조업체의 관계자는 “귀신 잡는 해병이 아니라 용기업체 잡는 대한민국 군대”라며 허탈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2차 반출 여부와 산업용가스업계에 미칠 여파, 용기제조업체들의 대응 등은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선 가히 뜬금없는(?) 군용 재활용 용기의 반출로 국내 용기제조업체 3사가 2005년 내수영업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 막가파식 저가입찰 성행

국내 경기가 3년여 동안 침체 기조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2004년 산업용가스업계에는 과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막가파식(?) 저가입찰 경쟁이 연초부터 전국에서 성행했다.

먼저 새해가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1월말 울산 상수도사업본부의 액체산소 전자입찰에서 모 충전소가 전년도 낙찰가의 70%, 입찰기준단가의 53%선인 역대 최저 입찰액을 적어내며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한 업체의 관계자는 “잉여가스를 수급받는 업체들조차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이것은 앞으로 일어날 초저가 입찰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이 일이 있은 지 한달여만에 김해 상수도사업본부의 액체산소 입찰에서 울산의 최저가 기록이 곧바로 경신(更新)됐기 때문이다. 또한 김해 입찰에 이어 2월말경 진행된 현대미포조선의 액체산소, 액체아르곤, 기체산소 입찰에서도 입찰참가업체의 출혈경쟁이 불거지며 시중가격은 물론 전년 낙찰가에 크게 밑도는 낮은 가격으로 입찰이 이루어졌다.

특히 6개월간의 단기계약이었던 현대미포 입찰은 지난 9월경 시행된 올해 두번째 입찰에서 가히 경악할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1차 입찰의 낙찰업체와 미낙찰 업체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산업용가스의 단가(單價)나 손실가능성 등은 완전히 배재한 채 전자입찰 시간 내내 오로지 상대방을 이기는데 목적을 둔 끝없는 가격인하와 인하가 이어진 것이다.

결국 다시 한번 최저가 입찰기록이 경신되며 최종 승자가 가려지기는 했지만 낙찰가격을 소문으로 전해들은 대다수의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입찰의 최종승자를 현대미포조선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2004년 한해동안 전국에선 때로는 고객을 빼앗기기 않기 위해, 때로는 자존심을 위해, 때로는 생존이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예상을 깨는 초저가입찰이 잇따랐고 기업이 지켜야할 최소한의 원칙과 상도의조차 무너지고 말았다는 개탄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물론 이러한 무한출혈경쟁은 업계의 발전과 화합을 위해 분명 사라져야할 악습(惡習)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나타난 하나의 극단적 단면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는 없을 것 같다.

□ 법정분쟁 러시

지난 2004년 산업용가스 업계는 그 어느해보다 법정분쟁이 많았던 한 해였다.

자의반타의반 분쟁에 휘말리며 법정에 서야했던 몇몇 산업용가스업체들은 사안에 따라 피고 또는 원고의 입장에서 각자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해야 했다.

고압용기 제조업체이자 소방용 방재가스 공급업체인 화인텍은 연초에 이탈리아의 소화가스 제조업체인 세이프티하이텍(SHT)社로부터 상표권 무단 도용에 따른 약 7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피소됐다. SHT社의 주장은 자사의 소화약품(NAF-S III)을 독점 공급받던 화인텍이 2002년말부터 유사제품(FINENAF)을 만들어 SHT社 제품으로 홍보했다는 것.

이후 법원이 SHT社의 상표사용중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고 화인텍은 제품명을 FINEXG로 변경했다. 7개월여 동안 표류했던 양사간 분쟁은 지난 10월 특허청이 SHT社의 주장을 최종 인정, 화인텍이 NAFS 상표의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재 SHT社가 다소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지난 3월 실시된 한전기공 입찰에서는 산업용가스 충전소 5개사가 업계역사상 전례가 없었던 사상초유의 입찰방해 사건에 연루되며 고소고발 사태가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입찰이 무효화되고 재시행됐으며 피고소인이었던 2개사의 관계자가 실형(집행유예)를, 또다른 2개사의 관계자는 약식기소를 통해 벌금형에 처해졌다.

경남권의 충전소 A社는 액공급 계약을 체결한 B社가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 타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서 영업손실을 입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社의 주장을 받아들여 잔여계약기간 동안 A社가 얻을 수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업이익 1억5천8백만원을 B社가 배상하라고 승소판결을 내렸고 지난 9월경 진행된 2심 항소심에서도 재판부는 A社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양사는 2심 담당판사의 화해 및 배상액 조정 권고를 받아들여 B사가 A사에게 9천만원을 배상키로 합의, 비교적 평화롭게 재판을 종결했다.

사안은 조금 다르지만 지난 8월경 경기 광주의 서경산업가스는 상식을 벗어난 고법상 안전거리규정 때문에 광주시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고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제65호 32면)

이와 관련 업계관계자들은 “일반적인 기업체들의 생리상 법정 싸움은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은 선택이며 불가피하게 택하게 되는 최후의 보루”라며 “2004년은 그만큼 치열한 생존경쟁에 처해진 기업들이 예년보다 많았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국정감사의 주인공 ‘고압가스’

제17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9시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던 지난 9월.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대한 산업자원위원회의 국감에서는 ‘고압가스’가 국감장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과거의 경우 국감현장에서 고압가스에 대한 질의가 단 한건만 나와도 그것 자체가 뉴스가 됐던 상황이었지만 이번 국감에서는 도시가스나 LPG를 제치고 고압가스가 주요이슈로 집중 부각되면서 각종 언론의 지면을 장식했다.

산업용가스 분야가 국감의 핵심의제로 선택되어 집중적인 질의와 답변이 이루어진 것은 지난 74년 고압가스보안협회(現한국가스안전공사)가 출범한 이래 이번이 처음으로 예년과 다른 산업용가스 업계의 강화된 위상을 실감케 했고 앞으로도 국회의 지속적인 관심 및 지원을 바라는 마음에서 10대 뉴스의 하나로 선정했다.

당시 국감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낸 의원은 한나라당의 박순자 의원. 박의원은 무허가 업체들의 불법고압가스 판매 관행을 질책하기 위해 공구상가에서 직접 구매한 산소용기와 현장사진, 구입영수증까지 내보이며 답변자로 나선 안전공사의 박달영 사장을 압박했다.

결국 박 사장은 무허가 업체들의 불법유통실태 조사를 약속했고 국감이후 전국의 대형공구유통상가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바 있다.

또한 이라크 전쟁 및 테러위협과 맞물려 많은 의원들이 국내 독성가스 안전관리시스템의 부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독성가스가 테러에 이용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규상으로는 국내의 독성가스 생산량이나 소비량, 유통경로 등을 전혀 파악할 수 없음은 물론 수입신고제도가 폐지된 99년 이후에는 업체 수나 수입량조차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 11월경 산자위 소속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 등이 독성가스 수입신고제 부활, 고압가스 수입업체 등록제 시행, 안전공사의 고압가스 국내생산량 통계수집사업 추가 등을 골자로 한 고법개정안을 의안 상정했다.(관련기사 제68호 22면)

이외에도 의원들은 정기안전교육 부활, 배달원 안전교육 정기화 등 부실한 안전관리체제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일련의 진행과정을 지켜본 업계종사자들은 국감에서 지적된 내용들이 실제 법개정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반가움을 표명하면서도 의원들의 관심이 올해만의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 아르곤과 철강파동 그리고 유가상승

2004년에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파동’이라는 단어가 산업용가스업계를 강타했다.

매년 하반기에 들어설 때면 각 가스플랜트에 대한 보수점검이 시작된다. 이에 따라 각 액메이커들은 재고물량 확보 및 자가플랜트에 물량을 확보하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연중 가장 바쁜 시기일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추석을 즈음하여 국내 최대 플랜트인 울산소재 공장의 결함으로 가스생산이 중단됨에 따라 산업용가스 파동의 여파는 시작됐다.

12월 현재까지 지역별로 편차는 있으나 산소, 아르곤에 대한 부족현상은 계속 나타나고 있어 일부 업체에서는 수입물량도 검토하는 등 대책마련이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 3월 전국을 고철 모으기 캠페인으로 물들인 ‘철강파동’이 바로 그것이다.

‘액파동’ ‘헬륨파동’ ‘NF3파동’ 등 과거처럼 산업용가스와 직접 관련된 파동은 아니었지만 각종 스틸(steel) 자재를 원재료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장비.설비 업체들이 정면으로 충격파를 받았다. 또한 조선, 자동차 등 대형 철강소비업체들이 철강 원자재 확보에 막대한 현금을 투입하면서 산업용가스 업체들에 대한 대금지급을 미루었고 포스코, INI스틸 등 제강업계의 증산(增産)으로 잉여가스 반출량이 크게 줄어드는 등 다수의 업체들이 직간접적인 철강파동의 후폭풍을 경험했다.

이로 인해 고압용기, 초저온용기, 저장탱크 등의 제조업체들이 극심한 원자재난을 겪어야만 했다.

증산, 고철수집운동, 긴급 철근수입, 할당관세 확대 등 범정부적 대응으로 12월말 현재 일부 철강제품은 감산(減産)에 들어갈 만큼 표면적인 파동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일부 철강재와 수입원자재의 수급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관련업체들의 원가부담 가중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상반기 최대의 돌발악재가 철강파동이었다면 하반기에는 유가급등이 산업용가스업체들의 주름살을 깊게 만들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며 휘발유가격인 리터당 1천4백원을 넘어섰고 경유도 리터당 1천원대를 가뿐하게 돌파했다.

이에 따라 거대 액메이커에서 중소형 판매업소에 이르기까지 상당수준의 운송비 상승부담을 떠안아야 했다. 특히 석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납사)를 분해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는 저순도 수소를 원료로 공급받아 제품화하고 있는 주요 수소업체들은 나프타가격 상승에 의한 원료수소가격의 대폭적 인상으로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내년 1/4분기중 영업을 개시할 신규수소업체 SD글로빌과 에어리퀴드코리아의 수소시장(카트리지.실린더) 진입 등이 변수가 되겠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내년 초를 기해 산업용 수소가격이 소폭 인상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 친환경 수소에너지 시대 개막

우리나라는 2003년말 고효율수소에너지제조.저장.이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김종원, 이하 프론티어사업단)의 공식 출범으로 친환경 미래에너지인 수소(H2) 관련 기술개발에 본격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이어 2004년에는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신형원자로개발사업의 하나로 수소생산용 초고온가스로 개발사업(연구책임자 박창규, 이하 원자력수소사업)과 수소연료전지사업단(단장 홍성안)이 가세하면서 우리나라의 수소연구가 3대 국책사업단을 중심으로 트로이카 체제를 갖추며 본궤도에 진입했던 시기로 평가된다.

이들은 각각 출범목적에 따라 연구과제나 비전, 기술 상용화 시기, 연구완료시점 등에 차이가 있지만 수소가 대한민국의 에너지독립을 이룩할 현존하는 유일무이한 에너지라는 동일한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정부도 프론티어사업단에 2013년까지 1천1백14억원, 원자력수소사업에 2019년까지 9천8백61억원, 연료전지사업단에 5년간 2천5백억원 등 총 1조3천4백75억원의 연구자금을 지원할 만큼 3대 사업단에 거는 기대가 지대하다.

이같은 정부의 대대적 지원에 따라 학계.산업계의 관심도 높아져 2004년 하반기에는 매달 최소 2~3개 이상의 수소에너지 관련 심포지움과 세미나가 각지에서 개최되는 등 전국이 수소열기로 가득했다.

이에 부응하듯 출범 1주기를 맞은 프론티어사업단은 지난 11월 국내 최초의 수소연료전지스쿠터 개발 및 시험주행 성공, 에너지기술연구원내 수소충전소 건설 등 그동안의 연구성과들을 속속 발표함으로서 매스컴의 대대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소방법, 도로교통법, 건축기준법 등 관련법규에 수소관련 기술개발을 저해할 수 있는 각종 규제조항들이 상존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일례로 현행 고법에서는 수소자동차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이동식 충전을 금지하고 있으며 소방법은 해외에서는 이미 상례화된 가솔린/수소 복합충전소를 불허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축기준법상의 수소저장량 제한규정, 고법의 수소충전소의 안전거리(8m) 제한 등도 우리나라가 수소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개선이 필요한 법규로 지적된다.

□ 한보철강 등 부실기업 정리 완료

산업용가스 업계는 구조적으로 철강, 반도체, 전자, 석유화학 등과 같은 수요처 및 원료공급처들의 시장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7년여간 주인을 찾지 못하고 표류했던 한보철강을 위시한 영흥철강, KP케미칼, 하이닉스반도체(비메모리) 등의 구조조정 결과는 산업용가스 업체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특히 2003년 11월 최종 대금납입 단계에서 매각이 무산된바 있는 한보철강의 경우 A지구 신규 산소플랜트 설치, 잉여가스 등 민감한 이권들과도 맞물려 있어 INI스틸-현대하이스코 컨소시엄이 본계약을 체결하고 9월말 인수를 확정지은 순간까지 초미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재 INI와 현대하이스코는 당진제철소에 2조원규모의 신규투자를 단행, 공장정상화를 서두르고 있으며 몇몇 산업용가스 업체들이 산소공장과 관련해 양사와 긴밀한 접촉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당진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고로사업 신규진출을 선언, 2005년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한보철강과 함께 마지막까지 매각에 난항을 겪었던 영흥철강도 지난 7월 본계약 체결에 이어 10월 채권단이 정리계획안을 인가하면서 한국철강의 품에 안겼다.

이외에도 KP케피탈은 호남석유화학을 8천1백35억원에 매각했으며 하이닉스 비메모리사업부가 미국의 씨티벤처캐피탈에, 대우상용차가 인도의 타타그룹에, 쌍용자동차가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각각 매각돼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주인들이 본격 사업을 개시하게 될 2005년에 어떠한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신규투자계획을 세우는지에 따라 산업용가스업계에도 그에 상응하는 파급효과가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해외 인수.합병.매각 봇물

나라 밖으로 시각을 돌려보면 해외에서는 다국적 거대 산업용가스 업체들 사이의 초대형 인수합병과 사업장 매각이 봇물 터지듯 계속됐다.

국내의 액메이커, 특수가스업체 등 메이저급 기업들 대다수가 이들의 자회사나 관계사이고 산업용가스 선진국들의 움직임은 곧 국내 산업용가스 시장이 향후 나아가야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국내업체들에게 미칠 장기적인 효과는 지대하다 할 것이다.
2004년 첫 합병소식은 새해가 시작된 지 6일만에 이웃나라 일본에서 전해졌다.

일본산소와 타이요토요산소가 전격 합병을 발표한 것. 양사는 연매출 3천6백억엔(약 3조6천억원) 규모의 ‘닛싼타이요코포레이션’으로 재출범했고 산와케미칼社를 흡수합병한 에어워터, 오사카산소와 에어리퀴드재팬의 통합법인인 재팬에어가스 등과 함께 일본 산업용가스 시장을 삼분하고 있다.

1월에는 또 에어리퀴드가 독일 메싸 소유의 3개국(미국.독일.영국) 23개 사업장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인수금액만 무려 26억8천만유로(약 3조7천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M&A였으며 유럽과 미국의 독점방지위원회가 인수한 일부 사업장을 재매각하는 조건으로 M&A를 승인했다.

이에 에어리퀴드는 현재 메티슨트리가스와 프렉스에어에 각각 미국과 독일의 일부사업장을 재매각하며 조건충족에 나서고 있다.

특히 10월에는 영국 BOC그룹과 린데가 산업용가스 사업부문의 합병을 논의했다는 영국언론의 보도가 나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BOC측이 즉각 사실을 부인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보도가 단순한 오보는 아닐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외에도 미국 BOC의 패키지가스 사업 매각, 린데의 냉각사업 매각, 쇼와덴코와 도쿄가스케미칼의 ASU 및 수소사업 통합 등 크고작은 M&A와 합병이 2004년 한해동안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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