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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전기차에 밀린 수소차, 향후 운명은?방향 전략 재정립 필요
김호준 기자  |  reporter@igas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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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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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수소차를 양산하며 화려한 막을 올렸던 국산 수소차 개발사업이 최근 전기차 보급에 밀리며 이대로 가면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내연기관자동차에서 친환경자동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서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친환경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기차는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는데 반해 수소차의 인기는 주춤한 상황이다. 이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더불어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춘 국내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최근 전기차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소차가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다. 현대차는 수소차의 도약을 위해 잠시 전체 라인업을 조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하고 있지만 아직 꽃도 못 펴본 수소차 사업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수소차 판매량 줄고 예산 삭감 추진까지
수소차 산업 후퇴 우려

먼저 수소차 위기 분위기는 판매량에서 극명하게 확인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소차 판매량은 6,781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 판매량(16만8,022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친환경차 판매량에서 전기차가 차지한 비중이 33.4%에 달했지만 수소차는 1.4%에 그쳤다.

또한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차 판매량은 3,939대로 전년(4,050대)대비 2.7% 줄었다. 올 1분기 현대차의 세계 수소차 시장점유율은 43.4%(1,710대)로 1위, 2위 토요타는 33.9%(1,337대), 3위 혼다는 3.9%(154대)다.

현대차는 올 1분기에 세계시장에서 1,710대의 수소차를 팔아 1위에 올랐지만 국내 판매량이 1,414대다. 국내시장 판매량이 적었다면 토요타에 1위 자리를 내 줄 뻔했던 상황이었다.

지난 4월에는 국내에서만 1,294대를 팔아 1분기 국내 판매량(1,414대)이 세계 2위 토요타의 전체 판매량(1,337대)에 근접한 수치를 보였지만 들쭉날쭉한 판매량은 코로나19에 따른 자동차 반도체 수급 대란 여파를 감안해도 불안한 요소다.

문제는 국내 판매량만이 아니다. 수출량도 대폭 감소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친환경차 수출 대수는 17만대를 넘어섰다. 그중 하이브리드차는 8만8,000여대, 전기차는 6만5,500여대를 차지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 27%, 63%가량 증가했다. 반면 수소차 수출 대수는 같은 기간 56대를 그치며 전년 동기 526대와 비교하면 89%나 급감했다.

판매량 감소 뿐 아니라 관련 예산 삭감도 수소차 사업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당초 윤석열 정부가 수소경제 드라이브를 예고하고 최근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레에 관한 법률(수소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 문턱을 넘으면서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환경부는 최근 수소차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어 엇박자가 나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2회 추경예산안에서 수소차 보급 및 수소충전소 설치 부분사업 예산은 기존 ,8927억원에서 2250억원 감소한 6,677억원을 편성됐다. 세부내역을 보면 수소충전소 설치 부문은 기존 예산이 유지됐지만 수소차 보급 부문이 기존 6,795억원에서 4,545억원으로 줄였다. 이는 기존 수소 승용차 보급 목표를 2만7,650대에서 1만7,650대로 1만대 줄여 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수소 승용차 보급 목표는 줄었지만 차량 한대당 보조금은 변동이 없다며 수소차 보급을 확대한다는 정책 방향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소 승용차에 대한 한계가 있다고 보고 점차 지원을 줄여가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판매량 감소와 관련예산 삭감에 더해 무엇보다 최근 수소차 인기가 한풀 꺾인 것이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수소차 보조금 예산을 집행하는 지방자치단체 118곳 중 마감된 곳은 27곳에 불과하다. 하루 만에 보조금이 모두 소진된 지자체가 있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는 전기차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수소차 넥쏘가 출시된지 5년이 됐는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만한 새로운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없는 점과 수소충전소 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연말 제네시스 수소차에 탑재하기 위한 3세대 수소연료전지의 개발을 일시 중단하면서 수소차에 대한 우려에 불을 지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수소차를 포기하는 것이 아닌 수소차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스템 개발 목표를 상향해 여기에 맞는 일정으로 전체 라인업을 조정하고 있는 중”이라며 “친환경차 시대에 수소차는 현대차의 핵심라인업이 분명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수소차 포기에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분위기도 유사하다. 대부분의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생산과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수소차를 생산하는 업체는 현대차와 토요타(지난해 혼다 수소차 클래리티 단종)만이 남았다. 두 차종의 지난해 판매량은 1만7,400대에 그친다.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에 집중하면서 수소차는 판매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여기에 수소차의 관련 인프라 부족도 수소차 보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는 11곳에 불과하며 특히 서울 시내에는 6곳밖에 없어 수소차를 구매한 이용자들은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소차, 전기차와 병행 개발돼야’

이러한 수소차 위기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수소차 개발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은 수소차가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전기차보다 우위에 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알려졌다시피 전기차의 동력원인 전기를 만드는 데는 화력과 원자력 발전 등이 필요하다. 반면 수소차는 수소탱크에 저장된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만들어 구동한다. 이 과정에서 수소차는 유해가스가 아닌 물만 배출하기 때문에 훨씬 친환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전기차 보급률이 20~30%로 올라갔을 때 원전을 더 짓기 전엔 전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수소는 물을 열분해해 만들 수 있어 사실상 무한 공급이 가능한 것도 수소차 개발을 놓아서는 안 될 이유로 꼽힌다.

무엇보다 수소는 가볍고 열량이 높아 효율성이 크다.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300~400㎞를 이동할 수 있지만 수소차는 6㎏의 수소를 탑재하면 600㎞를 달릴 수 있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은 외부 전기 공급으로 리튬이온이 화학반응을 일으켜야 되기 때문에 수십 분의 시간이 소요되지만 수소차 충전은 이러한 화학반응 없이 압축된 수소를 연료 탱크에 채우기만 하면 돼 때문에 3분 정도면 완충이 가능하다.

실제로 수소차 넥쏘는 1회 충전으로 610㎞를 주행하는데 수소탱크 무게는 150㎏에 불과하다. 반면 전기차로 넥쏘 만큼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배터리 무게는 800㎏이 넘어가고 버스의 경우 배터리 무게는 2톤에 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겨울철 기온이 영하 5.6℃로 떨어지면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최소 30~4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겨울이 있고 산악지역인 한국에서는 수소차가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어 전문가들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라도 완성차업계가 수소차 개발을 이어가야 한다는 견해이다. 대덕대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는 “전기차 판권은 해외에서 많이 보유하고 있기때문에 차 값의 40%를 차지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3사가 개발하고 있지만 해외에 부가가치가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소차는 99%가 국내 기술이기 때문에 전기차처럼 진입장벽이 낮지도 않고 수소차에 대한 중국의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없어 부가가치를 확보하기 유리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수소차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액화천연가스(LNG)를 개질해 수소 1㎏을 생산하는 과정에 5.5㎏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현재 기술로는 수소 생산 과정이 전기보다 친환경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데 이는 풀어야 할 숙제다. 업계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수전해 방식의 개발이 서둘러 진행되면 수소 생산의 완전한 친환경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용차 계열로 전환 고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전기차의 판매량이 압도적인 시기이기 때문에 수소차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미국과 유럽이 수소차를 못 만들고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며 “자동차 선진국들이 수소차를 안 하는 건 인프라 구축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 뿐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 쉽게 말해 아직 돈 되는 사업이 아니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소차는 승용차보다 무거운 짐을 싣는 대형 트럭 등 상용차를 구동하는데 더욱 적합하기 때문에 수소차의 방향성 전환도 고려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전기차가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지만 대형 트럭 등 상용차 계열은 무거운 짐을 실기 때문에 전기차로 만들면 배터리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기차는 승용차로 가고 수소차는 대형 트럭 등 상용차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이다.

업계 관계자는 “넥쏘가 세계 판매 1위지만 전기차는 사실상 승용 모델이 장악했기 때문에 이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며 “현대차가 내놓은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 같은 모델을 더 구축해 유럽시장 등을 공략하는 방향성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더욱 긴 수소차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것이 수소차 대중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더불어 국내 자동차 2,600만대 중 전기차의 비율이 500만대만 되도 충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수소 에너지는 이 같은 문제점이 없기 때문에 수소에너지와 수소차 생산을 위한 핵심 기술을 뺀 나머지 부분들을 업계에 공유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수소차 정부지원 이어져야

이와 함께 수소차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업계에서는 이제 시작 단계인 수소차에 대한 지원금을 줄이면 수소차 사업이 활성화 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넥쏘 초창기 모델의 1대당 생산 원가는 약 1억500만원으로 알려졌다. 제작사가 3,000만원가량 손해를 감수하고 7,200만원에 차량을 출시하면 여기에 정부 보조금 3,500만원을 받아 일반 소비자가 3,400만~3,700만원에 구매하는 구조다. 하지만 보조금을 줄이면 구매에 대한 가격 저항을 제작사가 끌어안게 돼 수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조금 유지는 당분간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수소가격 인하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필수적으로 수반돼야한다는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수소차 상용화를 위해서는 현재 8,000~9,000원인 수소 연료 1㎏ 가격을 2,000원대로 낮춰야 한다”며 “수소가격을 낮추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촉매 연구개발 지원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방향에 예의 주시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하루빨리 친환경차 보급 방향을 뚜렷이 밝혀 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자·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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