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불황과 지나친 경쟁의식 그리고 업체간 불신감이 증폭되면서 개인별 또는 각 사업체별로 불황타개를 위한 장·단기적 계획을 수립하고는 있지만 안위에 대한 불안감은 오랜시간 지속된 탓에 쉽게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가스업계의 교통정리와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야할 단체마저 임원공석과 재정파탄, 출혈경쟁 방관 등으로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어 회원사를 비롯한 각 사업장들은 홀로서기를 준비해야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나타나고 있다.
현재 산업용가스와 관련된 단체로는 대한탄산공업협동조합,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산하조직인 서울·경인조합, 부산·경남조합, 대구·경북조합, 대전·충남북조합 그리고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 등이 있다.
이에 따라 이미 수없이 지적된 바 있는 동종업계의 잘잘못을 떠나 이같은 조직의 운용실태를 분석하고 향후 업계가 공영·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 회장 공석·재정악화 등 진로 불확실
산업자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등록돼 있는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의 경우 운영자체가 어렵기로 알려진 대표적인 산업용가스 단체로서는 일순위에 꼽힌다.
지난 90년대 초반 전국의 판매업소를 대변하는 단체로 설립된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는 현재 전기 회장인 이경초씨의 임기만료에 따른 퇴임으로 회장 및 임원진이 공석으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후임자 인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좌초의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회비 수입에 연연하던 상황에서 협회 역할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낮아지자 많은 회원사들이 등을 돌려버린 상황에서 일부 지역의 회원사들만이 참여하는 보조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나 재정상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설립초기의 취지가 국내 산업용가스업종을 아우르는 단체로서의 활동에 대한 기대치는 전국단위보다는 서울의 일부지역에 국한된 것 뿐만아니라 업종별 기준에서도 제조업체나 충전소를 끌어들이지 못한 체 판매업체들만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애당초 한계성 극복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전국을 포용하기 위해 대전지부를 설립하긴 했으나 서울과의 연계성을 가지지 못해 현재는 별도 운영체제를 갖추고 비교적 꾸준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일반고압가스협회의 재정은 사무실 임대전세금인 총 4천만원이 전부다.
이것도 설립초기에 지분형태로 액4社인 한국산업가스, 대성산업가스, 프렉스에어코리아, 비오씨가스코리아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있는 것으로 전해져 실질적으로는 협회의 재정은 이미 파산된 것으로 밖에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실무책임자인 협회 상무에게 돌아갈 퇴직금(추정액 약 1천만원)에 대한 부담도 후임 회장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더더욱 인선작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협회 회장은 사업적으로 특별한 혜택도 없는 명예직이었지만 수년전에는 2~3명의 후보가 나서 경선을 벌일 정도로 나름대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나서려고 하는 사람이 전무한 실정이 되고만 것이다.
협회는 오는 15일 후임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연기된 상황에서 후보자 등록이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대한탄산공업협동조합] 공동연구개발로 신수요창출에 주력해야
동종업계내에서는 비교적 모범적인 운용체제를 갖추고 업계 대변은 물론 자체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어 조합원사간의 융화와 협조가 잘되고 있다.
설립초기에는 액체탄산플랜트 부족으로 인해 여름철 성수기만되면 제조·공급자가 수요자 공급요청을 피해 도망을 다닐 정도로 전성기를 누렸던 업종이지만 수요대비 공급물량이 초과되는 현시점에서는 구매처 수의계약, 생산량 조절 그리고 업체간 물량스왑 연결 등 협조체제 구축을 위한 조합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조합원사의 회비수입에 연연해 왔던 초기의 탄산조합도 여타 가스관련 단체들과 마찬가지로 부실덩어리였으며 사무실 운영비조차 부족해 이곳저곳으로 옮겨다니는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 97년 대덕공업(현 태경화학)의 경영주체가 바뀌는 시점에서부터 시작된 업계의 큰 변화는 선도화학 설립, 각 공장의 신·증설 그리고 또다른 신설법인인 한유케미컬의 공장완공이 잇따르면서 액체탄산의 수요대비 공급량이 배로 증가하면서 업계내 공조를 위한 대화채널이 조합 활성화라는 명제를 일궈낸 셈이다.
지난해 탄산조합의 매출 및 이익성과는 역대 최고의 수준에 이르렀다.
한국담배공사에 대한 수의계약, 드라이아이스 포장재 발주 및 대규모 수요처에 대한 중소기업 활동 지원요구 등 불과 2~3년 사이에 퇴출대상 조합이라는 불명예를 벗고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 수백개 단체중 몇 안되는 모범조합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조합으로 거듭난 것이다.
물론 이같은 노력을 통해 재정이 탄탄해 지면서 조합을 바라보는 회원사들의 시선도 과거와는 달리 사뭇 달라졌다.
그러나 아직도 조합의 역할은 무수히 남아 있다.
보이지 않는 업체간 갈등과 반목 그리고 공장의 신·증설이 잇따라 이어지고 있고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물량 공급을 위한 경쟁은 보다 더 치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전체적인 조율도 하나의 역할수행이 돼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공급가격에 대한 시장조사차원에서 원가를 분석하고 수요자를 설득하는 부분도 조합이 도맡아야할 부분이지만 해외시장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공동 수요창출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이다.
자생하는 조합으로서 업계내 교통정리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조합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및 지역조합]
사욕(私慾) 줄이고 시장안정화 주력 의지 표명
지난 2월 23일 정기총회를 기점으로 설립 3년을 넘어선 연합회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표면화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우선적으로는 분산된 지역조합을 통합하는데 가시적인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데에 가장 큰 평가를 할 수 있다.
이는 동일한 제품을 판매하는데서 발생될 수 있는 동종업체간 마찰과 경쟁심리를 약화시키며 더 이상의 가격하락을 방지하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잉여가스에 대한 여론을 조성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사익보다는 업계 전체에 걸쳐 자꾸만 무너지는 유통현실에 대한 다소의 경종을 울린 것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급부와 반대 여론에 대한 대안책은 전혀 마련하지 못한 채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의 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기에 급급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편 지난 91년 산업용가스 충전업계의 대변단체로서 처음 설립된 부산·경남조합은 지역조합중에서 용기재검사장을 운영하며 자체 수익구조를 가진 유일한 단체로 볼 수 있다.
단지 관할지역내 충전업체중 조합원사로 합류한 업체가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정이어서 조합원사와 비조합원간의 경쟁 또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수년동안 공급가격 부분에서 타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화합보다는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 이상봉 이사장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지역내 영향력을 가진 업체의 대표자를 옹립하려는 조합내 분위기는 쇄신을 위한 보다 강력한 조합 구성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타협과 함께 힘의 정의를 통해 강제(?)적 논리를 이끌어내 시장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인을 최소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하지만 조합이라는 구렁쇠가 오랜시간동안 구르면서 조그마한 이권도 찾아내지 못한 탓에 조합장이라는 감투가 단체를 떠안을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신규 충전소의 등장과 예고에 따라 부산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서울·경인조합과 대전·충남북조합은 무엇보다도 가격안정화와 조합원사간의 화합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다.
서울·경인조합은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 연합회의 산하 조직중 가장 많은 조합원수를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1~2건씩 터져 나오는 입찰건으로 인해 심각한 마찰사태까지 빚어왔던 터라 작금의 조합내 움직임은 대단히 조심성있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심승일 이사장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 사욕을 버리고 화합하는데 주력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각 지역의 현안해소를 위해 매월 정기적인 모임을 관할지역 순회로 추진하자는데 업계의 의견을 모았다.
대전·충남북조합은 조합원사간 화합은 모범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단체중 하나이다.
타 조합에 비해 마찰과 경쟁을 최소화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비조합원사의 경쟁유도는 지역내 화합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경북조합의 경우 조합이 결성되지 않은 지역에서의 탈지역화가 빈번해 관할지역내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조합이 결성된 이후 조합원사의 권익보호를 위해 애를 쓴 덕분에 많은 부분이 해소되긴 했다고 하지만 가격정상화는 여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이들 조합들의 자립도는 전적으로 회비에 의존하는 수준. 이제 설립된 지 4~8년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조합 운영이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를 완전히 벗어나 앞을 보고 뛰어다녀야할 산업용가스 관련 조합들이 외압을 이겨내며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업계 대변단체로서 입지를 굳혀 나가기를 바란다.
[통·폐합 통해 업계 전체의 일원화 조직 필요]
‘믿을 만한 언덕이 있어야 부빌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 등 뒤에서 받쳐주는 무엇인가가 있어야 제 힘을 발휘하는데 큰 영향을 가진다.
어찌됐던 조합과 협회라는 울타리는 동일한 사업을 하는 업종에 있어서 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거나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고 현재도 하고 있다고 본다.
산업용가스업계가 과거에는 제조·공급업체인 액메이커에 항변하거나 하소연 비슷한 투정으로 개별적인 인상폭 축소에 나서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최소한의 마진폭 유지를 위해 출혈경쟁을 자제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자생을 위해서는 주변 지인들의 도움은 물론 작은 불만에도 귀 기울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들 수 있다'는 말처럼 사소한 불만이 커져 업계 전체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불만의 씨앗을 뿌리는 시도 자체를 억제하는 역할을 조합과 협회에서는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무시(無視)’나 ‘성토(聲討)’ 그리고 ‘질시(嫉視)’ 등의 따위는 저버리고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는 원(遠) 시안을 갖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조합은 우선적으로 비조합원사의 무조건적인 가입해 명실공히 지역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단체로서 앞을 내다보는 조감도를 펼쳐들어야 업계 전체의 발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 조합과 협회 등 단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속감보다는 주변인으로서의 역할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반면 앞의 내용과는 다소 반대되는 말이지만 현재의 조합과 협회의 해체론과 더불어 보다 체계화되고 강력한 조직의 재구성에 입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지역적으로 분산돼 있거나 유명무실한 단체의 통폐합을 거론하며 단일조직을 논의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지난 3~4년전만해도 산소, 아세틸렌, 아르곤 등과 충전, 제조, 용재(容材) 등 가스 및 분야별 단체가 개별적으로 조직돼 운용돼 왔으나 업종의 일원화와 전체를 아우르는 차원에서 통·폐합을 실시해 일본산업용가스협회(Japan Industrial Gases Association·JIGA)를 창설했다.
이를 통해 대정부 민원 처리 및 관련법의 제·개정, 업계의 융화, 외국 단체들과의 원활한 정보교류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명실공히 모두가 인정하는 탄탄한 조직체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국, 중국, 인도, 유럽 등의 국가들도 협회를 조직해 안전, 생산, 유통 등에 대한 정기적인 세미나 개최 및 정보교류로 업계 전체에 신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몇 안되는 분산조직이라도 통·폐합해 현재에도 산적한 현안에 대해 대국적으로 논의하고 현실에 맞도록 법개정도 추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지금과 같이 조합의 구성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간의 소외감을 없애고 산업용가스업계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조직체가 진실로 필요한 시점임이 강조된다.
업계내 이권다툼과 제조·충전·판매·설비 등 분야별 반목행위는 결국 누워서 침 뱉고 제 살 깎아 먹는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낀 후 시행하기 보다는 먼저 머리로 깨닫기를 업계 전체를 통틀어 진심으로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