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에서 서대구IC로 빠져나와 대구와 현풍을 잇는 구마고속도로를 한참 달린 끝에 도착한 대구 달성군 논공읍.
공업지대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너무나도 쾌적하고 조용한 이 곳에서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작지만 강한기업 ㈜이노컴(대표 이동세)을 찾았다.
한국기계연구원(KIMM) 출신의 박사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2003년 설립한 이노컴은 전체직원의 50%가 연구인력으로 기존 업체들과 달리 자체 연구개발 능력과 엔지니어링 기술력을 갖추고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고압용기 및 정밀부품을 중심으로한 고부가가치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통해 ‘복합재료의 혁명(Innovation of Composite)’이라는 의미의 사명에 걸맞게 2년도 되지 않은 짧은 기간동안 가히 혁명적인 기술발전을 이뤄내며 미래형 친환경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핵심부품이자 수소저장기술의 요체인 Type-III 복합용기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강자로 등극했다.
주력제품중 하나인 CNG(압축천연가스)용 207bar 복합용기의 경우 이미 국내최초로 한국가스안전공사의 인증을 획득했고 미국 DOT 및 유럽 CE인증 획득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Type-III 보다 앞선 기술로 분류되는 Type-IV 용기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는 있지만 알루미늄라이너를 사용하는 Type-III 용기가 부식, 수소침투 등의 측면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을 인정받은 반면 고분자폴리머(PP) 라이너를 사용하는 Type-IV의 경우 아직까지 가스누출 및 금속보스와 라이너의 기밀문제 등에서 완벽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꿈의 수소저장용기로 평가받는 액체수소용기 또한 앞으로 수많은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만 실현가능한 다소 이상적인 개념일 뿐이다.
결국 실용화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Type-IV 용기가 미래 수소자동차용 저장용기의 주력이 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바로 이것이 이노컴이 수소에너지업계에서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모든 원천기술 국산화]
이노컴은 지난 2003년부터 과학기술부 산하 고효율수소에너지사업단의 일원으로 350bar급 수소자동차용 Type-III 기체수소 저장용기의 국산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년여의 연구를 통해 이미 관련기술 개발과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으며 현재 최종 설계인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노컴은 시제품에 대한 설계 신뢰성 평가가 마무리되는 데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DOT, EC 등의 인증 획득에 나설 계획이며 올해말까지 모든 작업을 마치고 국내최초로 350bar 수소용기의 상용화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 이동세 대표는 "순수 국내기술만으로 개발된 이노컴의 350bar용기는 중량효율(수소저장중량 대비 전체중량비율)이 4.8wt%로서 세계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미국 Dynetek社의 4.9wt%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우수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주지하다시피 350bar 용기는 700bar 용기를 개발하기 위한 전단계에 불과하다"며 "350bar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2007년까지 700bar 용기의 시제품 개발, 2009년까지 양산준비 및 국내외 인증을 마치고 2010년 국내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상용화에 적극 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노컴이 지금과 같은 기술력을 보유하기까지 겪어야했던 어려움은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이는 복압용기 자체가 방위산업용으로 개발된 탓에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원천기술의 해외이전과 관련장비의 수출을 엄격히 규제하면서 국내에서 실용화를 목적으로한 복합용기의 연구개발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노컴은 사소한 장비 하나부터 설계․해석기술, 필라멘트 와인딩기술, 정밀시험기술 등 고도의 원천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해내야만 했다.
이에따라 내압시험장비, 파열시험기, 반복가압시험기, 환경시험기, 경화오븐 등 모든 장비가 순수 국내기술을 통해 국내 최초로 개발됐으며 현재 이노컴의 공장내에서 외국장비는 결코 찾아볼 수 없다.
이와관련 이 대표는 "이노컴은 창립전인 2000년부터 TypeIII 고압용기에 대한 핵심요소기술을 연구해 왔고 창립이후에도 이익창출보다는 순수한 투자개념의 경영을 펼쳐왔다"며 "수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어진 노하우와 기술력이 세계적인 업체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노컴의 설계.해석기술은 이미 선진국과 동일하거나 일부기술에서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필라멘크 와인딩 기술의 경우 해외인증기관 관계자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극찬할 만큼 고도의 정밀도를 자랑하고 있다.
[토탈 복합재료 전문기업으로 도약]
이노컴에 따르면 현재 국내 복합용기 시장은 CNG차량용, 의료용, 소방용, 페인트볼용 등을 포함해 연간 약 3백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러한 시장규모는 수소자동차가 국내에 본격 도입되는 2010년에 350bar와 700bar 용기를 중심으로 5백억원대로 성장한 후 매년 급격한 수요증대가 나타나 2020년에 이르면 국내 5천억원을 비롯 전세계 약 10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노컴은 이러한 막대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사의 핵심아이템인 수소자동차와 CNG차량용 복합용기의 경쟁력을 강화함은 물론 장기적으로 복합재료를 이용한 정밀, 고부가가치 부품 전문제조업체로의 도약을 목표로 다각적인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먼저 이노컴은 Type-III복합용기의 핵심원재로인 '용접부 없는 라이너'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자칫 단가상승과 수급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 중기전략의 일환으로 라이너의 개발과 생산까지 직접 수행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국내 관련업체들과 함께 생산설비 구축을 준비중이다.
또한 향후 복합용기의 적용분야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보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 구축에 만전을 다하고 있으며 기존 Type-I, Type-II 용기와의 가격격차 감소를 위한 생산.제조공정의 효율성 강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복합용기 이외에 수송기계용 정밀 복합재 부품사업에 신규 진출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미래에는 우주개발시대를 맞아 수소 이외에도 로켓과 같은 첨단 항공산업에서의 복합용기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며 "이를위해 내년부터 관련 연구기관과 연계하여 항공기 및 우주발사체용 등 특수목적의 복합용기 개발에 나서는 한편 실시간으로 자체 고장진단이 가능한 일명 '스마트 탱크(smart tank)'의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이노컴은 CNG용, 의료용, 페인트볼용 복합용기 사업의 호조로 대구 달성산업단지내 3천여평의 부지에 제2공장을 신축 중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