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불황의 장기화로 인해 매출 및 사업부진 등의 이유로 전국에서 일부 산업용가스업체의 매각설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97년 IMF관리체제 이후에도 여타 사업부문과는 달리 비교적 사업추진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산업용가스업계가 최근 8년여에 걸친 장기불황을 못 이기고 사업체 매각에 대해 구체화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산업용가스는 거의 모든 산업에 걸쳐 기초소재로서 공급돼 오면서 제품을 생산해야하는 수요처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어려워도 가스사용이 불가피했던 부분이 돼 왔다.
따라서 가스공급업체는 수요처의 부도직전까지도 가스를 공급해 왔고 이를 통해 산업 전반에 걸쳐 경제활동의 기반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최근 불황의 연속으로 어음거래로 인한 미수채권 발생과 거래처 확보 영업으로 인한 저가 경쟁 확산 등으로 인해 가스사업에 흥미를 잃거나 미래비전에 대한 충분한 결론을 짓지 못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매각설이 부각되는 것이다.
현재 본지에 의뢰했거나 조사대상이 된 산업용가스 충전소 매각 대상업체는 실질적인 매각가능성 여부를 떠나 권역별로 2개소 내지는 3개소 이상이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는 미확인업체된 업체까지 예상할 경우 최소 10개소 이상의 사업체가 업종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업체중에는 시중의 예상치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매각금액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어 실질적인 매각보다는 동종업계를 향해 경영의 어려움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일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추측이다.
하지만 이같은 충전소의 매각설 확산 분위기는 예전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움직임인 탓에 수요처 및 인근 업체에 경쟁심리를 부추기거나 시장재편에 기대를 거는 거대 충전소의 활동범위를 넓혀주는 계기가 되고 있기도 하다.
특히 판매업소의 경우는 충전소보다 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상위업체인 충전소의 시장경쟁으로 인해 기존 거래 시장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탓에 생업에 대한 위협까지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언론을 통해 매각 공고를 내는가 하면 당장 헐값에 넘기기 보다는 시간을 조금 더 끌더라도 기존 매출 유지와 거래처 관리차원에서 익명을 빌어 극비리에 매입대상자를 선별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같은 매각 확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매입·매각이 즉각적으로 성사되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일단은 매각·매입자간 협상금액에 대한 격차가 상당히 크고 사업을 영위중인 상황에서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탓이다.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산업용가스업계는 당분간 신규 충전소 설립이나 투자확대는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동시에 동종업체간의 빈부격차는 보다 더 분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