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이천 소재 한국고압이 경영악화에 따른 심각한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관련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에도 같은 이유로 부도를 맞은바 있으며 현 대표인 정성하 사장이 3차 경매에서 22억5천만원에 경영권을 인수, 지난 4년여간 회사를 이끌어왔다.
업계관계자들은 이번 한국고압의 경영악화를 이끈 주요원인에 대해 호주 엑스올피티社와의 어큐뮬레이터 합작법인(엑스올공업㈜) 설립, 에스텍시스템社와의 소화설비 FI인정 추진, 말레이시아 현지공장 건설 등 다양한 신규사업을 전개하면서 차입한 부채가 기존의 부채와 더해져 정상적인 경영에 의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로인해 이미 수개월 전부터 원관(원자재) 수급이 원활치 못했으며 최근에는 모든 설비의 가동을 중단한채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처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한국고압이 다시한번 주인이 바뀌어야 하는 아픔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마져도 부채의 규모가 총 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분인수를 통한 자연스런 회사매각에 회의적인 전망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의 모 고압용기 제조업체, 중국 천해고압용기(BTIC)측 대리인, 방재용 하론가스 제조업체 한주케미칼 등이 직간접적으로 한국고압측과 접촉을 가졌지만 과도한 부채, 낮은 인수가격 제시 등을 이유로 별다른 진전없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업계전문가들은 “향후 한국고압의 향방이 5년전과 유사하게 부도 후 경매처리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으며 이러한 예상이 적중할 경우 비(非)전문가에 의한 분할매각, 업종전환, 폐업 등 고압용기사업을 존속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까지 전혀 배재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