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용접/절단 전시회…산업용가스 기술집약 돋보여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 최대의 용접 및 절단 전시회인 제16회 에쎈 국제 웰딩페어(Welding Fair)가 지난달 12일부터 6일간 독일 에쎈 무역전시장에서 개최됐다.
독일, 프랑스, 영국, 스웨덴 등을 비롯한 유럽국가,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한국 등 전세계 44개국에서 1,000여개 용접관련 장비, 설비업체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산업용가스업체가 참가한 에쎈 국제 웰딩페어는 첨단 레이저용접 및 절단관련 최신기술을 선보인 훌륭한 기회의 장이었다.
총 17개홀로 나눠진 전시장규모는 7,200㎡로 산업용가스, 입체 레이저 절단, 용접장비 및 시연회 등을 통해 전세계 관련산업 종사자와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본지는 독일 에쎈 국제 웰딩페어의 참관을 위해 충전 및 설비업체 관계자들과 함께 지난달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이탈리아 로마를 거쳐 독일 뒤셀도르프, 에쎈 그리고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는 6박7일간의 일정으로 출국했다.
참관단의 대부분이 유럽으로의 출장이 처음인지라 다소 긴장되고 들뜬 마음으로 13시간에 달하는 비행거리를 꿋꿋이(?) 견뎌내며 첫 번째 경유지인 로마에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로마의 전경은 시골냄새가 물씬 묻어나올 정도로 고풍스러움 그 자체였다.
본격적인 행사를 치루기 전초전과 밤과 낮이 바뀌는 시차적응을 위해 반쯤 감긴 듯한 눈으로 세계문화유산의 하나인 콜로세움과 얼마전 새로운 교황이 탄생한 바티칸궁을 돌아보고 '진실의 입'과 스페인광장에서 오드리 햅번과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영화 '로마의 휴일'의 장면들을 연출하며 낯선 곳에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이처럼 로마에서 시차적응을 마치고 독일로 이동하던 중 알프스산맥의 기상악화로 인해 본의아니게 우리가 탑승한 항공기가 네덜란드로 회항한 탓에 2002년 월드컵의 주역인 히딩크가 활동하고 있는 아인트호벤 공항에 착륙, 잠시 동안이나마 그때의 감회를 회상하는 좋은 기회를 갖기도 했다.
오늘날 독일 경제를 이룩한 라인강이 유유히 흐르는 뒤셀도르프 지역에서 짧은 시내관광을 마치고 독일의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을 약 30분간 달려 전시특구인 에쎈에 도착, 간단히 여정을 풀고 참관단 일행은 이튿날에 있을 전시회 참관계획을 구상했다.
본격적인 전시참관날. 전시회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했지만 4년에 한번씩 치러지는 전시기간이 다소 짧게 느껴질 만큼 수많은 기술과 장비가 운집해 눈요기만으로도 하루가 지나갈 정도였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나름대로 바쁜 걸음을 재촉해 업체별 카달로그 수집과 새로운 가스업체와의 상담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 냈다.
6일간의 전시기간동안 전세계에서 몰려든 관람객수만 7만여명으로 공식집계된 이번 전시회는 지난 2001년 전시회가 41개국 1,000여개 업체가 참가하고 65,300여명의 참관객에 비해 양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으나 용접 로봇, 인버터용접 기계장비, 고집적 절단 기계장비, 초고속 정밀 레이저/프라즈마 절단 장비, 고품질 용접소모품, 안전 및 보호장구 그리고 환경개선 장치 등 최첨단 신기술이 집약됐다는 평가다.
이같은 용접/절단에 대한 간접적인(전시회를 통한) 기술습득은 향후 우리나라 산업용가스업계가 집중 투자해야할 분야중 하나인 레이저분야에 대한 관심과 기술이전을 주목적이 돼 선진 외국에서 사용되는 장비와 함께 기술적인 접근과 상업적 가치에 대한 이론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노력이 요구됐다.
용접기술은 과거 철과 철을 잇는 단순작업으로 시작됐지만 현재는 첨단장비에 대한 조립과 이음매에 대한 매끄러운 처리와 함께 강도(强度)의 집약정도가 관련기술에 대한 성장을 의미하고 있다.
본지가 인솔한 참관단의 시선을 붙잡았던 전시관은 주로 참관단들의 본업인 산업용가스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용접 및 절단분야에서의 활약에 대한 것이 관심사였다.
유럽을 비롯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산업용가스업체의 경우 주된 매출분야는 가스 제조 및 유통부분에서 50%가량 유지하고 용접과 관련한 장비 및 소모품 판매를 통한 매출이 5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용접 및 절단과 관련한 산소, 아르곤, 탄산 그리고 각종 혼합가스를 합친다면 실제로 단순 가스를 제조·판매하는 비중보다 용접과 절단에 소모되는 것들에 대한 매출비중이 월등히 높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가스의 제조와 유통에만 전념하는 우리나라 산업용가스업계의 현실과는 손쉽게 대조해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산업용가스 관련업체로는 우리나라에도 진출해 있는 에어프로덕트, 프렉스에어, 에어리퀴드, BOC가스그룹, 린데 AG, 메싸(Messer) 컷팅 앤 웰딩, 해리스 등은 물론 i GAS(영국), Tyczka 산업가스(독일), Chung Wang산업가스(중국), BSL 가스테크놀로지(영국), Lange Gas(독일), 일흥산업(한국), Powcon(스웨덴), Pan Gas(스위스), REFILL GAS(이탈리아) 등 다소 생소한 가스관련업체들이 참가해 각종 시연회를 비롯해 자사 제품에 대한 홍보에 열을 올렸다.
특히 이들 산업용가스관련업체들은 단순용접에 관련한 장비 뿐만 아니라 산소, 질소, 아르곤, 탄산, 수소, 헬륨 등의 공급과 함께 혼합가스를 제조하거나 초고압 가스장비를 선보여 산업용가스인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신기술정보 습득의 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산업용가스를 이용한 용접 및 절단 시연을 한 업체들은 저마다 자사가 제조한 혼합가스와 장비를 통해 용접전문기업이 따로 없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활성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입체 절단기술은 표면처리까지 매끈해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기술로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단지 많은 산업용가스인들이 참가하지 못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고 우리나라 가스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회마저 늦춰야 한다는 사실에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한 이번 용접/절단 전시회는 여느 전시회 참관보다 뿌듯한 시간을 보냈다는 안도감에 위안을 삼았다.
모처럼만의 좋은 일정을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산업용가스관련기술에 대한 체험을 몸소 느낀 참관단 일행은 4년후에 또다시 관련기술의 신정보 습득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마지막 여정을 위해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유럽문화의 보존과 산업기술의 발전을 한껏 체험하고 돌아오는 파리발 인천행 비행기는 순식간에 몰려든 피로감과 무사히 모든 일정을 마쳤다는 긴장감의 해소로 인해 빠져든 노곤함에 편안한 휴식공간이 될 수 있었다.
[참관단] 여우병, 유 혁(이상 대덕가스), 동문수(모던산업가스), 곽대우(삼오공사), 이락순(i가스저널)-이상 無順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