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고효율 수소에너지 제조.저장.이용기술 개발 사업단(단장 김종원)’은 제주 서귀포시에서 제1회 워크샵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수소개발사업단의 연구활동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각 분야별 연구원들의 정보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난해말 이후 국내에서도 수소에너지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워크샵은 산업용가스 업계는 물론 전체 에너지 분야 관계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지표를 제공했다.
이에 행사기간 동안 발표된 총 45편의 연구논문 중 수소의 제조, 저장, 이용, 정책 부문을 총망라하여 시기적 또는 기술적으로 의미있는 주제를 선정하여 시리즈로 게재한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原文)에 편집자의 부가설명과 첨언, 각색이 더해졌음을 미리 밝혀둔다.
[수소제조공급시스템 개발의 중요성]
수소(H2)는 절대적 에너지 빈국(貧國)으로 분류받고 있는 우리나라를 에너지 부국(富國)으로 이끌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해이후 우리나라도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를 통해 수소에너지 개발을 위한 정부차원의 대대적 지원이 잇따르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한국원자력연구소(KAERI),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 국가연구기관들을 중심으로 산-학-연이 연대하여 관련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미래 수소경제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보다 부단한 노력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소에너지 시대의 도래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때까지 투자되는 막대한 자금 및 시간에 대한 부담으로 민간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저조했고 정부차원의 지원도 미미한 수준에 그쳐 현재 마땅히 내세울만한 경쟁력 있는 국내기술이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우 이미 20여년 이전부터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인식, 국가의 주도로 기술개발에 매진해왔으며 최근에는 연간 수천억원의 자금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을 만큼 기술적으로 멀찌감치 달아나 있다.
이처럼 수십년이상 앞서있는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수소의 제조, 저장, 이용, 수송 등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수소경제실현의 성패가 수송연료의 성공적인 대체에 있음을 감안하면 수소 스테이션(station)을 위시한 수소충전․공급 인프라 기술의 확보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부분이다.
에너지 자립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배제하고 경제.산업적 관점에서 봐도 수소는 연료전지 및 수소자동차의 보급과 함께 2012년 전세계 시장규모가 약 8백억달러로 예견될 만큼 기하급수적인 시장 팽창이 확실시 되고 있어 수소공급시스템의 기술개발은 탁월한 경제성을 갖추고 있다.
덧붙여 수소는 석유화학, 전자, 반도체 등의 산업에서 지금도 연간 약 6천억원의 국내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외 기술개발 현황]
□ 미국
미국은 미국에너지부(DOE) 산하 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시범사업 프로젝트 등 기존의 천연가스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다각적인 연구개발이 정부과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를 살펴보면 먼저 DOE는 다국적 산업용가스 업체인 에어프로덕트社와 공동으로 ‘천연가스를 활용한 수소생산, 자동차용 수소충전소 및 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생산기술 개발’에 나섰다.
DOE와 에어프로덕트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각각 5백4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 2002년말 라스베가스市에 수소충전과 전기생산을 병행할 수 있는 세계최초의 수소충전소를 준공했다.
천연가스 개질방식으로 생산된 수소는 수소자동차에 충전할 수 있음은 물론 양자교환막(PEM) 연료전지에 주입하면 하루 30여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발생시킨다.
이와함께 DOE는 에어프로덕트와 시간당 50N㎥ 규모의 수소를 공급․충전할 수 있는 표준화된 수소충전소의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GE社와 ‘천연가스 자열개질방식의 순환형 개질을 통한 20N㎥/hr급 수소충전소 개발’, GTI社와 ‘천연가스를 활용한 40~60㎏/日급 고효율 수소충전소 개발’ 등도 진행중이며 이 모든 프로젝트를 오는 2005년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 일본
일본은 수소의 분산형 이용기술에 연구개발의 초점을 맞추고 1993년을 기점으로 정부지원단체인 신에너지 및 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EDO)의 WE-NET(world energy network) 프로젝트와 전세계 완성차 제조업체 6개사가 참여한 JHFC(수소연료전지 실증프로젝트)를 양대 축으로 수소제조기술 및 저장기술, 수소충전소 등의 대규모 실증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료별로 천연가스, LPG, 등유, 가황가솔린, 납사 등의 온사이트 개질형, 전기분해형, 부생가스형 오프사이트(off-site) 수소제조 등의 30~50N㎥/hr급 수소공급충전소 10여개를 설치하여 신뢰성 및 안전기술 확보차원에서 실증시험을 진행중이다.
WE-NET과 관련 오사카가스社가 순도 99.99%의 수소를 시간당 30N㎥가량 생산할 수 있는 충전소를 자사 부지내에 설치, 운용하고 있으며 이를위해 오사카가스는 고압저장탱크와 금속수소화물 저장조의 장점을 채용한 새로운 형태의 수소저장장치를 개발해냈다.
또한 지난해 6월경에는 JHFC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적인 산업용가스 업체인 린데社가 수소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시범차량에 수소연료를 공급하기 위해 일본 최초의 액체수소 충전소를 토쿄에 건설하기도 했다.
이 충전소는 400bar(5,700psi) 압력의 압축수소가스는 물론 액체수소도 함께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특징이다.
한편 일본은 현재 NG(천연가스)의 압력을 높여 관련장치를 소형화하는 방식으로 수소충전소의 건설비용 절감과 설비규모를 축소할 수 있는 신공정 개발에 역점을 두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 EU
EU의 경우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중 대표적으로 연료전지 버스 운용을 위한 CUTE(유럽청정도시교통, Clean Urban Transport for Europe) 프로그램에만 총 1천8백50만 유로가 투자되어 운용중이다.
유럽 도시의 대중교통수단으로 연료전지 자동차를 도입해 도시공기를 맑게 하자는 취지의 CUTE프로젝트는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자회사인 에어버스社가 연료전지 버스를 제공, 유럽 10개국의 수도에서 30여대의 수소연료전지 버스를 실용 운전한다는 계획이다.
EU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수소 생산 및 수소충전소의 구축과 실증은 물론 안전성, 표준화, 운전 특성, 연료전지버스 운영 등의 데이터를 축적하게 된다.
이미 독일 Stuttgart市가 100N㎥/hr규모의 천연가스 개질형 수소충전소를 설립, 연료전지 버스를 운용하고 있으며 영국이 런던도 최근 대당 19억원에 달하는 수소연료전지 버스 3대를 도입, 올해초부터 운행할 계획임을 천명했다.
이탈리아 또한 밀라노 수소프로젝트를 통해 지난해 1월부터 에베코/데․노라제 연료전지 버스와 BMW수소자동차가 실용 운전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 1999년 세계최초로 수소경제국가로의 전환 계획을 발표했던 아이슬란드는 어떤 국가보다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30년경 화석연료 사용량을 수소로 완전 대체한다는 계획아래 다임러크라이슬러, 쉘, 비스트올카 등이 참여한 INE(Icelandic New Energy)를 설립했으며 지난해 세계최초의 상업용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수소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지난 97년부터 ‘독일 수소프로젝트’를 추진, 수소의 생산․저장․수송기술 및 기간시설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와관련 BMW社는 지난 98년 뮌헨공항 구내에 액체수소 자동충전소를 설치하고 수소자동차를 운행중이다.
□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방식을 중심으로 대학, 연구소, 개별 기업 등에서 기초적이고 소규모적인 연구가 진행중에 있지만 수소공급.충전소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 및 개발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단지 유사한 분야로서 현대자동차가 자체 개발중인 수소자동차에의 연료공급을 위해 압축수소를 활용한 간이 수소충전소를 연구소내에 설치, 운용하고 있다.
SK의 경우 지난 89년부터 92년까지 40㎾급 PAFC(인산형연료전지)용 천연가스 연료개질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97년에는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방식의 수소발생장치(5~10N㎥/hr)의 개발을 완료하기도 했다.
또한 에기연이 96년부터 3년간 주택용 5㎾급 고분자 연료전지를 위한 천연가스 개질기 시스템 개발에 나선바 있으며 2002년부터 지금까지 3㎾급 가정용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 열병합발전 시스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서도 2001년이후 플라즈마 및 열분해 방식을 이용, 천연가스로부터 대량(40N㎥/hr)의 수소를 제조․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가스공사는 또 지난해부터 산업자원부의 연료전지 실증화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데 에너피아㈜가 5㎾급 연료프로세서의 실증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국내 기술 수준 및 전망]
수소공급스테이션과 관련한 국내의 기술개발 실적은 없지만 일부 기술은 선진국의 수준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기술경쟁력, 신뢰성 그리고 기술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 각 핵심요소별로 2~3년 이상의 집중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덧붙여 세계 각국이 각각의 상황에 따라 수소충전소의 용량이나 공정 구성을 나름대로 결정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기본 설계 단계에서 고효율, 소형화가 용이한 공정구성 및 장치의 개발이 요구된다.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존 국가들의 기술개발과정을 면밀히 검토하고 최신 기술을 신속히 확보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와관련 수소산업의 본격적인 시장진입 시기로 예견되고 있는 2010년~2020년경에는 약 5백만대의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실용화 규모(수소생산기준 약 300N㎥/hr)의 수소충전소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위해 미국, 일본, 유럽의 선진국들은 수소에너지 공급시설에 대한 신뢰성과 기술안전성 확보를 위해 시범운전을 통한 기술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수소 및 연료전지 시대를 대비하여 과학기술부와 산업자원부를 중심으로 국책과제를 추진, 국내외 전문가와 관심기업들의 역량을 집중시킴으로서 수소공급스테이션의 기술개발에 착수할 예정이기 때문에 수년내에 선진국의 기술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소프론티어 사업단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소스테이션용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수소제조 공급시스템 기술개발’ 연구의 목표는 1차적으로 천연가스를 이용한 수소생산 모듈화 시스템 설계기술의 확보이다.
<표-2>는 연차별 연구개발 목표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1단계 목표인 교효율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기 시스템 기술개발과 관련하여 1차년도의 지난 6개월간 주요 연구성과의 하나로 PFD(프로세스개념도)의 구축을 들 수 있다.
수소생산규모 20N㎥/hr, 메탄 전환율 85% 이상, 개질기 열효율(LHV) 70% 이상으로 잡혀있는 연구목표를 상회하여 PSA의 배출구(outlet)기준 수소생산 규모 30N㎥/hr, 메탄전환율 90% 이상, 개질기 열효율 72%로 내부 목표를 설정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세계적인 상용 프로세스 시뮬레이터인 하이시스(HYSYS)를 활용, 열 및 물질(heat and material) 밸런스를 구축하고 <그림-1>과 같은 PFD를 작성 완료했다.
이를보면 수증기 개질기에서의 S/C 비율은 3.0, CH4(메탄) 전환율은 90% 기준으로 설정하였으며 HTS(고온수성반응기)와 LTS(저온수성반응기에서의 CO(일산화탄소) 전환율은 각각 60%, 90%를 기준으로 했다.
또한 테스트 버너의 시험결과, 버너에서의 공연비(공기질량/연료질량)는 1~2 수준으로 열 및 물질수지를 구축했다.
PSA에서의 수소회수율을 70%로 가정했을 때 90%의 CH4와 10%의 C2H6(에탄)로 구성된 LNG는 수소생산의 원료로 분당 188리터, 버너의 연료로 분당 90리터가 사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