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민관협력 자원개발 추진전략’ 발표

민간투자 확대 위한 지원 대폭 확대

정부가 민간 주도 해외자원개발을 통한 핵심자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융자지원율과 실패 감면율을 상향하는 등 재정지원 확대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안덕근)는 지난 3월 2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안덕근 장관 주재로 해외자원개발 관련 주요 기업들이 참여하는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민관협력 해외자원개발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국가 에너지·자원 수요의 90% 이상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자원빈국으로 유가변동 등 대외 충격에 취약하다. 특히 러우전쟁 장기화, 자원보유국의 자원무기화 추세, 지정학적 리스크의 확산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관련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전기차와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및 에너지 신산업 발전에 따른 핵심 광물 수요는 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가 자원안보을 위한 체계적인 해외자원개발 추진전략 수립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국가 자원안보의 시급성과 중요성을 인식, 핵심자원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해외자원개발 산업생태계 회복을 국정과제로 추진 중에 있다. 이와 관련 이번에 산업부는 업계, 전문가,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해 ‘민관협력 해외자원개발 추진전략’을 수립했으며 이번 간담회를 통해 해외자원개발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업계의 의견과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날 발표한 해외자원개발 추진전략은 과거 정책의 성과와 한계를 되돌아보고 ▲민간 주도 자원개발 산업생태계 활성화 ▲국가 자원안보 기능 강화 ▲정책일관성 확보라는 3대 정책방향 아래 수립됐다. 특히 정부는 민간 주도 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해 ▲재정·세제 지원확대 ▲중장기 기술개발·인력양성 과제 추진 ▲국내 자원개발 활성화 ▲공기업의 민간기업 지원역할 강화 ▲자원보유국과 자원외교 강화 등 다양한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추진전략 수립과는 별도로 즉시 실효성 있는 지원이 가능하도록 재정지원 확대 및 세제지원 강화를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산업부 안덕근 장관은 안정적인 에너지자원공급망 확보는 우리 국민경제의 안정과 첨단산업 발전을 위한 선결과제로 해외자원개발 산업생태계의 활성화를 위해 민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핵심광물 수요 지속 증가 전망

세계 각국 공급망 구축 활발

한편 글로벌 에너지 전환으로 인해 석유·가스 수요는 2030년대 정점 이후 감소하지만 2050년에도 여전히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반도체 등 첨단산업으로의 산업재편과 에너지 전환으로 리튬, 니켈 등 핵심광물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2030년대 이후 리튬, 흑연의 수급은 안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니켈, 네오디뮴, 코발트 등은 상당 기간 공급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글로벌 자원개발 동향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은 자국 내 에너지·자원공급 역량 강화 및 우방국 중심 공급망 구축을 본격화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석유가스 개발을 위한 국유지 임대 재개, 핵심광물 공급망 내재화(정·제련 가공기술 및 시설 확보) 등 자국 내 생산역량을 확대 중이며 우방국 간 협의체(MSP 등) 중심의 공급망 구축 노력 및 자국 내 생산이 어려운 광물에 대해 중국 이외 국가로부터 조달을 추진 중이다.

일본의 경우 JOGMEC의 민간 자원개발 지원 확대 및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석유가스 자원개발률 목표를 상향하고 에너지 안보는 탄소중립의 선결과제로 명시했으며 일본 내 선광·제련 시설 투자·기술개발 지원, 재자원화, 희소금속 대체제 개발 지원 등 자원공급원 다각화를 위한 지원 확대를 꾀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함께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국내외 자원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외교전략을 통해 러시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주요 자원보유국에서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희토류 채굴·제련 할당량을 국영기업에만 배분하는 등 국내 자원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고 정부 주도 국내외 광물개발을 확대 중이다.

이밖에 핵심자재법 제정 추진 등 주요 원자재 역내 생산 확대에 나서고 있는 EU(유럽연합)은 주요 원자재 역내 생산 촉진과 함께 공공기금 조성, EU 내외 협의체 출범 등 국제협력 강화를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자원개발 생태계 위축

기업 투자 축소·정부 출자 감소 등

한편 우리나라 자원개발 산업생태계는 지난 2014년 이후 유가하락, 부정적 여론, 정부지원 축소 등으로 크게 위축돼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기업 투자는 석유가스·광물 부냐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은 2013년 535개 사업 이후 지속 감소해 2022년 394개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2008년 신규사업 107건을 정점으로 상당수 기업이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정부출자 역시 한국석유공사 유전개발 출자 축소, 한국광해광업공단 자원개발 중단 등 공기업에 대한 출자 역시 감소한 상황이다.

다행히 일몰됐던 해외자원개발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사실상 모두 회복(3건) 되는 등 최근에는 세제지원이 확대되는 중이지만 주요 지원사업의 종료로 중장기 지원은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2019년 자원개발 특성화 대학사업 종료 이후 전문가들은 학부와 대학원을 연계한 중장기 인력양성 프로그램 신설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술개발 분야에서는 ‘자원개발기술개발사업’ 일몰(2020년) 이후 탐사기술 고도화, 생산성 향상, 희소금속 선광·제련 등 소규모 R&D 위주로 지원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세제지원 확대로 민간기업 참여 ↑

이번에 발표된 ‘민관협력 해외자원개발 추진전략’추진과제를 살펴보면 먼저 정부는 재정·세제 지원 확대로 민간 기업 참여를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탐사·운영권·국내 도입 등 자원안보 기여도가 높은 사업에 대한 융자 지원율을 현행 30%에서 50%로 상향하고 실패시 감면율을 70%에서 80% 이상으로 확대했다. 또한 민간참여가 저조한 국내 유가스전 개발, 해외 탐사사업 분야의 투자 마중물 역할 수행을 위해 올해 481억원을 투입, 공기업 유전개발 출자 지원을 지속키로 했다. 아울러 정책금융기관의 대출·보험 지원 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우대하고 투자보험 확대를 위한 무역기금 출연을 추진한다. 뿐만 아니라 민간이 해외에서 확보한 광산의 유망성 확인을 위한 민간·공기업의 공동탐사 지원사업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내국인 또는 해외자회사의 광업권 취득을 위한 투자·출자에 대해 세액공제를 재도입(2024년 시행)하고 해외자원개발 분야 설비 투자 세액공제 일몰(2019년) 이후 유사 제도를 통합·재설계해 통합투자세액공제를 도입(2021년 시행)한다. 더불어 상반기 내에 핵심광물 공급과 관련된 정제련·재자원화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해 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고 내국법인의 해외자원개발 자회사(지분 5% 이상)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의 95%를 면세하기로 했다. 이밖에 국내 기업이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생산한 자원을 국내 도입하는 경우 수입 부과금 감면 등 인센티브도 검토할 계획이며 해외자회사 보증채무 변제 후 자회사 파산 등으로 회수 불가시 모회사의 손실 처리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자원개발 전문인력 양성·기술개발 확대

정부는 안정적인 해외자원개발 확대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개발 향상에도 적극 나선다.

우선 내년부터 석유가스·광물 등 주요 자원 분야 인력 양성사업을 신설, 자원개발 인재양성 전주기 지원을 추진하고 학부·대학원을 통합 지원하는 자원개발 기술교육대학 지정(총 10개 대학 내외)을 추진한다. 또한 대학의 국내외 현장 교육을 지원하고 전공지식 실습 및 실무 이해도 제고를 위해 공기업 체험형 인턴십 운영 추진 등 실무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며 기존 이론 중심의 재직자 실무 교육을 기업 맞춤형 현장연계 교육으로 확대해 현장경험 및 실무역량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자원개발기술개발(2020년 일몰) 후속사업을 신설, 소규모·단편적 지원을 극복하고 중장기·체계적 R&D 추진키로 했다. 특히 재자원화(선광·제련) 기술 확보와 다양한 핵심광물의 특성에 맞춘 광종 맞춤형 광물 확보 기술개발은 물론 기존 자원개발 기술에 빅데이터, 클라우드, AI 등 ICT를 융합해 기술 고도화를 지원한다. 아울러 자원개발 全과정의 탄소·오염물질 저감 기술 확보 및 블루수소, CCS 등 에너지 신산업 접목하는 등 저탄소·친환경 자원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석유가스·핵심광물 등 국내 자원개발 활성화 박차

이어 이번 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해 우선 석유 발견 가능성이 높은 동해 지역을 중심으로 물리탐사 및 시추를 진행하고 서해·남해지역 유망구조 발견을 위한 물리탐사 실시한다. 이에 동해 심해와 서해·남해 미탐사 지역을 대상으로 물리 탐사를 실시해 유망구조 도에 나서고 기존 취득한 탐사 자료를 대상으로 해외 전문기업·전문가 리뷰를 통해 심층분석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광종별 유망 지역에 대해 먼저 공공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이후 민간탐광시추, 민간 광산 개발 지원으로 ‘민간 중심 광산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광해광업공단, 지질자원연구원의 기술력을 활용, 유망 지역에 대한 물리탐사, 지화학 탐사 등 기초탐사를 수행하고 광산 생산성 향상과 안전성 제고를 위한 광산 개발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원외교 강화·공기업 역할 제고

법적·제도적 기반 정비

한편 정부는 민간 중심의 자원개발 확대를 위해 자원외교를 강화하고 공기업 역할을 활성화 하며 법적·제도적 기반 정비에 나선다.

먼저 자원외교 강화를 위해 자원보유국과의 업무협약 체결 및 WG 운영 등을 통해 우리기업의 투자 애로해결, 장기공급계약, 유가스전·광산 확보 등 지원한다. 또한 핵심광물 다자협력체계를 활용, 회원국들의 유망·잠재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공급망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기업 역할 제고를 위해서는 민간 해외자원개발 투자에 대한 인력·정보·기술을 지원키로 했다. 이에 민간·대학 대상 실무교육 강의 지원, 전문인력 민간 파견 및 자원공기업 인턴십을 추진하며 해외 유전·광산을 활용해 산·학·연 테스트베드를 지원하고 해외공개 프로젝트 등에 대해 공공이 타당성을 검토한 후 민간 투자를 연계할 방침이다. 특히 해외 거점을 두고 있는 공공기관들의 역량을 집중해 해외 법·제도, 동향, 주요 이슈 등을 E-Book 형태로 발간(해외자원개발협회)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부는 수급위기 대응을 위한 자원 전략비축 강화를 위해 석유의 경우 수급위기시 우선 구매가 가능한 국제 석유공동비축 확대 및 2025년까지 석유 1억배럴 비축을 추진하며 가스는 2030년까지 LNG 270만㎘ 저장용량 증설을 추진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2026년까지 핵심광물 전용 비축기지를 신설, 비축품목과 비축물량 대폭 확대할 계획(2031년까지 20종 100일분 확대)이다. 아울러 공공의 신규 석유·가스 자원개발은 기존 진출지역 내 우량자산 중심으로 확대하고 국내 도입을 위한 계약조건 확보를 추진하며 트레이딩 역량을 강화, 국내 도입비용 최소화할 방침이다. 현재 한국가스공사는 기존 도입 예정 물량을 가격 경쟁력 있는 대체물량으로 스왑하는 트에이딩 기법을 활용해 거래 프로세스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정부는 자원안보특별법 제정에 따라 국가 자원안보체계를 구축하고 자원안보 관점에서 일관성 있는 자원개발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기반을 정비한다. 이에 범부처 합동 기구인 ‘자

원안보협의회’ 신설을 통해 자원개발 관련 정책 수립시 민간·학계 의견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국가 자원안보 진단·평가체계 및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자원별 공급망을 점검·분석하고 사전 위험진단 및 조기대응 추진하며 기존 非직제 광물자원팀의 정식 직제화를 통해 조직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