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용 전기요금은 1월과 5월, 11월 3차례에 걸쳐 kWh당 도합 31.7원이 인상됐다. 다행인지는 모르겠으나 올해 2분기 내에는 추가 인상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부는 전기요금등의 인상은 고물가에 산업과 민생에 직격탄일 수 있어 이를 예의주시하며 적절한 인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일부 산업용가스 액메이커가 전기료의 누적 인상분과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 분위기를 가시화하고 있어 이에 반발한 일부 충전소의 물량 이탈 등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산업용가스 액메이커들은 전기요금이 제조원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산소, 질소, 아르곤 등의 수요처와 충전소에 대해 공급가격 인상을 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충전업계는 당시에도 시장 상황과 수요처와의 조율이 필요하다며 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인상 폭을 줄이는 등의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액메이커의 인상안과 관련해서 충전업계는 즉각적인 인상 요인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과거부터 누적돼 온 인상 요인만으로는 수요처 단가 인상 시행에 대한 명분이 부족하다며 공급단가 인상 공문접수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액메이커는 기체질소, 산소 공급용 온사이트 플랜트와 파이프라인의 경우 이같은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생산원가 변동분이 물가 연동 계약에 따라 즉시 반영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탱크로리를 통해 공급되는 액체가스의 경우는 변동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단가 인상안을 조정하고 있지만 유통업체와 수요처의 조정 시기가 늦춰지는 탓에 제때 공급가 인상안 시행이 어려웠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액체가스 거래관계인 충전업계는 경제 불안과 산업체 가동률 저하로 인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가는 상황에서 고정 수요처인 일반 제조산업체에 대한 산업용가스의 공급가격 인상은 실질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단가 인상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실제로 올해 2~4월 충전업계의 공급량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5%가량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런 와중에서 공급가격 인상은 불붙은 데 기름 뿌리는 격이라며 가격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국내 액메이커의 대부분이 다국적기업이거나 수익률을 우선시하는 투자기업이 운영하는 만큼 타사의 눈치를 본다거나 손해를 감수하기보다는 자사의 적정 이익률을 우선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단가 인상안의 추진은 액체가스에 대한 누적 적자분에 대한 개선이라는 차원에서 추후 전기료 등 인상 요인이 추가로 발생할 때 변동 폭을 상쇄하기 위한 차원에서 강한 인상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액체가스 유통의 최전방에 서 있는 충전업계는 발등에 불이 붙게 됐다.

원료가스 가격인상과 더불어 경제 불안이 지속되는 와중에 인건비, 운송 원자재 가격 인상 등도 연동돼 수요처에 공급하는 실린더 단위의 가격조정에서부터 액체가스 운송용 가격상승분을 10~20% 이상의 큰 폭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에 덧붙여 충전업계는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안전관리 비용과 인건비, 물류비, 재료비, 설비비 등 각종 가격 상승 요인이 산적한 상황에서 올해는 공급 안정화와 함께 가격 인상이 동시에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