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재생E 보급 확대·공급망 강화 전략’ 발표
2030년가지 연평균 6GW 보급 목표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본격적인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 주재로 재생에너지 발전·제조·수요기업들과 정책간담회를 열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처음 나온 재생에너지 정책이다.
정부는 그동안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발맞춰 원전·수소·재생에너지 등 무탄소에너지의 균형 있는 활용이라는 방향 아래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다만 그동안 양적 확대 중심의 재생에너지 보급으로 인해 전력계통 및 국민 비용부담 증가, 설비 난립, 높은 비용 등의 문제점들이 누적돼 왔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2년간 발전사업 책임성 강화, 소규모 특혜 종료, 시장기는 강화 등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보급 여건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 왔다. 이를 통해 시장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되는 만큼 정부는 보다 질서 있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를 추진한다. 특히 이번 전략 발표는 정부가 민간 사업자들이 난립했던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일부 지역에 집중돼 계통부담이 나날이 가중되고 있는 한편 실질적으로 보급 목표치를 제대로 달성하고 있지 못하다는 문제의식에 따라 정부 주도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및 공급망 강화 전략’을 살펴보면 우선 윤석열 정부 취임 이후 ‘원전 일변도’로 추진돼왔던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각에서는 이번 발표가 조만간 초안이 공개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날 것을 암시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산업부가 발표한 이번 전략의 키워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를 위한 질서 있고 체계적인 재생에너지 확대’이다. 전략의 기본 방향은 ▲정부 주도(Top-down)로  연평균 6GW 내외 보급 추진 ▲공급망 구축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 ▲시장제도 정비를 통한 확산 기반 구축이다. 즉 정부 주도 방식으로 계통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재생에너지 용량은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한 4대 추진 방향으로 ▲건강한 해상풍력 산업생태계 조성 ▲질서 있는 태양광 확산 ▲새로운 시장에 맞는 제도 전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제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재생에너지 보급 실적이 3~4GW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도전적인 목표가 될 수 있지만 2030년까지 연간 6GW의 재생에너지 보급을 달성하고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누적용량을 100GW까지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건강한 해상풍력 산업생태계 조성

먼저 건강한 해상풍력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정부 주도의 계획적인 해상풍력 보급이 추진된다. 정부 주도의 입지 발굴, 환경성·수용성 확보로 질서 있는 개발과 함께 정부가 사업과정 전반을 지원, 실패 및 지연위험을 경감하고 안정적 보급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해상풍력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을 통한 계획입지제도 법제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법 제정 전 준계획입지인 집적화단지 제도 활성화로 공공성을 강화한다. 이는 지자체가 입지발굴, 주민수용성 확보를 주도 시 단지 지정 및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으로 지자체-중앙정부 간 협업 및 참여 유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해상풍력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한다. 제조 부문은 공급망 강화를 중심으로 경쟁입찰시장 운영·평가를 개선한다. 비가격 평가 강화, 기술이전, 일자리 및 산업 전후방 연계효과를 평가하고 업계와의 협의를 거쳐 향후 2년간 입찰물량 및 시기 등에 대한 로드맵을 7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설치 부문은 보급 확대에 대비한 보급 확대에 대비한 항만·선박 등 설치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관계부처 기본계획에 해상풍력 지원 인프라 관련 내용 반영 여부 등을 협의하는 한편 15㎿급 설치선 건조 지원, 국내외 선사-개발사 간 협력 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금융 부문의 경우 자금 조달 원활화를 위한 펀드 등의 추가지원 방안을 발굴키로 했다.
이밖에 안정적인 해상풍력 단지 운영을 위한 기반 조성을 위해 해상풍력 안보 이슈, 신시장에 대비한 운영·관리체계 고도화를 추진한다. 프로젝트 인증제도 도입·시행과 함께 표준 및 인증에 안보 요소를 포함하며 사이버·시스템 보안관리 강화, 부유식 해상풍력 안전기준 등을 선제 수립할 계획이다. 아울러 운영·관리분야 기술개발, 교육시설 및 프로그램 구축 등 인력양성 지원을 통해 안정적 운영·관리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질서 있는 태양광 확산

태양광 분야는 비용하락에 기여하는 효율적 입지 발굴 및 제도개선 등 보급전략을 마련하고 산업생태계 복원, 미래기술의 선제적 확보를 위한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먼저 입지별 전력적 보급과 제도개선을 통한 수용성 확보를 추진한다. 주민·계통 수용성이 양호한 산단태양광 활성화를 위해 입주제한, 이격거리 등 규제를 완화하고 승계위험 해소로 입주기업 참여율을 제고할 방침이다. 또한 300㎿ 규모의 공공 시범사업 ‘햇빛산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특례 실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햇빛산단은 현재 미포(울산) 및 명지녹산(부산)에 150㎿를 추진 중이며 기업 수요를 고려해 150㎿를 추가 발굴한다. 이어 영농형태양광 도입전략의 후속조치도 추진한다. 영농형태양광 입지규제 완화 및 안전기준 수립을 위한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태양광 연계 ESS의 기술과 경제성 검증을 통한 계통수용성·수익성 제고에 나선다. 건물태양광의 경우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의무화와 연계, BIPV 활성화 기반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정부 지원사업 내 인센티브 및 건물태양광의 정의·유형 마련, 재생에너지 원별 보정계수 개편 등 관련 기술·시공기준 개선을 추진하고 합리적인 건물 구조 및 내화 안전성 확보를 위한 관계부처 협의도 진행한다. 이외에도 지자체 이격거리 규제 등의 합리적 개선을 통해 중대형 확산의 제도 기반을 구축한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전력망 여건을 고려한 질서있는 설비 진입을 통해 계통부담을 완화한다. 우선 계통여유지역으로 태양광 신규설비의 진입수요를 유도한다. 올 하반기 한전이 전력계통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 입지별 계통포화도, 전력망 건설계획 등을 공개해 여유지역으로 사업을 유도하고 예측가능성을 제고한다. 지역별 계통여건이 사업성 고려에 영향을 주도록 인센티브를 차등 부여한다. 또한 ‘유연한 접속’의 원칙 하에 계통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이에 계통포화 변전소에 대한 신규 접속신청 시 연계시기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유연한 조건 수용설비에 대해서는 RPS와 연계한 인센티브 부여를 검토할 예정이다. 더불어 미활용 설비 집계, 관리 및 태양광-ESS 연계도 지원한다. 세부적으로 전력통계 상 미집계 태양광의 실태파악 및 계전기 설치를 유도하고 재생에너지 정부 지원사업 개편을 통해 계통포화지역, 분산형 등 ESS 보급을 지원하는 한편 계통포화지역 대상 ESS 연계 잉여전력의 저장·판매 사업모델을 개발·실증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산업생태계 복원 및 미래시장을 대비한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공급망 강화에 나선다. 우선 RPS 경쟁입찰 평가 개선 등 셀·모듈 제조사의 가격경쟁력 및 판로확보를 지원하고 융자사업 등과 연계, 저탄소제품 사용 유인이 있는 경쟁입찰시장 진입을 유도한다. 아울러 2026년 탠덤셀 상용화, 2030년 효율 35% 달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경쟁국 대비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전략적 R&D 투자, 정책협의체를 통한 기술애로 해소 및 공동활용시설 등 성능·공정 테스트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대응 및 안보 강화를 위한 지원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새로운 시장에 맞는 제도 개편 추진

산업부는 최근 의무시장인 RPS 수요에 더해 민간의 자발적 수요가 부가되면서 현행 제도로는 향후 성장하는 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관리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별(RPS/자발적)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도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RPS 시장에서의 정부 역할 강화와 RE100 등 PPA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에 나선다. 
먼저 의무시장(RPS)의 경우 RPS 내 재생에너지 공급에서 정부 역할이 확대되고 정부입찰 중심의 신규설비 진입이 이뤄진다. 세부적으로 정부의 신규설비 보급 목표량에 대해 매년 원별로 입찰을 진행한다. 정부는 가격·비가격 지표로 평가해 입찰용량 내에서 설비를 선정하고 낙찰 설비는 응찰한 가격으로 장기(20년) 고정가로 계약한다. 일정 규모 이하 설비의 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선택권 부여 등 별도 경로를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보급 확대와 계통·공급망 안정 및 효율성 등을 기대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직접적으로 시장 신호를 제공, 보급목표 달성이 용이하고 안정적 계통운영과 함께 재생에너지 국내 제조기반도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발전사업자는 원활한 PF와 안정적인 투자비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재생에너지를 안정적 비용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국민들은 전기요금 부담 완화 효과를 볼 수 있고 수요기업들은 RPS와 경합 없이 안정적이고 낮은 비용으로 재생에너지 구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올 하반기 국회,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와 관련 내용을 협의하고 공론하 절차를 거친다는 계획이다.
자발적 시장의 경우 RE100 등 PPA 활성화를 다각도로 지원, 시장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태양광·풍력 등 원별 구매허용 등 거래 편의를 제고하고 PPA 거래 촉진을 위한 용량기준(1㎿) 규제를 완화한다. 더불어 주택, 산단 등 미활용 자가설비의 별도 인증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근본적으로 RPS 제도 개편을 통한 수요 경합을 해소해나갈 방침이다. 또 금융·인센티브 등 자발적 재생에너지 민간투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PPA설비 대상 저리융자 지원 및 재생에너지 펀드 중점 투자와 함께 PPA 계약불이행에 대비한 예측가능성 확보 지원에도 나선다.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무탄소에너지(CFE) 설비투자에 대한 추가지원도 검토한다. 이밖에 정부는 초기 공공-민간 협업의 PPA 중개시장에서 장기적으로는 민간주도의 ‘자발적 재생에너지 거래시장’으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외시장 진출 지원

산업부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최근 4년간 총 20.4GW(41건), 143억달러의 수주 성과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태양광은 18.2GW(28건, 88억1,000만달러), 풍력 2.1GW(7건, 55억8,000만달러)를 나타냈으며 향후 중동, 유럽 등에서 태양광을 중심으로 수주 확대가 전망되고 있다.
이에 산업부는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민관합동 지원체계 구축 및 맞춤형 진출 지원방안 마련을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재생에너지 해외진출 협의회(가칭)’ 구성·운영 및 원스톱 지원을 추진한다. 협의회는 ▲입찰정보 공유 ▲국내기업 비즈니스 매칭 ▲해외진출 애로 해소 등의 역할을 담당하며 민간·공공 개발 및 발전사, 제조기업, 수출금융·수주지원기관, 연구기관, 정부 관계자로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 간 G2G 협력을 활용, 정부 주도의 탑다운(Top-Down)식 대규모 사업 발굴도 추진한다. 이외에도 개도국 에너지정책 수립지원, 온실가스 국외감축사업 등 해외협력 프로그램 연계 및 진출국 특성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 특히 진출국 특성과 우수 국내기술을 결합해 중동 등 주력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중동 등지에서 대규모 태양광과 연계한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방식 등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산업부는 이번 ‘전략’ 발표 후 순차적으로 주요 세부 과제별 후속 정책 수립을 관계부처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원전·수소 등 다른 무탄소에너지원과 재생에너지의 균형 있는 육성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