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는 종종 마주치는 예기치 않은 복잡한 상황과 낯설은 인간관계가 있다. 상황이든 인간관계든 간에 때때로 반드시 이겨야 하는 일도 있고 굳이 져 줘야 하는 일도 있다. 때문에 그러한 상황들은 자신을 당황스럽게 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많은 복잡한 생각에 잠기게도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우리가 경험해야 하는 승리와 패배는 언제나 곁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처절한 좌절과 막역한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싸움에 있어서 때리면 피하거나 막아야 하고 막았다면 때려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본능일 것이다. 그래서 세상을 살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은 막거나 때려야 하는 일들이 다반사이다.

역사의 기록은 대부분 승자를 중심으로 쓰여진다. 다만 힘으로 장악한 그것이 진실을 뜻하지는 않는다. 창과 방패를 가진 상태에서도 정의롭지만 힘이 없다면 정의를 실현시킬 수가 없고 정의롭지 않은 힘은 도덕적인 잣대에 밀려 압제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정치적으로는 힘없는 정의는 무력하고 정의없는 힘은 폭정이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사회경제적인 분야에서도 창과 방패는 존재한다. 경제적으로 부유함을 얻고자 설립한 기업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희생과 봉사가 아니라 이익 추구를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소속된 조직의 이익을 위해서는 동일한 직군에서도 보완과 경쟁을 적절히 유지하며 서로 팔고 사는 관계로 엮어져 있다. 그래서 경쟁적으로 어느 한쪽의 손만 들어주다가는 다른 한쪽의 반발과 미움을 사게 된다. 그러나 편파적일 수는 있겠지만 이익을 좇는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불가피할 수 있다. 다만 일방적으로 한편에 선 이에게 중재 역할을 맡기는 어렵다.

결과적으로는 어느 한 편의 이익은 다른 한 편은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럴 때 장기적인 안목에서는 이익을 조금씩 나누는 협상과 중재가 필요하다. 아무런 타협조차 없이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기행위일 수 있다.

현대 사회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인간관계에 의한 정(情)에 이끌리기보다는 철저한 계약 관계에 의존해 가고 있다. 힘 있는 자들의 통보와 함께 힘없는 자들의 수용 또는 반발에 따른 창과 방패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타협과 협상에 따른 소모전보다는 ‘아니면 말고’ 식의 보복과 경쟁이 힘의 논리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어쩌면 세상살이 자체가 더욱 합리적인 생활방식으로 변화되는 과정일 수 있다. 그동안에는 사람이 하는 일 모두가 인정(人情)에 의지해 판단되고 연결고리를 형성해 왔던 것에 비해 현실적으로는 소신에 따른 결단을 통해 계약을 중시하는 방식이 훨씬 편리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국 우리의 행동과 가치관은 창과 방패의 모순에 대해 스스로 자각하고 내면과의 협상을 통해 자신과 조직의 기준에 따라 판단하는 기회를 부여해 준다.

그래서 자신의 목표와 소신에 따라 창과 방패를 잘 활용하고 적절한 타협을 통한 협상은 이익을 조금 덜 보더라도 훗날을 생각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