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사, 2020년에도 낙찰업체에 책임전가 사례

해군 군수사령부가 ‘24년 고압가스 용기 검사장비/정비 입찰계약’과 관련해 낙찰업체가 담당직원의 실수에 따른 산출액 착오 기재로 인한 정정 요구를 묵살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6월 24일 군수사령부와 고압용기 검사업체인 ㈜아이피티 간에 체결된 24년 고압가스 용기 검사/장비 입찰계약에서 사후원가검토(직접재료비) 조건부계약으로 진행했으나 업체측의 산출액이 실수로 인한 착오 기재 사항이 확인됐다.

이후 7월 10일 입찰 계약 이행을 위한 착수회의에서 아이피티측은 입찰계약서에 첨부된 산출내역서 기재 내용 중 사후원가검토(직접재료비) 산출액이 착오 기재된 부분을 설명하고 군수사령부 측에 이에 대한 정정을 요청했으나 수정계약 진행이 제한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아이피티의 법무대리인은 입찰계약 계약특수조건 제25조 제2항의 ‘계약 대상자는 사후원가 검토할 부분에 대한 지급대금의 확정을 위하여 최종 검사 합격 후 14 근무일 이내에 해당하는 서류(직접재료비 등)를 계약담당공무원에게 제출하고 계약대상자는 2항에 따라 정산서류를 제출하고, 계약담당공무원은 서류접수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사후원가검토를 실시하여 지급 대금을 확정한다.’는 규정을 들어 사후원가 검토 대상인 직접재료비 부분에 대한 지급대금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규정기간 내에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최종 확정하는 것이 정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사후원가검토조건부 계약에 따라 추후 제시된 산출내역서를 근거로 제출한 아이피티 측의 정정 요청에도 불구하고 군수사령부 측은 착오 기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정계약 불가 취지의 통보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아이피티 측은 “이번 입찰계약은 당초 예산액을 568,668,490원으로 산정해 입찰을 진행했지만 실제발생 원가 등을 반영해 계약금액을 320,400,000원으로 최종 결정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제출한 산출내역서에 기재된 사후원가 검토 부분인 직접재료비 기재 산출액이 착오로 기재된 부분이 실제발생원가에도 못미치는 단가임이 확인돼 정정요청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결국 아이피티 측은 군수사가 정정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향후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불이익을 감수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수로 인한 착오기재가 가져올 손해액은 수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군 군수사령부는 지난 2020년에도 함정부속품 입찰에서 낙찰받은 A사가 낙찰금액이 제조사의 견적금액보다 50% 가량 낮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물품상세사양과 계약금액 조정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군수사는 계약자의 입장과 상황에 대한 고려없이 입찰계약에 대한 유의사항을 확인못한 책임이 있다는 원론적인 사항만 강조함으로써 결국 계약을 해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과정에서 군수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국가계약법에 따른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했다.

결국 행정소송 법정에서 재판부는 계약자가 이행의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지만 물품납품을 못한 정당한 이유가 있다며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대한 취소를 판결했다.

이와 더불어 재판부는 계약자가 물품의 견본품이나 세부적 사양이 기재된 자료 요청에도 군수사의 협조가 전혀 없었고 견적액이 계약금액·예정가격·예산액의 135~155%에 이르는 액수인 점과 모든 책임을 계약자에게 전가한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